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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staire (강민형)
날 짜 (Date): 1994년03월06일(일) 01시51분06초 KST
제 목(Title): 토론 문화 (진화론에 덧붙임) 



정치가는 의견이 안맞으면 싸웁니다. 싸워서 안될 것같으면 타협을 하죠. (순서가 

반대일 수도 있겠네요.)

과학자라면? 더 많은 실험을 하고 증거를 모은 후에 다시 만나죠. 물론 과학이 

종교색, 정치색을 띠게 된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서 이건 순전히 

상상이지만요. 우린 학생입니다. 학생들만이라도 이런 이상주의적인 과학하는 

태도를 가질 수 없을까요?

우린 어차피 다들 잘 모릅니다. 그러기에 배워야 하는 거지요. 진화론 같은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부족한 우리가 무슨 훌륭한 결론을 내릴 순 없겠지만 

그래도 이런 토론에 참여하는 건 하나라도 더 알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고 '나는 

모른다. 가르쳐달라'고만 할 문제도 아니지요. 부족한대로 자신의 의견, 자신의 

지식을 솔직하게 드러내놓고 비판받을 것은 비판받고 또 내가 누구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제공하고... 그러면서 비록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는 

토론에 참여하기 전보다 뭔가 성장한 자신의 모습에 가슴뿌듯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쇼팽님의 의견에 딱 하나 반대하겠습니다. 전 진화론 논의가 이것으로 끝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진화론과 반진화론(그냥... 진화론 아닌 이론들.. 이란 뜻아로 

썼습니다) 어느 쪽이건 이런 논의를 통해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정비되어갈 

것입니다.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제게도 (좀 건방지지만) 자칭 지성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습니다. 서로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려다 마음의 상처만 입고 (그게 

상처라는 걸 알기나 하면 다행이지만) 돌아서는 초라한 지성인의 모습은 싫습니다. 

비판받는 게 뭐가 두렵습니까? 배우는 게 있는데요. 저도 쇼팽님과 가비지 보드에서 

원근법 - 산란 논쟁을 했지만 덕분에 원근법 논리가 타당한 구석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절대로 빈말이 아닙니다) 그때 느낀 쇼팽님의 모습으로부터 짐작건대 

쇼팽님께선 무슨 천박한 이유가 아니라 다만 또다시 한없는 소모적인 논쟁의 늪에 

빠지기를 주저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우리모두 '배우자'는 생각을 잊지 맙시다. 그러면 자극적인 표현이나 감정적인 

태도는 사라질 겁니다. 




그리고... 적어도 주제가 '과학'인 이상 상대를 설득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쓸만한 

증거를 하나라도 더 찾읍시다. 장자께서도 '궤변가는 능히 사람의 혀를 항복받을 수 

있으나 사람의 마음을  항복받지는 못한다'고 하셨으니...




  장자의 멋있는 가르침을 도저히 한자로 쓸 수 없는 무식한, 

          그러나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지고 싶어하는 기계쟁이 스테아가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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