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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SeolRi (자하랑)
날 짜 (Date): 1994년10월05일(수) 20시03분27초 KDT
제 목(Title):   사파리에는 낙타가 안 산다.



꿀꿀..(TM).  키즈에 정식으로 포스팅하는거는 처음이군요. 크카캇.
여기서도 한 번 떠 볼까... 음.  승교수와 최항모군이 있으니 참아야겠징.
그럼... 키즈에도 꿀꿀함의 열풍을 몰아볼까나...

   사파리에는 낙타가 안 산다.

 "귀두산에 낙타가 산다."라는 이문*의 단편이 있다.  여기서 낙타란 무엇인가.
아는 사람은 안다.  등에 봇짐을 낙타처럼 지고서 귀두산을 헤메는 낙타가 있음을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귀두산"이라는 이름이 주는 애매모호함또한  이 소설을 
꿀꿀하게 만드는 요소중의 하나이다.   자, 그럼 여기서 사파리로 출발을 한다.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는데 사파리는 하일*가 떠드는 경마장과는 격이 틀리다.  

  사파리에 가기 위해서는 물론 관람용 차가 필요하다.  맹수들의 발호가 무서우면 
철망이 튼튼히 쳐있는 티코같은 것을 고르면 된다.  이제 시동을 건다. 사파리로 
가는 길은 좁고도 험난하다.   군대군다이 사파리 기경 도중 맹수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까 싶어서 경찰들이 포진해있다.   사파리로 가는 길은 우회전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직진신호를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이때 경찰을 주의해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사파리의 입구에 거의 다 도달했다.  정육점의 불빛이 
휘황찬란히 사파리 전체를 휘감고 있다.  사파리의 전면에는 지저분한 것을 
지우려는 듯 커다란 쇼핑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사파리와 백화점"이라니.
 쇼핑과 사파리 기경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 아닌가.  아, 중요한 
얘기를 빼먹었다.  이 사파리 기경에는 시간이 중요하다.  동물들이 깨어나는 밤 
12시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너무 늦게 가면 피곤에 지친 동물들은 얼굴을 내밀지 
않기 마련이다.   이제 차는 사파리의 입구에 들어섰다.  앞으로 펼쳐질 장엄한 
광경을 생각하면 가슴이 떨려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이제 서서히 동물들이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쇼윈도처럼 생긴 철장속에 다소곳이 이쁜 모양으로 
앉아있는 사파리의 동물들.  그들의 눈동자는 멍한듯 하면서도 잃어버린 자유를 
찾아 헤메는 듯 먼곳을 바라보고 있다.  개중에는 사파리 관람을 하는 관중이 
미운듯, 차에 달려들어 이빨을 드러내며 짖는다.  침을 뱉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미 관중들에 익숙해진듯,  과자라도 달라는 표정으로 사람들에게 
애교를 떤다.  사파리 구경이 한코스정도를 돌고나면 사람들의 흥분은 가라앉고 
전시물에 대한 호기심많이 가중되어 이제 천천히 능숙하게 관람을 하기 시작한다.
  저동물은 너무 크군. 아니 저건 작고 아담한게 아주 귀여워. 애완동물로도 
안성맞춤이겠는데?

  사파리 구경이 거의 다 끝나가고 있다.  관람이 끝날때쯤이면 흥분해서 
동물들에게 달려드는 사람을 구경할 수 있다.  아니, 이미 동물한테 물려서 이빨 
자욱만 남긴채 돌아오는 사람도 어지간히 구경할 수 있다.  그때 쯤이면 관람하고 
있는 것이 사람들인지,  동물들인지가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예쁘고 귀엽게 
생긴 동물에 아주 반한 겁없는 사람들은 동물들에게 직접 자신의 가격을 물어본다.
   ~어흥. 어흥.. 어흥흥...."  (우린 대여료가 비싸. 너같은 애숭이가 상대할수 
있을까?  30분에 4만원만 내라고.  털을 만져주는 정도는 허락하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물의 시세에 놀라지만, 이미 사파리 기경에 맛들여진 그들은 
지갑에 손을 넣어 곰곰히 계산을 해 보기도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귀두산에는 낙타가 살겠지만.
   아직 청량리뒷골목에는 사파리가 없다.  낙타가 사는 사파리가 없다.
  낙타없는 사파리에서 사람들은 열씨미 구경하고, 열을 내고, 싸우고, 버린다.


@자하랑. the Purple W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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