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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duras (민 호 섭)
날 짜 (Date): 1994년11월09일(수) 06시06분16초 KST
제 목(Title): 왕십리분원 러브 스토리 -- 1


윤경이가 승민이를 처음 만난 것은 캠퍼스의 낙옆이 한잎 두잎 노랗게
물들어 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당시 윤경이는 남자를 알고 싶지도,
사귀고 싶지도 않은 어떤 슬픈 과거를 간직한 듯한 심정으로 선배언니가
부탁한 그 소개팅 자리에 나온 것이었다.  학교앞 '베라'.  아직 개업한지
얼마 안된 까페여서인지 테이블에 놓여진 보라색 메뉴판은 그 감촉이
신선하고 부드럽기만 하였다.  커피를 세잔 시키고, 서로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준 그 선배언니는 피치 못할 약속이 있다며 웃으면서 자리를
떠났다.  둘은 한동안 아무말도 없이 거리에 지나다니는 학생들을
쳐다보았다.
    "세잔을 시켰는데 아무래도 윤경씨가 두잔을 마셔야 할까봐요."
먼저 침묵을 깬쪽은 승민이었다.
    갑작스러운 말이었기에 윤경이는 그냥 고개를 끄떡였다.
    "오오옷!  정말 마시겠다는 말입니까?  거절하지 못하는 윤경씨의 그
아름다운 마음씨, 정말 마음에 드네요."
    윤경이는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언제나 반복되는 소개팅에서의
서먹 서먹함.  그리고 과장된 상대방의 친절함.  윤경이는 이 모든것이
자꾸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이미 오래전 인생의 한 페이지에 묻혀둔
카이스트의 그 남자를 연상케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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