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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12년 02월 25일 (토) 오후 11시 38분 36초
제 목(Title): 오늘 불후의명곡


그간 정신 팔린 일이 있다보니까 한동안 불후명곡 감상도 적질 못했는데 ^^

그 사이에 불후명곡 룰이 약간 바뀌었다. 원래 불후명곡 룰은 앞에 부른
가수와 지금 부른 가수가 1:1로 경합을 벌여 득표수 높은 쪽이 승자승으로
올라가는 방식이었잖아. 사실 이게 너무 조잡한 경합방식이라 말이 많았지.
하지만 불후명곡에 기대하는 것이 적어서 그런지, 솔직히 말해 ^^;, 그냥
넘어갔던 것이고...
그걸 이번에 1) 경합 상대에 대한 득표수가 아닌 노래 자체에 대한 득표수를
산정하고 2) 득표수를 공개하는 것으로 바꾼 거다. 실제로 보면 큰 변화는
아닌 것 같은데, 뭔가 조잡한 느낌도 줄어들고 공정성과 객관성이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괜찮은 변경이라고 생각...
물론, 득표수 산정 방식을 바꾸고 공개한다고 해도 순번의 문제라거나,
객관적이라기 보다는 1:1 경합에 영향 받는 분위기, 들쑥날쑥한 관객들의
평가 등등 등등의 문제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그렇게 개선의 효과가
한정적이라 해도, 최소한 보기 나아진 것만으로도 효과가 충분한 것 같다.


출연진도 많이 바뀌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해리는 안 나옴 ㅠ.ㅠ

출연자들을 간략히 평을 하면... 누구 포인트를 둘 절대고수는 없는데,
전반적인 수준은 높아졌다... 는 것이다. 절대고수에 의존하는 것이
양날의 검이기 때문에, 없는 것이 단점 만은 아니겠지.
출연가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에 더해, 곡을 편곡하고 연출하는
기법도 많이 향상되었더군.
결과로 음악과 가수 모두에서 포인트를 강하게 줄 곳은 없지만,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할 수 있겠다.

이걸 확연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이번 불후명곡... 동물원의 김창기를
전설로 초빙, 그의 곡들으로 꾸몄거든. 동물원이 포크가요의 세련된
미를 보여주면서도 좀 더 대중적이면서 밝고 무게감이 덜한 편이기는
한데, 특히 한 때 멤버였던 김광석 노래와 비교할 때, 그래도 불후명곡
류의 무대에는 무겁고 어울림이 덜한 편이지.
그런데도 다들 만족도가 높게 해석하고 소화해 내는 거다. 오호~

불후명곡이 경합의 부담감이 적어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거기에 전반적인 수준까지 높아졌으니... 덕분에 동물원 노래에 대한
추억을 깨뜨리지 않으면서도 참 즐겁게 봤다 ^^



그래서, 오늘도 다른 것 상관 않고 노래 부른 순서대로 감상평을 적으면...

- '거리에서' 성훈

성훈은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멤버라는데... 음역이 넓지는 않다. 고음
구사력은 떨어진다는 거다. 그런데 표현력과 감정 전달력이 상당히 좋다.
외모나 피아노 솜씨까지 작은 김건모라는 평을 받을 정도고... 춤도 잠깐
보인 적이 있는데, 요새 아이돌에 비해서 기술이 다양한 것은 아니지만,
동작을 깔끔하면서도 감각적으로 추스릴 줄 알더군.

그 통에 요새 내가 브라운아이드소울이라는 남성그룹에 대해서 주목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소울, R&B(특히 현대적인) 쟝르기는 한데...
4명의 맴버를 살펴보니까 정엽이나 나얼처럼 가창력으로 잘 알려진 가수가
눈에 뜨이고, 잘 몰랐지만 성훈도 탄탄한 가창력을 갖춘 것으로 보아
다른 멤버 영준도 비슷한 수준이지 않을까 했더니... 가창력 상당하고
이번에 솔로앨범도 냈다고 하네.



- '널 사랑하겠어' 박재범

말은 좀 많이 나오는 인물이지만, 아이돌출신임에도 솔로가수가 충분할
정도로 가창력을 지녔고, 특히 퍼포먼스 능력이 좋아 불후명곡 무대에
잘 어울린다.
유명한 이 노래를 노래와 퍼포먼스 양쪽에 균형을 주면서 잘 해석하고
소화냈다. 보기 좋았음.



-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강민경

강민경이 다시 돌아왔다. 같은 다비치 멤버 이해리가 나간 것은 아쉽지만
ㅠ.ㅠ 강민경도 가창력이 좋은 편이라고 여러번 얘기했었지.
근데, 다시 돌아와서는 다채로운 퍼퍼먼스를 보여주는 거다. 새로 바뀐
룰에 따른 득표수 같은 가시적인 성과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불후명곡
프로그램 전체를 통해 볼 때는 장식효과가 아주 뛰어나다.
다들 나와서 노래 잘 부르겠다고 질러만 댄다면 그것도 보기 좋은 건
아니잖아. 나가수 경우도 다채로운 무대를 보여주던 자우림 같은 밴드가
나가니까, 아무리 고수 가수들끼리 있어도 좀 단조로와 보였으니...

글고, 전에는 부러질 듯한 가녀린 몸매를 자랑(-_-)하더니, 팬들하고
약속했다나 하면서 운동도 하고 건강미가 좋아져서 보기 더 좋더군.

이번에는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가사 컨셉에 맞춰 뮤지컬의 한 장면
같은 걸 연출했는데, 상대남으로 허각(^^ 불후명곡 자주 본 사람들은
허각과 강민경의 관계를 알 듯)이 등장해 아주 보기 즐겁게 해줬음 ^^



- '기다려줘' 신용재

오랫동안 꾸준히 불후명곡에 출연했던 신용재가 이번회를 끝으로 휴식을
갖는다고... 다른 스케쥴도 있는데 1주일에 하나씩 새로운 노래에 도전
하는 생활을 계속 하는 게 피곤하기는 했을 듯...

신용재의 쟝르가 내 취향이 아니어서 그런지, 신용재가 잘 하기는 잘
하는데 2% 부족하다고 늘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노래 자체는 참 잘
불렀다. 휴식기 동안 부족한 2%를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



- '변해가네' 알리

재해석의 귀재 알리가 다소 빤해보이는 '변해가네' 노래를 컨츄리송
느낌으로 편곡하며, 김광석의 다른 노래 '나의 노래'와 '일어나'를
섞어서 신선한 분위기로 보여줬다. 다양한 느낌을 잘 소화해내는
알리의 변화무쌍한 가창력도 좋았고...
그러나 다소 산만한 느낌의 구성이 아쉽고... 알리 뿐 아니라 요새
불후명곡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관객의 호응과 반응을 유도하는 거...
너무 남용하는 것 같다.



- '잊혀지는 것' 임태경

위에서 동물원의 노래들도 그닥 불후명곡에 어울리는 편은 아니라고
말했는데, 오늘 노래 중에서 그 말에 제일 맞는 것이 바로 이 노래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부르려나?" 궁금증이 일 정도...
임태경이 뮤지컬 배우로서 닦은 탄탄하고 극적인 가창력으로 이
노래를 불후명곡 무대에도 어울리고 원곡 분위기도 살려 소화해
냈더군. 임태경이 사실 절대고수에 비해 좀 밀리는 거지, 가창력도
최상급에 속하고...

근데, 뭔가 퍼포먼스를 기대하게 했던 의상과 그를 이용한 연출을
했으면서, 정작 눈에 뜨이는 퍼포먼스는 없었던 것은 감점 요인.
의상과 그에 대한 연출이 마치 영화에서 '맥거핀' 역할을 해버렸던
것. 영화야 2시간 가까운 시간에 다양한 공간이 주어지니까 그걸
이용할 수도 있지만, 4~5분 시간에 단일 무대에서는 좀...
아예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을 주지 말고 가창력으로 승부한다는
분위기로 나갔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다음 노래 부른 가수인
이정처럼...



-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이정

이정이 전에 불후명곡에 출연했을 때는, 가창력으로 주목할 뭐를
보여 주지 못했거든. 그런데, 요새 출연해서는 가창력을 제대로
보여주네. 호~
오늘 감기몸살로 몸도 안 좋았다 하고, 이 노래가 분위기 살리기
좋은 편도 아니고, 무슨 퍼포먼스에 의존한 것도 아닌데, 가창력
으로만 무대를 채우고 강렬한 인상을 줬다. 노래가 되니까 역시
뭘 불러도...

오늘 최고득표로 우승했다. 인정! 축하한다!!!



총평으로... 불후명곡이 강한 인상을 줄 요소가 없다는 것이 약점이기는
한데, 그런 것에 의존할 때 폐단도 있는 만큼, 전체적으로 보기 편하고
즐거운 분위기에, 수준 향상도 있고, 보기 좀 그랬던 경합방식도 개선
하고... 등등 고르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만족도 높은 가요프로그램으로
주말 오후를 장식해주어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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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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