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13년 01월 18일 (금) 오전 02시 08분 07초 제 목(Title): 달착륙선의 기여? 어나니에 달착륙이 사기다 뭐다 말이 많은데... 사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워낙 덜 떨어져서, 재미 삼아 하는 것 외에는 대응할 가치가 없는 얘기이다. 참고로 아래 APOD(Astronomy Picture of the Day) 사진을 보면 최근 달궤도위성이 찍은 아폴로17호의 탐사 흔적이 보인다. 아다시피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탐사 흔적의 풍화는 태양풍과 우주먼지 낙하에 의해 아주 느리게 진행되므로 (큰 운석 충돌 때문에 파괴되지 않는다면), 아폴로 탐사선의 흔적은 언제든지 다시 확인할 수 있다. http://apod.nasa.gov/apod/ap110908.html 물론 음모론자들은 이 사진도 사기라고 하겠지 -_-; 그런 사람들 보면 자기가 거짓말을 하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꺼뻑 속아넘어가는 줄 착각하는 류의 사람인가 싶기도 하다. 미국이 1960년대말~1970년대초까지 사기로 달착륙했다고 한다면, 일단 수 많은 미국 내 당시 관계자들을 속여야 한다. 그럼 그걸로 끝이냐? 지금도 관계자들을 속여야 하지. 위처럼 직접 인간이 가지 않더라도 달에 탐사위성을 보내는 경우는 많으니까. 그리고 달에 탐사위성을 미국만 보내나? 일본이나 유럽도 보내고, 심지어 미국과 경쟁관계인 소련이나 중국도 보낸다. 생각해 보면, 1960~70년대 미국의 적성국이자 우주개발 경쟁국가였던 소련은 미국의 사기를 왜 인정해줄까? 기회만 있으면 상호비방과 모략과 음해를 서슴치 않던 관계였는데. 더군다나 소련은 우주개발 경쟁에서 먼저 치고 나갔지만, 이 후 중요한 우주개발 미션에서 뒤쳐지거나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다. 미국의 성공이 달가울 리가 없는 상태였던 거다. 거짓말 잘못했다가 이렇게 일파만파로 번져버리면 메꾸는 일이 엄청나게 되고 결국 뽀록이 안 날 수가 없다. 케네디를 암살하고 입 다무는 것과는 종류가 다른 일이다. 물론 뭐래도 음모론자들의 머리 속에는 이에 대해 변명할 수 있는 망상이 가득할 거다. 이런 허무맹랑한 음모론은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 생각할 거리가 아니다 -_-; *~* 암튼... 내가 기억하는 달착륙선이 직접적으로 기여한 부분은 2가지이다. 첫째 기여는... 미국의 인기 TV시트컴 빅뱅이론에서도 달에 있는 반사판에 레이져를 발사해 달까지 거리를 측정하는 실험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 반사판을 설치한 사람이 바로 아폴로 착륙선의 우주인이다. 이 반사판 덕분에 레이져를 이용해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와 변화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고, 지구와 달의 운동과 천체물리적 성격을 더욱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는... 달 착륙선 우주인이 퍼담아 온 달 토양이다. 이걸 미국이 우방국에 선물로 나눠줘서 자랑질에 이용했지만(우리나라에도 이 자랑질 선물이 있다), 학문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달의 토양을 분석한 결과 지구와 성분이 비슷하지만 휘발 성분이 별로 없음을 알게된 거다. 이것이 달의 생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달은 모행성 지구에 비해 유난히 크다. 어떻게 지구가 이렇게 큰 위성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 그 전까지는 여러가지 가설이 분분했었지만, 어느 것도 딱히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예를 들어, 화성의 달 포보스와 데이모스 처럼 지나가다가 지구 중력에 포획되었다는 가설이 있었는데, 그러기에는 달이 너무 크다. 그리고 지구와 달의 성분이 달라야 한다. 달의 성분이 지구와 비슷하면서도 휘발성분이 없다는 달 토양 분석 결과 때문에 대충돌설이 유력한 달 생성 가설로 떠올랐다. 태양계와 지구 생성 초기, 지구가 거의 화성 크기의 행성과 대충돌했고 이 충돌 과정에서 튀어 나간 물질이 결집해서 달이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아폴로 달토양 분석 전부터 대충돌설 주장이 나왔지만 당시에는 근거가 별로 없어 다소 허무맹랑하게 여겨졌었다. 그런데... 비슷하게 허무맹랑하게 생각했던 소행성 충돌에 의한 공룡 대멸종설이 사실로 입증되는 등의 영향으로 대충돌에 의한 지구와 달의 생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또한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초기 태양계는 지금처럼 깨끗히 정리된 상태가 아닌 혼탁한 상태였으며 천체 충돌도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단다. 지구 급 행성끼리 대충돌도 충분히 개연성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달은 조석작용 때문에 차츰 멀어지고 있다. 만약 달이 지구 생성 초기부터 있었다면 당시 달은 오늘날보다 훨씬 지구와 가깝고 빨리 공전해야 한다. 대충돌설은 여기에도 부합한다. 이거 말고 달착륙선의 직접적인 기여가 또 있던가? 어째거나 이런 기여 역시 인간이 꼭 달에 착륙해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화성처럼 로봇을 보내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상징적인 의미, 자랑질 외에는 아직까지 인간이 꼭 달에 가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세계의 큰형님 노릇(군사예산이 많다는 걸 비꼬는 의미 -_-)하려고 비용 들어갈 곳이 많은 미국으로서는 이처럼 당장 쓸모가 보이지 않는 NASA의 우주개발 예산은 삭감 대상 목록의 상단에 올리기 쉬운 것이다. ...............................................................................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