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senkreutz Guest Auth Key: d7a9498b70539241d1866f2110acf997 날 짜 (Date): 2012년 03월 04일 (일) 오후 11시 40분 17초 제 목(Title): [센] 고려시대에는 남녀혼욕을 했다? 송나라의 관리 서긍(徐兢)이 한달 정도 고려에 사신으로 왔다 중국으로 돌아간 후 저술한 풍물지인 고려도경(원제목은 宣和奉使高麗圖經). 이런 기행문이나 박물지가 역사서 못지 않게 중요한 이유는 정치적/학문적 목적으로 저술된 사서에 잘 나오지 않는 민초들의 생활상이 잘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지. 왕오천축국전이 중요한 이유는 그 책이 불심을 자극하기 때문이 아니라 거의 알려진 바가 없는 8세기 인도인의 생활상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기 때문. 그런데 이 고려도경에 내가 관심을 갖게 된건 고려의 풍속을 연구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 책에 고려인들은 남녀가 같이 목욕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해서.ㅋㅋ 이 부분인데, 번역해보니 생각처럼 그리 화끈한 내용이 아닌 듯. 舊史 載高麗 其俗皆潔淨 至今猶然 每笑中國人多垢? 故晨起 必先沐浴而後出戶 夏月日再浴 多在溪流中 男女無別 悉委衣冠於岸 而沿流褻露 不以爲怪 '옛역사책에 고려인들은 깨끗한 풍습을 지녔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렇다. (고려인들은) 항상 중국인들이 지저분한 것을 비웃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목욕을 한 후에 집을 나서며 여름에는 재차 목욕을 하기 위해 흐르는 물에 들어간다. 남녀불문하고 모든 의관을 언덕에 놓아두고 흐르는 물에 속옷바람으로 있는데 , 이를 쪽팔리게 여기지 않는다." 인터넷 보니까 핵심되는(?) 부분을 이렇게 번역해 놨더라고. - 남자 여자 분별없이 의관을 언덕에 놓고 물구비 따라 몸을 벌거벗되, 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전문가의 번역이니까 닥치고 믿어야 된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만, 褻露는 글자 그대로 하면 속옷을 드러낸다는 표현이니까 다 벗는 것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더우니까 것옷을 벗고 일종의 해수욕, 아니 강수욕을 한 것을 써놓은 것 같은데 저렇게 번역을 하니까 마치 냇가에서 다들 빨개벗고 때벗기고 꼬추를 딱는 듯한 느낌을 주잖아. 그리고 이런 내용도 있다. 寡恩好色泛愛重財 男女婚娶 輕合易離 不法典禮 良可?也 (고려인들은) 호의를 잘 안베풀고 문란한 사랑을 하고 재산을 중요시여긴다. 남녀가 결혼할 때 가볍게 합치고 쉽게 헤어지는데, 이는 전례에 없는 법이라 진실로 미웃을만하다. 이게 비웃을만한 일일까?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고려시대가 참 좋은 사회였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경제권을 남녀에게 평등하게 주고 여자한테 장옷이나 히잡 차도르같은걸 씌우지 않으면 예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중국이나 우간다나 다 저러고 산다고. 조선시대처럼 남자, 특히 장자에게 경제권을 집중시켜버리고 여자를 집밖으로 못나가게 하면 여자가 좆같은 놈을 만나도 헤어지지도 못하고 정신병에 시달리던지 나중에 며느리한테 화풀이 해대는 현상이 벌어지는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