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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pansy (  서 인)
날 짜 (Date): 1994년09월05일(월) 01시44분22초 KDT
제 목(Title): 읽고나서 <기다림>




  
    기다림을 급작스런 자살로 끝내버린 김병장, 뒤늦은 나이에 기다림을 
시작 하는 윤철, 첫눈조차 매마른 눈으로 바라보는 '나'. '나'에게 있어서 
김병장의 죽음은 차라리 그가 그 삶에 충실 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갖고 
있는듯 보인다. 기다린다는 행위가 자신을 위한 건지, 진정한 나의 너를 
기다린다는 건지 생각하게 하는 글이 었다. 

     떠나가는 여인에 대해 기다림도 잊는 것도 아닌 '놔둠' 상태를 갖았던
어쩌면 무감각 할지도 모르는 나는 자살이란 행위로서 기다림을 끝내 버리는 
김병장에 충격을 받는다. 물론 군대란 특이상황이 몰고 갈수 있었다고는 
하지만, 극단적인 자살로 끝내 버리는 기다림이 과연 '위한 기다림'이 었나를 
생각 하는대는 의문이 간다. 두번째, 뒤늦은 나이에 수경을 기다리는 윤철은 
좀 더 진지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세월이 가져다준 여유가 윤철의 기다
림을 좀더 이성적으로 여유롭게 만들수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그 여유란 
미명하에 수경이 아닌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감상에 빠질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기다림이 끝났을 시점에서 '죽음'으로 끝을 
맺어 버린 김병장이 오히려 용감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분이다. 윤철의 기다림
이 수경을 위한 기다림이 었다면 그 만큼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미 
수경의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또는 아무리 눈앞에 있을 지라도) 그런 확신이란
쉽지않을 것이다. 그 확신이 없을때 기다림이란 자기연민이란 사치스런 감정
으로 전락해 버릴 위험이 있다. 자신의 사고를 유보시켜왔던 '나'는 두 기다림
의 관찰로서 서서히, 얼어있었던 자아를 풀기시작한다. 

     이제 방향이 문제인데, 한가지 모호한 상황은 '나'의 현정이란 인물이
군대시절 떠나간 여인인지, 끝에 등장한 현재의 여인인지가 분명치 않았다. 
현정이 지나간 여인이었다면 이제부터 그녀에 대한 기다림을 준비한다는 것
일 수도 있고, 만약 현재의 여인이었다면, 이제 무의식의 기다림은 청산을 
하고 그리움이란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겠다는 건지, 아님 제삼의 해석이 
있는건지, 마지막 세문장이 스토리를 쫓아 왔던 독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글을 읽는 중에 이동재님의 '미셀을 기다리며'가 자연스레 떠오름을 
막을수 없었다. 이동재님의 소설은 600여 페이지 중장편이지만 미셀이란 
여인을 경복궁과 멀지않은 대학로에서 마로니에 공원애서 40대중년의 
노교수가 매일 매일 기다린다는 기본구성이 윤철의 경우와 너무도 흡사
해서 였다. 물론 작가가 이동재의 소설 읽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어쩌면 우리 인간들은 다들 비슷한 경험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묘한 생각이 들었다. hyphen님의 '기다림'은 2 권, 3권 장편으로 
늘려도 될만한 무게를 가졌지만, 난 개인적으로 이런 함축적인 글을 선호
한다. '글늘어뜨림' 들이 감동을 희석시키는 경우 때문이다. 그러나 내용이
많다 보니, 작가가 스토리 전개에 급급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 이야기 
전달은 성공적이었으나, 이글이 짧은 단편이나 수필에 가까운 만큼 단편다운 
활기있는 문체라든가 아니면 수필적 단순한 아름다움같은 문학적 표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글의 표현면에서 보면,  첫눈이 주는 느낌을 '메마름 건조함' 이라고 
해석하는 문장처럼 주인공의 상황에의 적절한 표현이 또 없었을 것같다. 
또 삼청동 길 첫눈에서 군대시절 자신의 회상으로, 김병장의 사건으로 
연결시킨 부분이 상당히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수경의 일기를 발견하는 
부분부터의 빠른 스토리 전개, 그리고 급작스레 정지시키고 한적한 경비
아저씨의 등장은 그두분을 대비 시키는 성공적인 역할을 한 것 같다. 

   
   글이란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비춰지기 마련이므로 물론 나의 의견
들이 객관적 일 수 없고 다만 내게 비춰진 느낌들일 것이다. 스피드가 강한 
음악에서 느낄수 있는 완벽함의 아름다움같은 걸 작자가 언젠간 만들어 낼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글의 군데 군데 에서 느낄수 있었듯이...


                                                   
                                               In the su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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