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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sca (----용----)
날 짜 (Date): 1996년04월12일(금) 12시39분21초 KST
제 목(Title): 진화라는 '믿음' vs 창조라는 믿음..


우선 제 글에 대해 메아리를 달아 주신 분의 글에 응답하고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아메바니 공룡이니 했던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인간이 보지 못한 때는 
어떻게 하실래요?'라고 누군가 묻는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애시당초 
'그런 질문이 아닙니다'라고 예를 든 것뿐입니다. 그걸 가지고 왜 기원의 문제까지 
나와야 하는지 제가 글을 써 놓고도 모르겠군요. 개인적으로 진화론을 자꾸 
기원문제로 끌고 가서 공박하시려는 태도도 별로 좋게 생각하지는 않구요...

하나만 더 이야기한다면, 인구 문제.. 한국의 인구도 20세기 안에 2천만(3.1운동 
때 2천만이라고 한 것 기억하시지요?)에서 7천만(남북을 다 합해야 할 테니)으로 
늘었지요. 그러나, 그 이전의 인구 통계(조선시대 때.. 정확하진 않지만 근사값은 
되겠지요?)를 보면 5백년 전에도 적어 봐야 5백만 정도였던 것으로 보이지요.. 
분명히 인구 증가의 속도가 최근 들어 빨라진다는 것이 드러나지요.. 변수요? 
의학이라는 엄청나게 큰 변수를 제쳐 놓으셨군요.. 그 외에도 많은 변수가 
존재하겠지요.. 근거가 되는 것은 역사적으로 최근뿐이긴 하지만 분명히 인구 증가 
속도는 빨라지고 있습니다.. 하야니님처럼 굳이 6,000년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말이지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여러 번 진화 창조논쟁을 벌일 때마다 그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진화도 믿음이고 
창조도 믿음이라고...
예.. 좋습니다. 둘다 믿음이라는 걸 인정하고 들어 가겠습니다.
그러나, '믿음'도 여러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화라는 믿음과 창조라는 
믿음은 종류가 다른 믿음이라는 게 제 생각이구요.. 왜 그런지 지금부터 
이야기하지요..
우선, 생물 변화의 사실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분명히 서로 다른 두 개의 
패러다임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나는 점진적 변화를 주장하는 
패러다임이고(이른바 흔히 알려진 '진화론'), 다른 하나는 급진적 변화를 주장하는 
패러다임이라고 정리됩니다(좀 정리는 거칠지 모르지만.. 비전공자니 많이 꾸짖어 
주세요..... 사실 급진적 변화도 진화론 패러다임으로 포섭 못 할 것은 없지 
않을지....).
패러다임을 세우는 방법은 이른바 '과학적'인 방법입니다. 여기까지는 두 개의 
패러다임 모두 자기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패러다임에 다시 의미부여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급진적 
변화를 주장하는 패러다임도 그렇게 해석 못 할 것은 없겠습니다만(여러 가지 생물 
변화 메카니즘에 대한 연구와 맞물려서 말이지요...), 점진적 변화를 주장하는 
패러다임이 맞는 것으로 최종결론이 난다면, 여기에는 '진화'라는 의미부여 
이외에는 존재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그 패러다임이 맞느냐 
틀리느냐라는 논쟁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급진적 변화의 패러다임을 '창조'라고 의미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듯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이렇게 묻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 패러다임, 그 사실들을 '창조'라고 해석해야 하는 필연성이 
있는가?'라고 말입니다. 하야니님이 올리신 글들, 노아의 홍수의 증거라고 
내놓으신 것들이나, 지질학상의 격변의 증거라고 내놓으신 것들이나.. 이걸 꼭 
신 또는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가 개입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설령 그 패러다임을 '창조'라고 의미부여 
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문제가 남습니다. '창조의 주체는 누군가? 꼭 기독교 성서가 
주장하는 창조만이 옳은 해답인가?' 말 그대로 알라신이 창조했다든지, 초기 
기독교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단'처럼, 하나님이 아닌 다른 존재(여호와를 이렇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지요)가 창조했다든지.. 이런 논쟁이 또다시 존재해야 
한다는 겁니다(사실 과학의 영역에서는 이 논쟁까지 갈 필요가 없지요. 오직 
종교적 기반위에서 진행되는 논쟁이기 때문에 이 논쟁까지 가야 할 뿐...)
정리하자면, 과학적인 '창조'를 이야기하려면 다음 세 가지 논쟁을 거쳐야 한다는 
겁니다.
(1) 생물 변화의 패러다임에 대한 논쟁(맞느냐, 틀리느냐?)
(2) 그 패러다임에 '창조'라는 의미부여가 필연적이냐 아니냐의 논쟁
(3) (기독교인들에게만 필요한) '창조'의 주체가 누구냐는 논쟁
노아의 홍수의 안정성 운운이나 지질학적 증거 운운하는 글들은 불행히도 (1)번의 
논쟁(더군다나 '가능성'으로 '필연성'을 대체하려 드는)에서 결론으로 곧바로 
비약하고 있습니다. (2), (3)번에 대해선, 더군다나 (1)번의 거의 대부분에 
관해서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한 채.. 그 비약을 담보해 주는 것은? 오직 
'종교적 믿음'입니다. '진화'는 그렇지 않느냐?고 항변하시고 싶으십니까? (1)번의 
영역에서는 논쟁이 되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1)번에서 맞다고 판정이 
나면, (2)번의 답은 '진화'라는 의미부여가 필연적이다라고 가게 되 있습니다. 
(3)번 따위는 운운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따라서, 진화라는 믿음과, 창조라는 
믿음은, 그 영역이 다른 것입니다. 둘다 믿음이라고 이야기하고 동일 선상에 놓일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은 그러므로 그럴 듯 하지만 틀린 질문입니다. 과학에서 
이야기하시고 싶으시면 '창조'라는 말을 하지 말고 오직 '지금의 진화론과는 다른 
생물 변화 해석의 패러다임'이라 하십시오. '창조'라는 말을 하고 싶으시면, 
종교적인 자기 삶의 고백에만 하십시오(저도 그 고백으로 '창조'를 사용합니다).

여담으로 한 마디 더... '신을 인정하면 문제가 풀리지 않느냐'는 이야기.. 신을 
인정하면 진화론이 못 푸는 문제는 풀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애시당초 
'신을 인정하고도 못 푸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왜 안하십니까? 
진화론이 그 좋은 예인데..
한 마디 더.. 누군가 '순진한 사람들은 신문에 씌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자기가 
순진하지 않다고 믿는 사람들은 증거 자료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글의 위력은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라고 하면서 '글의 테러'라고까지 이야기한 것을 어줍잖지만 
인용합니다. 하야니님이 올리시는 많은 자료들.. 틀렸다고 말할 능력은 저에겐 
없지만, 위에서 이야기하는 '증거 자료', 즉 '글로 남겨져 있으니, 그런 사실이 
있을 것이다'라는 본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겠지요... 책에 나와 있다고 다 인정한다면 별별 이상한 주장도 다 사실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지금이니까... 

 

우리도 살아가고
하나님도 살아가고.. 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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