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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ll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yimjr (SummerTown� )
날 짜 (Date): 2000년07월08일(토) 04시15분14초 KDT
제 목(Title): 생각해 보는 여름날의 오후.



한 여름의 오후는 덥다라는 말로써 피곤을 더해가기 보다는 차라리 과거의 어느

무덥던 날을 생각하며 지내는 것이 더 낫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비라도 한차례 내려준다면, 공원을 함께 걷다가 손을 잡고 비를 피해 들어간

자그만 공원의 찻집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게 안정감을

주는 것은, 그 모든 것을 뒤로한 저녁노을이다. 그때쯤이면 골목 골목 뛰놀던

아이들도 엄마 아빠의 손에 이끌려 아쉬움을 뒤로하고 사라져 간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뛰어놀던 그때 어린 시절 ...


내가 어렸을 적에, 엄마손을 잡고 시장에 가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서울의 복잡다단한 시장터와는 다른 자그만 도시의 그곳은 어린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한 곳이었다.

어느날 저녁 무렵이었다. 동네 아이들과 근처 언덕배기에서 놀고 있을 때였다.

또래의 아이들 사이에서 나는 골목대장을 하고 있었다고 기억된다. 그럴때면

아빠의 꾸지람을 무척 많이 들었던 기억도 나고... 이유는 사내아이도 아닌 것이

험하게 논다는 것이었는데... 그 날 어머니는 장보러 가는데 같이 가자는 말씀으로

나를 유혹(?) 하셨던 것 같다. 그 재미있는 전쟁놀이도 마다하고 따라 나섰으니까.

중앙시장이라고 불리웠던 것 같은 그 시장에 두 모녀는 행여나 헤어질세라

두손을 꼭 잡고 다녔다. 가만히 두면 사방을 헤집고 다닐 딸이 염려되서.. :)

그리고 집으로 발걸음을 향할 때, 그 시장 어귀에서 나는 내또래의 사내아이 하나와

조금 작아 보이는 동생으로 보이는 사내아이를 하나 볼 수 있었다.

둘은 큼지막한 비닐 봉지에 연신 손을 집어 넣어 밥을 꺼내 먹고 있었다.

- 애구... 불쌍한 것들.. 요즘도 거지가 있나?

엄마의 말에야 비로소 나는 그들이 거지라고 불리우는 아이들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은 조금 검게 보였지만, 내또래의 그 아이...


다음날 부터 나는 나의 부하(?)들을 이끌고 시장 근처의 공터로 놀이터를

옮겨 이른바 간첩놀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 하였다. 이러이러한 놈들이 있으니

잡아오라구... 몇일인가 지난 후 그 거지 형제는 나의 제일 믿음직한 부하의

손에 이끌려 내앞에 서게 되었다. 자세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는 잠시후 서로 친구가 되어 그날 부터 같이 뛰어놀 수 있었다.

그들 형제에게 유일한 기쁨은 아마도, 지금 생각컨데, 우리와 함께 했던 

방과후의 몇시간이 었을 것이다. 나머지 시간에 그들은 이곳저곳에서 구걸을

하였을 것이고, 때로는 매도 맞았을 것 같았는데...


이 여름날이 왜 그들을 생각케 할까? 아! 그래.. 저녁 노을...

그 저녁노을이 질때면 아이들은 뿔뿔히 흩어 지게 된다. 엄마손에 이끌려서

또는 퇴근하시는 아빠손에 잡혀서... 아이들이 늘 그렇듯... 집으로 돌아 갈때면

너무나 매정하다. 인사하는 법도 없고 그냥 가버린다. 나도 그랬겠지...

어느날 그때 나는 처음으로 엄마 손에 끌려 집으로 향하면서 한번 뒤를 돌아다

보았다. 그때 그 거지 아이의 눈에 고인 눈물... 꽉 잡은 동생의 손...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나의 인생에 슬픔이 있음을 알았다. 그날 밤 엄마의 손을 

잡고 물었다.

- 엄마는 날 버리지 않을 꺼지?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그 거지 형제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수없이 

되풀이 되었던 간첩놀이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까지도... 

그것은 한 해 여름의 마지막이었으며, 나의 어린 시절에 대한 작별이기도 했다.

아! 여름날의 오후... 이제 곧 노을이 드리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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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에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말고 기억해 줘요 ........ -- 세월이 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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