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eXpression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ckkim (크레용신짱)
날 짜 (Date): 1994년12월09일(금) 16시40분35초 KST
제 목(Title): 지쳐버린 친구에게.......


지친다는 것은 훌륭한 휴식을 위한 예비단계 일수 있다...
한해 동안 열심히 일한 농부에겐 겨울은 축복이며 그의 지친 육신과
그의 토지에게 주는 세례와 같다...모든 일은 마치 진자의 추처럼
속도와 위치를 가지고 있다...가장 낮은 위치에 내려 왔을때....
진자는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속도로 바꾼다...그때
진자가 가지는 것이라고는 속도...그가 낼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
밖엔 없다...그러나..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 오면서 진자는 그가
내었던 그 속도를 말끔히 털어버리고 다시금 그 일순간의 정지에서
그의 또다른 질주를 꿈꾼다.....우리의 삶도 이런 방식을 따라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너와 나에게는 영면의 꿈과 달콤한
정지는 우리가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더 멀리 있는것 같다......

내 머리속에는 온갖 생각들로 꿈틀거린다....그래..학교를 떠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친구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결국은 그의 뜻을
이룬것 처럼.....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른사람들의 꿈들은 이젠
그들에게 되돌려 줄때가 온것이다...아직 우리에겐 밤새워 술을
마시고 앞산 꼭대기에 올라가...계속되는 토악질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둘러싸고 바라보던 도시의 빌어먹게도 아름답던 그날의
기억이 있다.....산다는 것이 결코 일신의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부르짖던 그때의 순수함은 녹아 버린 아이스크림처럼..
내 머리속에 불유쾌하게 남아 있다....적절하게 적당한 한기를
가지지 못했던 내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이리라.....

후후...우리는 이젠 무엇을 믿고 살아야 할까...?  J를 기억하니..
물론 기억하겠지.....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던 여자....내가 언제나
느끼던 익숙한 한기를 내 주위에서 몰아내갔던.....후후 사랑이란
감정이 얼마나 싸구려인지를 알게 해주고서 떠났단다....

버티고 서있는다는 것이 얼마나 외롭게 보이고 처연해 보이는줄...
난 너를 버리고 나만의 싸구려 사랑을 위해 너랑 같이 지고 있던
바위를 버리고 내려 올때...깨달았다...혼자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던
너의 모습....너는 홀로 처연해 보였고...그 모습은 나를 감동시켰다..

높은 곳에 서있는 즐거움처럼....추락은 항상 나를 꼬드긴다....
아찔한 현기증과...안구에 비치는 상은 언제나 평면이라는 나의
해부학적 지식을 의심하게끔 만드는 공간적인 거리감......후후..
우리는 이렇게 속으면서 살고 있는거야......더이상 나의 시각정보를
믿을수가 없게 되어버린다...거울을 쳐다볼땐..나는 한마리의 끔찍한
파충류를 보고만다....시퍼런 피부..시뻘겋게 갈라진 혀..무엇보다..
끔찍한 녹색의 눈.....그속의 파충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살까..?
아무런 가치없는 여분의 인간.....살아 숨쉬는 것이 과연 아름다운
일인가...?  오늘도 나는 추락을 한다...

인지과학의 책속에 나오는 그 유명한 그림이 기억나니...?  좁은 토굴
속을 똑같이 생긴 두명의 도깨비 그림이 있지만...하나는 다른
하나보다 조금더 앞에 있음으로 해서....사람들은 앞에 나온 도깨비는
뒤의 도깨비를 두려워 하는 표정으로 뒤의 도깨비는 앞의 도깨비를
겁을주며 쫓아가는 표정으로 보고만다는 ....우리는 서로의 모습을
그런식으로 보지 않았을까....?   우리의 끝간데 없는 경쟁심도 서로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려는 마음이란걸 결국 우리가 나란히 서게 되었을때..
알게 되었듯이...같이 공부할때....너는 모르고 있었겠지만.....너가
황급히 감추려 했던 베겟머리의 그 흥건한 핏자국을 난 분명 보고
말았지...난..그날 내가 그 과목에서 조금더 안다고 널 그토록..
몰아 부쳤던 내가 미울수 밖에 없었어.....

아직도 이메일 어드레스 하나 갖지 못한 니가 더 부러워 보이는건....
내가 한국에 있어서 일까...?  후후...난 아직도 이런 싸구려..허영심을
버리지 못했단다...이렇게 거미줄처럼 짜여진 세계의 네트웍속에서...
우리가 만날 씨줄과 날줄하나 없다니.....우리는 아직도 세상에서 그렇게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하나 보다...굶고 있지는 않아...? 돈이라도 좀
보내 줄까....?   네 어머님은 가끔씩 나한테 전화를 하신다...무척..
외로우신 모양이야.....나도 니가 보고싶은건 사실이고.....
후후...담에 보게 되면 너의 그 내가 본 어떤 cpu보다 빠르고 서늘하던
머리속에 휭하니..구멍을 뚫어주마...알콜로 만든...하하하

잘 지내거라...우리의 5달러 내기도 잊지말고....하지만 니가 지금 나보다
불리하다는걸 알아야해.....난 지금 석사과정이니까...하하하

P.S. 이 보드를 사용하게 되어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제발 날 사랑해줘...날 사랑해 준다면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너에게
선물할께....                        ....phantom of opera           신짱....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