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outsider (하얀까마귀) 날 짜 (Date): 2003년 8월 5일 화요일 오후 02시 56분 09초 제 목(Title): 몬도가네가 따로없지 http://www.ohmynews.com/article_view.asp?menu=s10100&no=124843&rel%5Fno=1&back%5Furl=&index=6 사진을 보니 애가 참 우울해 보인다. 나라도 그렇겠다. ---------------------- 우리 아이들이 단식에 성공할 수 있을까 10살 창재와 7살 건호의 여름방학 단식 체험 ①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이윤기 기자 ▲ 해뜨기 전에 풍욕을 하는 '창재' ⓒ2003 이윤기 여름방학을 맞으며 아이들과 특별한 체험을 해보기로 하였다. 편식이 심한 큰 아이와 어려서부터 천식을 앓아온 작은 아이의 건강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단식'을 하기로 하였다. 나는 이미 3년여 전부터 여러 차례 단식 경험을 가지고 있고, 몸이 좋지 않던 아내도 지난 겨울에 광주에 있는 민족생활학교에서 한 차례 단식을 하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우리 부부는 한 달에 하루 혹은 이틀 정도 하루 단식을 규칙적으로 하고 있다. 봄 방학 때 아이들과 단식을 하자고 굳게 약속을 하였는데, 아이들 고모가 결혼을 하는 바람에 계획대로 하지 못하였다. 그 뒤 연휴 때마다 여러 차례 계획을 세웠으나 여의치 않아서 결국 여름 방학까지 미루게 되었다. 여름방학이 임박하여 아이들에게 단식을 하자고 했더니, 평소 엄마, 아빠가 집에서 단식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아온 아이들은 별 두려움 없이 흔쾌히 '단식'을 하겠다고 나섰다. 아마 2년 전 여름방학때 '텔레비전 끊기'(오마이 뉴스 기사 참조 '초등학교 2학년 창재의 TV끊기')에 성공한 아이들은 밥을 끊는 일도 너무나 자신 있어 하였다. 관련기사 초등학교 2학년, 창재의 TV 끊기 초등학교 2학년, 창재의 TV 끊기 (2) 단식 일정은 큰 아이가 방학을 시작하는 날부터 3일 동안 '완전단식'을 하고, 이틀간의 예비단식과 4-5일의 회복식을 포함하여 9일 동안의 단식계획을 세웠다. 아이들이 아빠를 보면서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하루 먼저 단식을 시작하여 회복식은 함께 하기로 하였다. 지금부터 연재하는 기사는 7월 25일부터 8월 1일까지의 10살 먹은 초등학교 4학년 큰 아이와 7살배기 작은 아이의 '단식'이야기이다. "깜박 잊고 친구 집에서 떡을 먹었어요" 2년 전 여름방학에 '텔레비전 끊기'를 시도해서 지금까지 비교적 성공적으로 지내는 우리 가족은 이번 단식 역시 잘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며 시작하였다. 토요일에 방학을 시작하는 아이들 일정에 맞추어 목요일, 금요일은 평소 식사량의 절반으로 감식하였다. 일체의 간식을 중단하기로 아이들과 약속하고 학교와 유치원 급식의 양을 반으로 줄여 달라고 부탁한 후 집에서도 저녁식사를 죽으로 바꾸었다. 큰 아이는 학교에서 급식 아줌마에게 신신 당부해서 밥을 적게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하였다. 본 단식을 시작하기 하루 전 금요일 저녁에는 죽 반 공기씩과 '구충제'를 먹었다. 이 때만 해도 아이들은 '밥을 굶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잠자리에 들었다. ▲ 풍욕을 하고 있는 '건호' ⓒ2003 이윤기 작은 아이는 토요일 오전 근무가 끝나는 동안 이모 집에서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잘 참고 있었다. 그런데 방학식을 하러 학교에 간 큰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되었는데도 돌아오지 않았다. 아이를 찾으러 학교에 갔지만 오전 11시쯤 아이들은 방학식을 마치고 모두 집으로 가버리고 학교는 텅 비어 있었다. 오후 3시가 넘어서 집으로 온 큰 아이는 친구 집에서 놀다왔다고 한다. 문제는 친구 집에서 노는 동안 간식으로 준 떡을 먹고 왔다는 것이다. 단식을 시작한 첫 날부터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아내와 의논하여 '마그밀'을 먹이고 아이와 의논하여, 동생이 단식이 끝난 후에 하루 더 단식을 하기로 약속을 하였다. 자신의 잘못을 알았기 때문에 쉽게 하루 더 단식을 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나중에 회복식을 할 무렵에 엄청난 후회를 하게 된다. 본 단식 첫날 오후부터는 본격적인 단식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번갈아가며 장을 불려주는 된장찜질을 2시간씩 하였다. 아이들은 배에 된장을 붙이고 찜질을 하자 냄새를 무척 싫어하였다. 번갈아서 찜질을 하고 오후에는 냉온욕을 다녀왔다. 냉온욕은 찬물부터 시작해서 찬물과 더운물을 1분씩 간격으로 모두 11번을 옮겨다녀 찬물에서 끝내는 목욕법이다. 보통 목욕탕에 가면 더운물이나 사우나에서 땀을 많이 흘린 후에 찬물에 들어가기 때문에 찬물을 차갑다고 느끼지지 않고 시원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렇지만 찬물에 샤워을 하고 첫 번째 냉탕에 들어가는 일은 어른인 경우에도 참 싫은 일이다. 몸 속의 독소를 빼내야 한다는 아빠의 강요에 아이들은 하나, 둘, 셋 하는 신호에 맞추어 냉탕에 몸을 푹 담궜다. 첫 번째 냉탕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차갑다. 이어서 더운물에 들어갔다 찬물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동안 몸이 점점 익숙해져서 나중에는 몸이 개운해지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찬물에서 나갈 때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탕 밖으로 나가지만, 더운물에서 나올 때는 최대한 천천히 몸을 빼내곤 하였다. 큰 아이는 "아빠 냉탕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가고 온탕에서는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다"며 아빠가 시간을 제대로 재고 있는지 확인하려 들었다. 냉온욕을 다녀온 후 저녁 나절에는 '요독'을 제거해주는 각탕을 한다. 42-43도의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이불을 뒤집어쓴 후에 땀이 나기를 기다린다. 한 여름 더위에 각탕기에 발을 담그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일은 적지 않은 고통이다. 작은 아이에게는 땀이 날 때까지 곁에 앉아서 동화책을 읽어주며 함께 각탕을 하였다. 단식을 하는 동안 풍욕, 냉온욕, 각탕, 마그밀먹기, 된장찜질 등을 매일 하였는데, 그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 한 것은 둘째 날부터 시작한 '관장'이었다. 관장은 미지근한 물에 마그밀을 녹여서 항문으로 넣고 약 20분 정도 '변'을 참으면서 장을 불리는 것인데,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 하였다. 아빠가 먼저 관장을 하면서 배변의 '고통'을 참는 것을 보여 주었지만 큰 아이는 항문으로 물을 넣고 '붕어운동'을 시키고 몸을 흔들기 시작한 지 10여 분이 지나자 얼굴이 빨갛게 변하면서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이 되었다. 항문에 힘을 주고 힘껏 참으라고 했지만, 결국 3분여를 남기고 '실수'를 해 버렸다. 작은 아이는 의외로 첫 날의 관장을 쉽게 했다. 두어 번 변통이 왔지만 잘 참고 있다가 화장실로 갔다. 사실 어른의 경우에도 관장을 할 때 느끼는 변통을 참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이 화장실에서 변을 보고 난 후에 변기를 보고 오도록 하였다. 아이들은 한결 같이 "냄새가 지독해요", "색깔이 이상해요"하고 대답하였다. 단식을 하면서 관장을 하고 화장실에서 변을 보면, 마치 예전에 사용하던 재래식 화장실을 푸고 나서 처음 화장실에 갔을 때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한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난생 처음 자신의 몸에서 나온 '변'을 통해서 그 냄새를 맡게 된 것이다. 나는 이 때다 싶어 놓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그 동안 먹은 음식들의 일부가 '똥'으로 다 나오지 않고 몸(장) 속에 남아서 썩어서 이런 냄새가 난다고 일러 주었다. 특히 창재처럼 야채를 싫어하고 육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장에 더러운 찌꺼기가 훨씬 많이 끼게 된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두 달 전쯤에 변비를 심하게 앓은 적이 있는 창재는 무슨 말인지 쉽게 알아 들었다. 야채를 싫어하는 요즘 아이들은 섬유질 섭취를 적게 하기 때문에 변비에 걸리기 쉬운데, 이 때가 먹거리 교육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다. 창재 역시 지난번 변비에 걸렸을 때 심하게 고생을 하면서 여름방학이 되면 단식을 하기로 약속하였던 것이다. 대부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입이 좋아하는 음식이고, 입이 좋아하는 음식들은 장에 찌꺼기를 많이 남긴다. 첫날 아이들과 함께 새긴 교훈은 "입이 좋아하는 음식은 장이 싫어한다"였다. 아이들은 "아빠 내일은 '잘 먹고 잘 사는 법' 비디오를 봐요"라고 한다. 내일은 된장 찜질을 하는 동안 지난해 모 방송사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잘 먹고 잘 사는 법' 비디오를 보기로 하였다. 그래도 단식 첫날에는 아직 밥 먹던 힘이 남아 있어서 비교적 씩씩하게 잘 해나갔다. 밤에는 풍욕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빛이 어둠이고, 어둠이 빛이라면 @< 달은 커다란 검은 구멍일테고 //) 까마귀 날개는 은빛처럼 반짝이리. `//<_ 하얀까마귀 그리고 내 사랑 그대는 죄악처럼 어두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