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eXpression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beetle (wm)
날 짜 (Date): 1994년10월22일(토) 23시23분02초 KST
제 목(Title): 어제 사고...


BBC 뉴스를 보던 중, 가운데 토막이 떨어져 나간 다리 그림이 
나오길래 어딘가 큰 지진이라도 일어난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서울이었다는 기가 막히는 말씀이시다!
지진도 아니고 태풍도 벼락도 아니고, 허구한 날 느닷없이
가라앉은 한강다리!! 
우리가 자랑하는 [한강의 기적]도 이같은 사상누각의 헤프닝으로
끝나버리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마저 낳게 한다. 그동안 눈감고 냅다 달려만 온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이 있어야만 하겠다. 
이번 사고를 어떻게 처리하는가가 허약한 우리 과거를 어떻게
정리하고 보강하는가에 대한 지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성수대교공사를 맡았던 동아건설측은 최근 성수대교를 통과하는
차량이 급증함으로써 설계 예상치를 넘는 하중이 걸려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다리위로 항공모함이 지나간 것도 아니고 정상적인 버스와 승용차들이
지나갔을 뿐인데 설계예상치를 넘었다면 도대체 무슨 예상을 하고  
다리를 설계했다는 말인가? 
그런 설계안을 받아들인 서울시에는 까막눈들만 앉아 있었다는 
말인가?
사고 얼마전부터 제보가 있어 당국이 위험도를 인식하고 있었다면
그야말로 알면서도 수십명의 죽음을 방관한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것이다.

객관적인 판단과 이성이 아니라 담합과 뒷거래에 따라 일을 결정하고 
추진해온 [개혁이전]의 부패가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본다면
김영삼정부에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사가 만사]라며 몇몇 자리의 사람을 날려버리고 다음의
사건이 터지면 다시 날아갈 새사람들을 앉히는 것이 해결책이
아님은 삼척동자도 안다. 
지켜 볼 일이다.

내가 이미 또 다른 다리를 무너뜨리고 있지는않는가도 한번 
돌아봐야겠다.
오늘 내가 저지르는 조그마한, 부조리하고 무책임하고 비이성적인 
일들이 별다른 반성없이 쌓여 나간다면, 내일 한강다리의 붕괴보다 
더 큰 사고가 난다해도 크게 놀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Woodman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