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12년 09월 26일 (수) 오후 06시 25분 16초 제 목(Title): 강남스타일이 왜 문제적이냐니? -_-; 어나니에 이런 글이 있더라고. > 싸이가 왜 떴는지 궁금하면 함 읽어보슈. > > http://gujoron.com/xe/303507 > > "물론 서태지도 상당히 끼가 있고 박찬욱도 약간의 끼는 있다. > 그런데 싸이의 끼와는 레벨이 다르다. 싸이의 춤은 자기 몸에서 나온 진짜지만 > 서태지의 춤은 흑인 흉내를 낸 거다. '그렇게 해야하는가보다' 하고 따라한 거다." > > ---------- > 좀더 직접적으로는 이런 분석 내용도 있음. > > "타고난 유연성을 가진 흑인들의 현란한 춤동작을 굼뜬 엉덩이를 가진 백인들이 > 따라하기는 불능이다. 나는 싸이가 흑인 특유의 뛰어난 운동능력에 의해 주눅든 > 백인들의 잠재적인 끼를 끌어냈다고 생각한다." http://gujoron.com/xe/303507 : 왜 싸이가 문제적인가 저 링크에 있는 블로그인지 개인사이트인지에 있는 글... 어나니 추천글 중에 간만에 논평하고 싶은 의욕이 드는 내용이긴 하다. 근데 추천한 사람한테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님 멍청하게 이런 형편 없는 글을 좋다고 생각하니 키즈가 디씨폐인 수준이 된 거라고 뭐라해야 하는지... "흑인들 현란한 춤동작... 굼뜬 백인들..." 얘기를 포함해서 너무나 무지하고 엉터리로 말한 곳이 많아서 어디부터 교정해줘야 할지 난감할 지경인 글인데, 자기 나름대로는 나이도 있고 뭐 좀 안다고 책도 쓰고 그랬나보다. 총평으로... 좋게 말해서, 나이 좀 있고 읽은 것 좀 있다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지식을 섞어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자기가 올바르게 아는 것처럼 떠벌리는 소위 '꼰대' 스타일... 간단히 말하면 "뭔 x소리에 쓸데없이 진지... 개인사이트까지 내면서 디씨 폐인질이라니" -_-; 예를 들어... > 뮤비를 세세히 뜯어보면 확실히 탁월하기는 하나, 부분부분 성의없이 대강 >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시간에 쫓겨서 그랬을 수도 있다. NG컷 모음이 > 아닌가 싶을 정도다. 도입부의 이 장면부터 NG다. 진짜 자기 말처럼 도입부 이 글부터 NG다. 그 밑에 48시간 녹초가 되도록 찍었다고 적어놓지나 말던지 -_-; (이 부분에서 잘못 적었다는 지적이 있어서 교정했음) 글쓴이가 조잡하고 어색하고 성의 없이 대강 만들었다는 느낌을 준다는 장면들은 모두 의도된 컨셉이다. 강남스타일이 이렇게 뜨기 전? 막 뜨기 시작할 때 싸이가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거든. 정확한 문구는 아니지만 대략 내용이 "자기가 그동안 높게 갔는데(그래서 성과도 적었는데) 이번에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낮춰서 접근하겠다(완전히 새됐어로 뜨기 시작할 때처럼)" 뮤직비디오에서 보이는 어색하고 조잡한 장면들은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 자신(노래 부르는 사람)을 한국 최고급 멋쟁이 강남스타일이라고 강변하지만, 사실은 강남스타일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건 널리 알려졌다시피 '강남스타일' 뮤비의 기본 표현의도다. 그니까 글쓴이는 잘 알려진 기본 표현의도조차 이해 못하고 마구 적었던 것. 둘째 : 저급-조잡-어색 코믹코드 자체가 기본 컨셉. 물론 싸이가 이런 코믹코드를 컨셉으로 잡은 것은 독창적인 시도가 아니다. 그쪽 쟝르에서는 나름 흔한 시도.... 글쓴이는 주성치 영화 등등을 들먹 이면서도 이쪽 쟝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시도조차 알아보지 못한 셈. 저급-조잡-어색 코믹코드... 단점이야 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장점이 있기도 한데, 받아들이는 사람이 맘 편히 즐길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글쓴이가 예로 든 주성치 영화도 그렇다. 영화 '소림축구'에 엄격한 비평의 잣대를 들이대며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저급영화?!?"라고 한다면 그게 이상하다. 이런 류는 "따지지 말고 재밌게 즐겨라~ 싫음 말고!!!" 이러는 코드다. 때문에 이런 코드를 받아들이는 관객들은 별 생각 필요 없이 맘 편히 재밌게 볼 수 있다. 애초부터 사리에 맞니 아니니를 따질 범주의 영상이 아니니까... 그래서, 저급-조잡-어색 코믹코드는 받아들이는 관객들에게 낯설거나 어색한 것에 대한 방어본능을 무장해제시키는 역할을 한다. 느슨해진 관객의 심리에 재밌는 장면들과 트렌디한 테크노댄스 음악으로 호응도를 높이고, 이렇게 상승한 호감으로 열려진 마음에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춤으로 파고든 것이 강남스타일 뮤비가 글로벌하게 성공할 수 있었던 기본 메커니즘이다. 이렇게 낱낱이 해체해 놓고 보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특이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던 것은 아니다. 있는 것을 잘 조합했던 것이지. 물론 그렇다고 환원주의적으로 평가절하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있는 것을 잘 조합해도 혁신이 가능함을 스티브 잡스가 제대로 보여줬잖나. 한편으로 크게 보면, K팝의 국제적 성장세를 생각할 때 언젠가는 한번쯤 터질 일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싸이 본인부터 얼떨떨해 하듯이 예측이 어려운 우연성이 크긴 했지만... 이 경우, 싸이가 신선한 조합을 시도해서 터뜨릴 기회를 먼저 잡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글쓴이 글 중에 이 부분... 너무 편협한 소견이지만, 그나마 글을 적어보고 싶은 의욕이 들게 한 부분인데... > 마네의 올랭피아를 보자. 이 그림은 확실히 관객을 화나게 할 의도를 > 가지고 있다. 근데 왜 이런 그림을 그렸지? 그렇다. 화나라고 그린 것이다.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면만 얘기한 것임. 마네가 '올랭피아'를 그렸던 시대적 배경은, 요새 말로 "고전명작에 대한 패러디물"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도발적인 작품(오늘날의 관점으로는 이게 왜 도발적인지 이해가 안 되겠지만 당시 기준으로)에 대해 반발도 있었지만 받아들일 사람도 어느 정도 있던 시기였다. 마네도 이 점을 이해하고 도발했던 것이다. 이 시기에는 1830년대 말 발명된 사진술이 발달하고 있었고, 당연히 초창기 사진술은 에로틱-누드 쟝르에도 적극적으로 쓰였다. 우리나라 인터넷 발달 초기에 O모양의 비디오가 기여했던 사례를 생각 -_-; 초창기 사진술은 미술의 도구로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그 전 시대까지 미술의 기본이라고 생각되던 이상화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요새의 뽀샵질에 비교될 수 있는 사진기술이 있었지만 기술적-비용적 제약이 컸다. 여성의 신체를 묘사하는데 있어서도 사진술은 그 전 시대 미술작품에서 높게 평가하던 이상화된 여성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것과 동떨어진 현실적인 여성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버렸다. 이것은 당대 미술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당연히 주류 미술계의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쉽게 비유해, 여친이나 아는 여동생 사진을 찍어놓고 뽀샵으로 뽀쌰시 하게 만들어주지 않으면 "내 얼굴 제대로 찍은 사진 아니다"며 화내는 일이 당시 유럽 미술계에서는 당연하게 생각되었다는 말 -_-; 이 때문에 실제로 19세기 말에는 일부러 촛점을 흐리게 찍거나, 사진에 손질까지 해서 흐리게 만든 사진이 유행하고 예술적으로도 높이 평가 되었음 -_-;;; 그러나 늘 그렇듯이, 특히 극단적이었던 보들레르처럼, 모두가 사진술의 (당시로서는)새로운 사실성에 거부감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새로운 사실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미적으로 좋게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기술과 사회의 진보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갈리는 것은 너무나 흔하고 당연한 일이다. 다시 비유하면, 뽀샵질 뽀샤시 사진에 거부감을 가지면서 현실 그대로 자연스러운 얼굴이 아름답다고 생각한 사람도 제법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성보다 적나라함 쪽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사진술의 경우와 의미가 약간 다르지만, 정통 미술에 대한 사진술의 도전에 힘 입어 당대의 정형화 되고 이상화 된 미적 기준에 도전한 마네의 '올랭피아'는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만들어졌던 것이다. > 예술이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를 띄우게 하고, 아름답고 시적인 감흥을 불러 > 일으키게 할 목적으로 존재한다고 믿는 초딩은 없을 테니까 하는 말이지만 > (근데 이런 초딩 꼭 있다.)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게 예술의 본질이다. 보면... 글쓴이가 초딩스럽다고 말한 예술의 목적은 '올랭피아' 시대 이전에는 유럽을 포함한 세계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품격 있는 예술의 목적이었다. 조선시대의 묵화를 봐도 그렇다. 물론 현대에도 유효하게 인정 받는 예술의 목적 중 '하나'이다. 예전 시대와 차이라면 최고 목적이라는 수직적 지위에서 내려와서, 예술의 여러 목적 중 하나인 수평적 위치라는 것... 이 점은 대중예술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실은... 글쓴이가 침 튀겨 가며 칭찬한 주성치식이나 강남스타일식 접근이 오히려 초딩스러운 대중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건 나쁜 뜻으로 말하면 저급-조잡하다는 평가이고, 좋은 뜻으로 말하면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평가가 된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초딩스러움이 '강남스타일'의 기본 표현의도이다. 그니까 글쓴이는 어느 쪽이 초딩스러운지, 왜 '강남스타일'한테는 초딩스러움이 오히려 칭찬인지 이해하지 못했던 것. 곁다리로... * 저 앞에 적은 글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등에서 열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배경에 K팝의 인지도가 높아졌던 덕이 있다고 했었지. 한편으로 중독성 높은 멜로디와 춤 역시 K팝의 특기인데, 여기에 도움 받은 면도 있다. 저급 후크송이라고 비판도 많았지만, 어째거나 K팝은 중독성 높은 단순반복 멜로디와 춤을 개발해 본 경험이 많다. 경험이 쌓이더니 요새 많이 세련되어지기까지 함. 당연히 이렇게 축적된 경험이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도 영향을 끼쳤지. *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비에서 오히려 의도된 컨셉에 튀는 것은 유재석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쓸데없이 진지하다고 해야하는지... 유재석의 경직되고 녹아들지 못하는 스타일이 '강남스타일'이 의도한 분위기에는 어색해 보이는 거다. 유재석 따라왔다 즉석 캐스팅된 경우라는 노홍철이 오히려 의도된 컨셉에 잘 맞는 경우... 뮤비 찍을 당시로서는 유재석이 어렵게 모신? 까메오라 싸이 측에서 컨트롤하기 쉽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했을 듯. 근데, 이렇게 오히려 의도한 컨셉에 어색했던 유재석 장면이 또 묘하게 대비 효과를 준다. 다들 값싸고 질펀하게 노는 분위기인데 유재석 혼자 녹아들지 못하는 분위기라, 이게 앞뒤의 값싸게 노는 장면들을 더 튀게 만든 거다. 사실... 완성도 대신 인상을 강하게 만들 목적으로 일부러 이런 장면을 끼워 넣는 경우도 있다. 어차피 완성도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쟝르이니... * 싸이 자신도 인지하고 있듯이 '강남스타일' 같은 류는 자주 시도해도 잘 먹힐 종류는 아니다. 뭐, 주성치처럼 아예 그쪽으로 고정된 이미지를 가지고 고정된 소수 팬층에 의지할 수는 있겠지만, 그 경우라도 다시 이렇게 크게 히트하지는 못하는 것이 보통... 한번 더 비슷한 컨셉의 히트작을 만든다면 그 때는 우연이 아니라 정말 대단한 기획력이라고 인정해 줄 수 있겠지. 하지만 현아의 '오빤 딱 내 스타일'이라는 spin-off 뮤비에서 빤한 아이돌 뮤비로 금방 회귀한 것을 보면 가능성은 상당히 적어 보인다 -_-;;; ...............................................................................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