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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fidelis (성격파란)
날 짜 (Date): 2001년 10월 29일 월요일 오후 04시 31분 15초
제 목(Title): Re: 질문] 러닝 머신


저는 쓰레드밀을 집에서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게
있는데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괜챦답니다. 그리고 사용중에 경사를 줘서 뛰면
아래층으로의 소음 전달을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가격은
직접 검색해 보시는 게 좋을테지만 제가 알기론 싼 것이 백만원 안팎이고
쓸만한 건 삼백만원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들(달리기를 꽤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싼 건 조금 사용하면(이것 역시 그들 표현입니다만)
모터가 타버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들 싼 것 샀다가 결국은 거액을 다시
들여서 구입하는 시행 착오를 겪는 답니다. 제가 요 아래 퍼 놓을 글을 쓰신
조영관님의 체험에 따르면 큰맘 먹고 사버린 삼백만원짜리 쓰레드밀 때문에
부부싸움할 때마다 꼬투리를 잡히지만 자신은 아주 만족한다고 하더군요.
결론적으로 자신이 얼마나 뛸 것인지를 알아야 하고 그 뒤엔 인터넷의 마라톤
동호회의 고수들에게 문의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래 글은 춘천마라톤
사이트의 게시판에서 퍼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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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리고 설명을 합시다. 조영관

심호흡을 하고 초인종을 노려 보았다.  30년 전 남몰래 흠모하던 이웃 여학생
집 대문 앞에 섰을 때 처럼 가슴이 두근 거리는 게 신기하기 조차 하였다. 눈을
딱 감고 초인종을 누를 땐, 차라리 아무도 없기를 바랬다. 바램과는 달리,
"누구세요" 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마치 초인종 소리를 기다렸다는 듯 들려
나온다. " 저 - " 목소리 마저 잠긴 듯 말이 잘 안나온다.  용기랄까, 숫기랄까
자신이 한심스러울 지경이다.  그냥 달아나 버릴까? 달아날 낌새를 눈치챈
것인지,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문이 활짝 열린다. 약간 마른 체형의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부인이 의아한 듯 날 쳐다 본다. 중학교 선생 같은 느낌이다.  
이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냥 밀고 나가는 수 밖에. " 어떻게
오셨지요?" " 아, 예, 전 이 위층에 새로 이사 온 사람입니다. " " 어머,
그러세요.  안녕하세요." 금테 안경을 쓴 부인네가 내 손을 보는 것 같다.
떡이라도 기대하는 걸까? " 그런데, 무슨 일로." " 다름이 아니라," 으음
시루떡이라도 한판 사 올 걸 그랬나? " 이 위층에 새로 이사왔는데요."
"그런데요?" " 사실 저희 집에 트레드 밀, 아니 런닝 머신, 그 왜, 전기 꼽고
달리기 하는 기계 있쟎아요, 그 조깅 머신....이 있거든요." 달리기 흉내를
내기 위해 양 팔을 조금 흔들며 부인이 알아 들었는지 살폈으나, 부인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 그런데요?" 부인의 표정이 이젠 약간 경계심을 품는 듯
하다. 잘 안풀릴 것 같은 조짐이다. " 제가 가끔 런닝 머신을 사용하거든요.  
그런데 기계는 좋은 거라 소음이 적고, 그리고 고무판을 깔았기 때문에 별로
시끄럽진 않을 것 같은데...아, 그리고 잘 사용하지도 않고 사용해도 날씨가
궂은 날, 한 낮에만 사용할 건데요...혹시 그래도 너무 시끄러우시면 저희한테
인터폰으로 알려 주시면 당장 멈출게요.  만약 너무 시끄러운게 아니라 조금만
시끄러우면 좀 참아주시면 정말 고맙구요...." 말을 할 수록 점점 조리가
없어지고 엉망이 되는 것 같아 진땀이 난다.  부인도 내 말을 따라 잡으려는 듯
양미간에 조금 주름이 잡힌다.  아, 이러고도 내가 한때 'Presentation Cho'
라는 닉네임으로 불려지기도 했단 말인가?  부인이 이윽고 입을 연다. " 운동
기구를 사용할테니, 조금 시끄럽더라도 양해해달라는 그 말씀인가요?" "네,
이를테면..아니, 그런 말씀입니다만." 부인이 약 10 여초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 아침 10시 이전에는 안했으면 좋겠구요. 밤에도 10시 이후엔
안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너무 시끄럽다 싶으면 인터폰으로 연락을...참,
이 아파트는 인터폰으론 서로 연락이 안돼니, 전화 번호를 주시지요.  전화로
연락을 드릴께요." 이것저것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다.
" 물론 참을 수 있을 데까지 참아 보지요.  저희도 런닝머신을 구입할까 하다가
아랫층 분들께 너무 피해를 주겠다 싶어, 포기했지요." " 아, 녜.  저, 지금
올라가서 한번 뛰어 볼테니 어떤지 한번 보시고 연락을 주실래요? " 이런저런
인삿말을 건네고 올라 와 베란다에 설치한 런닝머신을 탔다.  90분에 세팅하고,
처음 10분은 시속 4.3마일로 걷고, 다음 10분은 시속 5마일로 천천히 뛰고 다음
10분은 시속 5.5마일로 뛰고, 그리고 6분 경사각도 6도로 뛰고 4분은 경사
제로로 뛰는 언덕 달리기를 5세트하고 나머지 5분은 시속 5마일로 뛰고 그 다음
5분은 시속 4마일로 걸었다. 총 90분의 달리기를 끝내는 동안 전화 벨은
조용했다.  참을 만 했는지, 참아 줬는 지, 전혀 못 느꼈는지.... * * * * * *
아파트에서 런닝 머신 타려는 분들, 타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전에 설명을 드리고 양해를 구하면, 좀 참아 주실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킬 건 지키겠다고 하시구요.  아, 그리고 웬만하면 시루떡을 들고 
가는게 좋을 것 같구요..  두드리고 설명을 하면 이웃 간에 괜한 오해나 불편을 
사전에 방지할 만한 많은 것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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