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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senkreutz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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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Date): 2009년 12월 11일 (금) 오후 07시 51분 24초
제 목(Title): 고전소설 烏有蘭傳(오유란전) 재미있네.ㅋ 



 아래는 스포일러이긴 한데 어차피 이거 읽을 사람 없겠지?ㅋㅋㅋㅋ


글밖에 모르는 백면서생 이생(李生)을 친구인 평양감사 김씨가 골탕먹이려고 

(솔직히 단순히 골탕먹인다고 보기에는 좀 심한 수준)

기생 오유란을 시켜서 이생을 유혹하게 함. 오유란의 육탄공세에 완전히 

넘어간 이생은 백면서생에서 백면육봉-_-으로 변신. 이런 상황에서 김씨는 

오유란이 죽은 것처럼 위장해서 이생을 떡실신시킴. 

맛이 간 이생 앞에 귀신으로 위장한 오유란이 재등장해서 다시 이생을 꼬심.

이생은 좋아서 그녀가 귀신(?)이라는걸 잊고 떡모드로 바로 돌입.


仍與之就衾, 衾歡會, 疑若乎昔. 枕其臂, 比其頰, 喜溢而情言曰, 娘云歿矣, 
餘旣生者, 幽冥間會合而肥膚之契活, 情曲之慇懃, 比昔若今, 少無差異, 
余所未曉也.

-이에 더불어 이불을 취하니, 이불에서의 기쁜 만남-_-은 과거와 같았다.
 이생은 팔베게를 해주고 싸대기를 맞대면서 기쁨에 빠져 정다운 말로 
말하기를, 낭자는 죽은 사람이고 나는 아직 산사람인데, 인간-귀신간의 
떡칠인데도 살찐 피부와 떡의 생동감과 은근하고 깊은맛(?)이 예전과 같아서 
차이가 없으니 나는 영문을 모르겠소.

曰, 幽明縣殊之說, 誠在他人. 妾在於君, 生旣爲至節之間, 今其有異之疑? 
如有異也, 初不當狎褻, 褻有而疑, 妾不云矣.

-오유란 왈, 현실과 저승이 다르다는건 다른 년놈들에게나 해당되는거지
그대와 소첩은 생전에 이미 궁극에 달한 사이였는데 어떻게 차이가 있을거라 
의심하십니까? 만약 다르다면 애초에 빠구리를 하지 말았어야지 빠구리가 
끝난 후에 의심을 하다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이후에 전개되는 내용은 이렇게 저렇게 되서 여차저차 됨.

오유란전을 보면 야설수준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꽤 적나라한 성애표현을 하고 

있지. 契活(맺을 때-_-의 생동감), 狎褻(음탕한 행동, 빠구리)같은 표현들

말야.


문제는 현재 돌아다니는 번역본에서는 이런 주옥같은 표현들이 전혀 안나와. 

http://www.seelotus.com/gojeon/gojeon/so-seol/5-u-lan.htm

"낭자는 이르기를 죽었다 하고 나는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유명간의 회합에 
있어서 살찐 살결의 포동포동함과 애틋한 정의 은근함은 옛날에 비하여도 
지금과 같고 조금도 차이가 없으니 나로서는 유명이 달라졌음을 인정하기가 
싫소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 오유란이 투정을 부리는 부분은 아예 번역조차 안해놨네.



 이런게 참 문제인데, 고전문학을 즐기기 위해 읽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보니 

번역을 할 때 대부분 교육적인 용도나 학술적인 목적으로만 번역을 한다고. 

그러니까 저렇게 딱딱하고 재미없는 문장으로밖에 안나오는거지.

물론 그렇다고 나처럼 번역을 해서도 안되겠지만.ㅋㅋㅋㅋㅋㅋ

최소한 작가가 의도한 표현수준은 살려주는게 번역의 예의가 아닐까 싶어.


한국사람중에 셰익스피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실제로 작품을 읽어본 

사람은 몇 안되는데, 그 원인중 하나가 책장에 먼지 뽀얗게 앉아 있는 

'세계문학전집'일거라고. 양장 자체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그런 식으로 

읽기 싫게 번역을 해놓으면 과연 누가 그걸 읽을 엄두를 낼까. 그냥 

'명작은 이렇게 읽기가 거지같구나' 이러면서 주눅만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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