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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zeo (ZeoDtr)
날 짜 (Date): 1996년04월24일(수) 10시12분01초 KST
제 목(Title): 강민형님, 기독교에 대해 비판적인 이유


강민형님의 글의 한군데라도 간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의미에서, 님의 글
전체를 인용하겠습니다.

>저는 폭력적인 절대 권력을 싫어합니다. 그것이 아무리 좋은 말로 치장하고
>있더라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수많은 사람들을 신념의 죄로 다스려 처참하게

기독교는 폭력적입니다. 특히, 구약성경을 읽어보면 (이쪽은 유대교라고 하는
것이 좋을까요? 하지만 성경에 있는 이상 기독교에서도 그것을 받아들였다고
보는 것이 좋겠지요) 등골이 서늘해질 만한 폭력이 널려 있습니다.
'한 명도 남기지 말고 죽여라'라는 이야기가 평범하게 나오죠.

하지만, 입장을 한 번 바꾸어 놓고 생각해 봅시다.
다음의 전제를 일단 사실로 받아들입시다. 잠깐만 참으십시오.

'여호와 하나님은 성경에 말한 그대로 존재한다'

하나님의 입장에서 볼 때, 인간은 단지 피조물일 따름입니다.
도자기 굽는 사람의 비유를 아시겠지요? 하나님은 도자기 굽는 사람이고, 인간은
도자기입니다. 따라서, 잘못되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살륙하는 것은 단지
'도자기를 깨어 버리는 일'에 불과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전지전능한' 신이 어떻게 '잘못된' 인간을 창조했는가? 하는
물음은 일단 이 글의 스코프 밖으로 몰아냅시다.)
따라서, '폭력적'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공포'라던지 '참혹'이라던지 '억울'
이라던지 하는 느낌들은 의미가 단지 '하나님을 부정하는 인간의 입장'에서의
것들이지, 일단 하나님이 존재한다고 믿으면 그런 느낌들은 의미를 상실합니다.

요는, '하나님이 만들었으므로, 하나님이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다시 파괴하던
그것은 하나님의 마음이다' 라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구약시대의 폭력에 대해서는 기독교의 입장에서 완전히
그 자체 내에서 앞뒤가 들어맞는 자연스러운 것이 됩니다.
따라서, 폭력 운운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불신자들의 입장에 한한 푸념입니다.
'하나님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그 믿음 내에서' 폭력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불신자들은 하나님이 있다고 믿지 않으므로, 자기네들끼리 폭력 운운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신자들에게는 무의미한 일입니다.

결론적으로, 기독교를 '구약시대의 폭력'에 의해 비판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이야기입니다. 기독교는 그것에 대한 충분한 당위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음... 말이 자꾸 중복되는데, 저의 문장력 탓이라고 여겨 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저의 말뜻을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또한, 님께서 자주 주장하시는 '예수의 편협성 운운'도 기독교 자체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자, 하나님 자체이니
까요.
(참고로, 여기서 성 삼위 일체론이 어느 회의에서 다수결로 결정되었고, 거기에
반대표를 던진 사람이 참혹한 운명을 맞이했다는 것은 일단 이 글의 스코프
밖으로 몰아냅시다.)

>살육한 종교를 좋아할 수 없습니다. 생존권을 찾기 위해 일어난 농민 봉기에 대해
>'농민 때려잡기를 개를 때려잡듯 해야 한다'고 말했던 Martin Luther의 종교를
>좋아할 수 없습니다. '흑인은 노아의 죄많은 아들 함의 자손이니 노예가 되어도
>싸다'고 노예제도를 옹호하던 종교를 좋아할 수 없습니다. 힘으로 동양을 침략하던
>서구 제국주의의 첨병 역할을 하던 종교를 좋아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님은 결정적으로 '종교 자체'와 '그 종교를 악용한 사람들'을 혼동
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다윈의 진화론 자체'과 '그 진화론을 악용한 사람들'을
혼동 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어느 사상이나 이론이건, 그것을 악용하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진화론이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되어 많은 지배자들에게 무기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님께서
더 잘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진화론은 계속 사회를 살벌하게 만드는데
악용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진화론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진화론을 예로 든 것은, 그것이 가장 많이 악용된 이론 중 하나
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수많은 창조-진화 논쟁의 연장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
둡니다. 또한, 진화론을 비꼬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결국... 제가 기독교회에 대해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두환 노태우에 대해
>비판적인 이유와 똑같습니다.

전두환 노태우도, 그들이 움직일 때는 '민주주의'와 '정화'라는 이름 아래서
움직였습니다.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님께서는 다음 두가지 중 하나의 입장을
택해야 할 것입니다.

1) 마르틴 루터, 노예제도 옹호자, 제국주의 침략자들을 증오하며, 동시에
   전두환, 노태우도 증오한다.
2) 기독교를 증오하며, 민주주의도 증오한다.

어느 입장을 택하시렵니까? 혹시 제 3의 입장이 있나요?

>그 종교에서 내세우고자 하는 '참뜻'이 무엇이든 크게 관심 갖지 않습니다.

어떤 것을 비판하려면, 그것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그것의 '참뜻'
또는 정수를 무시한 채, 그것이 잘못 사용된 사례만을 보고 비판한다면, 그것이
제대로 된 비판이 될 수 있을까요?
(물론, 님의 비판 중 성경의 오류와 그에 따른 성경무오설에의 공격은 충분한
논리가 있고, 저도 많은 부분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참 모자라는 인간인 스테어가 의지해야 할 훌륭한 사상, 고귀한 철학은 기독교의
>울타리 밖에도 충분히 있으니까요.

물론 그렇겠지요. 하지만 서양철학에서 그것을 찾자면, 기독교를 벗어나기가 그리
쉽지 않지 않을까요? (이 대목은 근거가 희박한 저의 일반화된 생각입니다만)
서양 철학은 대부분이 기독교에 근거하거나, 기독교에 대한 반발에 근거할텐데요.
그러자면 어차피 기독교 자체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아는 것과 그것을 추종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아무튼 기독교의
'참뜻'에 관심이 없어서는 서양철학을 알고 따르기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무엇을 추종하는데 그 무엇을 아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면요.
음, 이 마지막 문단은 맞을 가능성보다 틀릴 가능성이 더 많겠군요. :)

저의 결론은, 님께서 기독교를 비판하는 도구들 중 대부분은 무의미하거나
모순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혹시 저의 말 전개가 틀렸다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편, '그것들에 오류가 있는 것 자체'와, '그것들에 오류가 있으므로 이제 훌훌
털고 기독교에 귀의해야 한다'라는 말은 다릅니다. 저는 후자를 절대로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님께서 말했듯이 님께서는 님께서 원하는 것을 '기독교의 울타리
밖에서' 구하면 되니까요. - 이렇게 되면 저는 기독교 신자의 의무 중 하나인
'전도'를 등한시하는 것이 됩니다만. :)
하지만, 한편, '그것들에 오류가 있는 것 자체'와, '그것들에 오류가 있으므로
그것들에 의한 비판은 삼가해라'하는 말은 서로 통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 두번째 문장을 님께 권고합니다.

제 생각에, 님께서는 위에서 예로 드신 원인 말고도, 기독교가 '비논리적이다'라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 같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것은 정말 무작정 기독교 신자가 되어서 영적인 체험을 (저는 이런 거
아직 못했음) 해 보지 않고는 극복될 수 없는 문제니까요. (따라서, 저도 극복을
못하고 있습니다. :))
따라서, 님께서 '논리적'인 입장에서 비판하는 것은 저도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구요.

...

혹시 제가 님의 말을 오해했거나 제 멋대로 해석한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뱀다리: 전지전능에 대한 파라독스는 어떻게 생각하세여? :)

                                   ZZZZZZ
                                     zZZ  eeee  ooo
                                    zZ    Eeee O   O
                                   ZZZZZZ Eeee  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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