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11년 11월 20일 (일) 오후 02시 00분 01초 제 목(Title): 불후의명곡 불후의명곡이 어제는 우승자들끼리 왕중왕전을 했고, 그 지난주는 김현식 특집을 했었다. - 김현식... 김광석과 함께 1990년대가 안타깝게 잃어버린 우리 가수... 그렇지만 김광석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김광석이 1980년대 청년의 정서를 섬세하고 여린 감성으로 풀어내어 마음을 울렸다면, 김현식은 머리나 마음이 아닌 가슴으로 노래한 가수였다. 그 거치른 목소리로 때로는 가슴을 털어내는 듯, 때로는 가슴을 토해내는 듯, 때로는 가슴을 두드리는 듯, 때로는 가슴을 후비는 듯... 다른 차이도 있지. 김광석에게는 시대정신과 철학을 뚜렷히 느낄 수 있었다면, 김현식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음악인, 열정이 뜨거운 음악인이었다는 것을 뚜렷히 느낄 수 있었다. 요절한 가수 중 기억하고 싶은 또 다른 가수로 1970년대 한의 정서를 가요에 가장 잘 표현한 김정호를 들 수 있겠는데... 우연히도 모두 김씨?!? 세 가수가 모두 음색과 정서가 다르지만, 음악적 정서로 배치해 보면 김정호와 김광석의 중간 쯤에, 그 중에서도 김정호에 가까운 위치에 김현식이 있을 것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음악생활로 병을 얻어 요절한 것도 그렇고, 투병 생활 중에도 병원을 뛰쳐나와 음반을 만든 것도 그렇고... 이 세 가수의 노래를 단순 따라하기가 아닌 분위기를 바꿔불러서 다른 가수가 인상을 주기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나가수에서 조관우가 김정호 노래를 시도했는데 신통치 않았고, 불후의명곡에서는 김광석과 김현식을 전설의 가수 특집으로 시도해봤는데 역시 눈에 뜨이는 것이 별로 없더군. (아래 적은 딱 하나 빼고) 물론 이것은 나가수나 불후의명곡의 한계 같은 것은 아니다. 많은 가수들이 김정호-김현식-김광석을 시도했다가 그냥 열심히 했다는 말 듣는 정도... 그 정도에 그쳤으니까... - 암튼 불후의명곡2 김현식편에서는... 인트로에 '한국사람'의 하모니카 연주를 넣으면서 '언제나 그대 내 곁에'를 부른 홍경민과 '내 사랑 내 곁에'를 부른 임정희가 원곡 분위기에 근접하면서 무난히 소화를 했고... 알리가 '골목길'을, 강민경이 '사랑 사랑 사랑'을 비슷하게 팜므파탈 분위기로 불러봤는데, 둘이 서로의 무대를 바꿨으면 서로에게 더욱 잘 어울렸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가수에서도 바비킴이 '사랑 사랑 사랑'을 부른 적이 있는데, 강민경의 몸동작 중에 바비킴을 연상시키는 동작도 있더란. 다소 어설펐지만 ^^ 이 김현식 편에서는 임정희가 우승을 했는데... 불후의명곡은 어째 돌아가면서 우승하는 분위기라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나가수가 1위 가수니 탈락이니 하면서 맨날 찔찔거리는 것 비교하면, 이런 점이 오히려 보는 사람들에게 부담감 없이 편하게 프로그램과 노래를 즐기게 하는 요소일 수도... 암튼... 그간 임정희가 적응을 잘 못했는지, 아님 자신의 가청력을 과신해서 안일한 태도였는지, 늘상 2% 부족한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주더니, 불후의명곡 마지막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더군. - 이번주 왕중왕편... 허각이 송골매의 '세상만사', 알리가 혜은이의 '새벽비', 엠블랙 지오가 김수희의 '못 잊겠어요', FT아일랜드 이홍기가 '신사동 그 사람', 씨스타 효린이 심수봉의 '그 때 그 사람', 다비치 강민경이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박재범이 남진의 '그대여 변치 마오'... 각각 자신들이 불후의명곡 출연해서 우승했던 곡을 가지고 더욱 다듬어서 불렀다. 초창기 맴버들이 많이 와서 아이돌 분위기가 많이 나면서 퍼포먼스도 보기 좋긴 했는데, 아무래도 한번씩 했던 노래를 다시 해서 그런지 느낌도 다소 덜 하더군. FT아일랜드의 이홍기는 지난 번 같잖은 '후까시'가 거슬려보인다고 했더니만, 이번에는 그런 모습을 많이 죽였네. 그러니까 좋아 보임 ^^ 이번에 자세히 봤는데, 확실히 노래는 딸린다. 아이돌 밴드니까 당연하다고 해야하는 거냐 -_-;;; 그런데 밴드의 사운드로 무대를 채우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지난번 송골매 특집편에 출연했을 때도 후까시는 거슬렸어도 그런 면은 좋아 보이더니... 하기는, 가창력 다소 떨어지더라도 사운드가 풍부한 이런 류의 밴드도 있기는 있어야겠지. 최종 우승은 강민경이 했는데... 확실히 기술적으로는 지난 번보다 더욱 잘 다듬어서 불렀다. 가사도 틀리지 않고... 다비치야 무대 사고를 하도 많이 내니까 그 정도야 껌이려나? ^^ 근데, 감동은 역시 지난 번보다 덜 하긴 하더라. 그래도 나한테는! 제일 좋았다. - 그래서... 이제 시즌이 바뀌고 물갈이 되어서, 불후의명곡에 알리도 안 나오고 강민경도 안 나오는갑다, 인제 관심도 끊어야겠다... 고 했더니... 예고편을 보니까 알리가 계속 나올 뿐 아니라... 뉴페이스에 다비치의 이해리가 있네?!! 와~ 이러면 재방 챙겨보는 정도가 아니라 본방사수해야 하는 거 아님?!? ^^ 알리와 이해리가 같은 날 불후의명곡에 출연한 적이 있었고, 그 때 알리가 먼저 불렀는데... 이해리가 알리 부르는 것 보면서 '어라 좀 부르는 걸?'하는 표정이더라고. 알리 보면서 그런 표정 지을 수 있는 여자가수는 아이돌급 중에서 이해리 밖에 없을 거다 ^^ 불후의명곡 덕분에 알리나, 다비치 이해리 같은 신세대 고수 가수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다비치도 유심히 봤거든. 근데, 다비치의 이전 히트곡들이라는 걸 보니까 정말 안구에 습기가 -_-;;; 듀오의 절정 가창력과는 아무 상관 없는 노래들... 이건 뭐 다비치 문제 뿐 아니라 가요계 풍토를 개탄해야 하는지. 물론 천편일률적인 노래들이 히트곡인 풍토가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가요계가 언제는 안 그랬더냐. 하지만 수용의 폭과 다양성이 너무나 빈약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비치 이해리나 노라조 이혁 같은 절정 고수의 자질을 갖춘 가수조차 엄한 노래로 연명하며 자신을 소모하는 현실이 된 것이고... 암튼... 지난 번 일요일밤 MBC TV에 홍경민이 진행하는 '아름다운 콘서트'에 다비치가 출연했을 때도 일부러 본방사수하면서 V-_-V 봤는데... 노래는 잘 하는데 문제? 라고 해야하는지... 안타까운 점이라고 해야하는지... 그런 것이 있더군. 첫째는 노래는 잘 하고 열심히 부르는데, 그런 표가 안 나는 노래 혹은 표가 안 나게 노래를 부른다는 거다.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걸 안 보고 있으면 어려운 노래 부르는지 거의 표가 안 남. 노래 부를 때 호소력의 측면에서 이거 참 중요하다. 어려운 노래 부르면 어려운 표가 나야 듣는 사람의 감동도 커지기 때문. 가수 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그렇잖아. 어려운 일 쉽게쉽게 처리하면 사람들이 그냥 당연하게 넘어감. 어렵고 힘든 일을 하면 적당히 표가 나야 사람들이 알아주지. 가창력 형편 없는 가수가 힘들게 부르는 표를 팍팍 내면 눈총이나 받겠지만, 이해리 정도 능력이면 적당히(물론 과하면 안 되고) 어려운 노래라는 느낌이 들도록 불러야 더 잘 인정 받을 수 있는 거다. 두번째 문제는... 듣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표가 안 나게 부름에도, 무대에서 부르는 걸 보니까 이해리가 진짜 힘들게 부르는 거다. 저렇게 무리하다가 가수 수명이 단축되는 거 아니냐 걱정이 될 정도로... 김광석을 예로 들면... 김광석도 초창기에는 높은 A까지 구사할 수 있어서 관심을 많이 받았더랜다. 1991년 발표한 김광석 2집의 히트곡인 '사랑했지만'이 여기에 맞는 키로 불렀던 노래... 지금이야 높은 A도 못부르면 가수 취급 받기 힘들지만(아 물론 아이돌은 열외 -_-;;;), 당시 가요계에서는 상당한 능력이었거든. 하지만, 이 후 김광석에게 이런 능력 있었다는 것을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없을 수 밖에 없었다. 무리한 공연 등 음악 생활을 계속하면서 목소리가 가서 그렇게 못불렀기 때문에... 그래서, 예를 들어 1996년 그의 사후 발표된 라이브곡 모음앨범 '김광석 인생이야기'에 실린 '사랑했지만'은 자신의 원곡보다 낮은 1980년대 보통 가수의 키로 부른 것이었다. 그러니까... 어려운 노래 부르면 표나게 불러서 능력 있는 가수가 인정 잘 받기를 바라는 것이지, 혹사해서 좋은 가수가 빨리 사라지길 바라진 않는 거다. 요새는 가수들의 몸관리 기법도 발달해서 알아서 잘 하겠지만... 그래도 걱정하는 마음이 들어서 적어 본다. - 암튼... 불후의명곡 덕분에, 다비치 덕분에 그리고 강민경 덕분에 요새 김광석의 그 노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에 빠졌더랜다. 정말이지 노랫말처럼 밤하늘의 수 많은 별 중 또 하나의 김광석 노래가 마음에 내려온 듯... ...............................................................................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