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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12년 06월 17일 (일) 오전 11시 56분 23초
제 목(Title): 이번주 불후의명곡


이번주 초빙한 전설은 한국포크가요의 대모 양희은이다. 예전에 불후명곡이
송창식을 전설로 초빙한 때 적은 글에 한국포크가요가 그 뿌리를 1960년대
미국 모던포크운동에 두고 있지만 발전방향은 달랐고, 그래서 '포크가요'라고
구분해서 말하는 게 좋다, 그 비슷한 말을 적었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양희은이 주로 활동하던 1970년대는 포크가요가 미국 포크에 받은 영향이
뚜렷하게 보이던 시기이다.

>92209   limelite(a drifter ) 1.29  172 이번주 불후명곡~ 후~ ^^

양희은(1952~)이 동년배 포크가수 김민기(1951~, 생년은 같은데 학교로는
양희은이 1년후배라고 함)의 노래를 많이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양희은
노래들이 1970~80년대 당시 소위 운동권에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양희은
자신은 그런 상황에 다소 거리를 두면서 1980년대는 열렬 기독신앙인(-_-)
으로 전향...

미국의 모던포크 운동에서 모던포크의 대모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가수가
바로 Joan Baez(1941~)이다. 데뷔 당시에는 그녀 특유의 미성이 모던포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던포크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여가수가 되었지. 우리나라에서 1970년대 양희은이나 이연실처럼
가늘고 미성인 목소리의 여자 포크가수가 각광 받던 것도 바로 Joan Baez의
영향이다.
그 Joan Baez와 같이 떠올리게 되는 인물이 또 Bob Dylan(1941~)이다. 둘 다
동년배이고 한 때 연인이기도 했고, 둘 다 1960년대 초반 미국의 모던포크
운동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고...
그런데 둘의 행보는 달랐다. Joan Baez는 꾸준히 포크 쟝르를 중심으로 활동
하면서 사회운동에도 참여하는 지사(志士)형 가수였다. 한편, 천재였지만
또한 탕아이기도 했던 Bob Dylan은 벌써 1960년대 중반에 포크운동을 버리고
변절자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포크락으로 전향했고(포크와 포크락은 1970년대쯤
되면 꼭 한쪽을 변절자로 불러야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사회적 의미에서
구분이 모호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1960년대 중반 당시 Bob Dylan은 단지
쟝르를 바꿨을 뿐 아니라 모던포크운동 자체와 담을 쌓으면서 전향. 포크락의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로가 있기도 함), 이 후 오락가락 행보를 하며
나중에는 복음성가를 들고나오기까지 한다.
그 비슷하게 김민기와 양희은을 비교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동년배 포크
가수로 한때 듀엣 활동도 같이 하면서 음악활동을 시작해서, 나중에는 비교
되는 인생경로를 걸었다는 점에서...
근데 Baez:Dylan과 역할은 바꿨다고 해야 하나? 김민기는 꾸준히 자기 길을
갔지만, 양희은은 경로가 바뀌었기 때문에... 뭐, 양희은 내적으로는 바뀐 거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다만...

이렇게 생각해서 적어봤는데... 너무 어거지로 가져다 붙인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미국의 Baez:Dylan이 훨씬 극적인 인생경로이고 훨씬 강하게
대비되는 경로인데 반해, 한국의 김민기:양희은은 그렇게 강렬하게 대비되지는
않는 것이고... 또, 연인이었다가 금방 갈라섰던 Baez:Dylan에 비해,
김민기:양희은은 연인까지는 아니면서도 꽤나 오랫동안 우정을 유지했고
(1970~80년대 대학가 정서에는 남녀 간에 연인이 아니라도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지는 우정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특이한 일이 아님), 1980년대
이후 대비되는 인생경로를 가기는 했는데, 둘 다 강하게 대비될 정도로 튀는
경로를 갔던 것도 아니고... 등등...

암튼... 나는 1970년대 양희은은 좋아하지만, 벌써 1980년대에 체구 만큼이나
목청에 기름 낀 잠겨버린 목소리로 바뀐 양희은을 좋아하지 않았고, 이 시기에
또 양희은이 기독신앙을 간증해서(-_-) 저런 비교를 떠올렸는지도... 1980년대에도
양희은이 '봉우리'나 '한계령' 등의 좋은 노래들을 발표하기는 했다만...

*~~*


암튼 암튼... 불후의명곡의 좋은 점은... 가볍고 밝고 재밌는 분위기에
더해... 일정한 고정된 포맷은 유지하면서도 그 틀 내에서 상당히 자유롭게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전설로 초빙하는 대상도 다양하고, 출연하는
가수들도 다양하고, 문제점에 대해서 피드백을 잘 받아서 개선도 시도한다.
우리나라에서 휴대폰 같은 상품이 어떻게 세계시장을 휩쓸게 되었을까?
처음에는 엉성하지. 근데 평판에 민감하고 피드백을 잘 받아서 교정을
열심히 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는 품질 x판이던 휴대폰이
지금은 어느덧 세계적으로 품질은 칭송 받는 수준...
일전에 불후명곡에서 특히 특정 패턴까지 보이는 반주가 노래의 깊이감을
만들어내는데 나쁜 영향을 준다고 적었는데, 어느덧 보니까 조금씩 나아져
있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어째건 조금씩이라도 개선 되고 있는 점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고정된 패턴의 반주가 왜 문제냐고? '가요무대'를 보라고 -_-;

다른 장점으로 그 전에 알았건 몰랐건 관심 가는 가수들이 많이 출연한다.
이번주에도 킹스턴루디스카라고 잘몰랐지만 자메이카 풍 관악밴드가
출연해서 눈길을 끌었고... 작은 체구에도 시원스럽고 멋진 노래들을
선사하는 윤하가 컴백무대를 꾸며서 참 반가왔다.

근데, 이런 팀들의 결과가 좋질 않아서 아쉽네. 어떤 때는 불후명곡도
청중평가단의 판정 결과가 너무 빤하고, 다양한 출연진을 소화하기에는
완고하다는 생각이 든다. 청중평가단에 의존하다가 말아먹은 나가수 -_-;;;
처럼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타산지석으로 삼길...

그 다음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사람은 불후명곡 출연 여가수 중 가장
가창력이 좋다고 칭찬했던 소냐... 가창력도 좋고 시도도 다양하게
하는데... 유일한 문제는 자기 목소리에 어울리는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는
것...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어떤 것이 소냐 목소리에 맞는지까지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감명을 줄 수 있는 좋은 자질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소리와 어울리지 않는 시도를 해서 인상을 제대로 못주는
문제는 어떻게든 해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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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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