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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
날 짜 (Date): 2003년 7월 22일 화요일 오후 07시 00분 15초
제 목(Title): Re: 먹거리/먹을거리 (추가해서 새로 올림)


        '먹거리'란 단어가 어느 먹물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던 때엔
        '먹거리'를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그 말을 처음 듣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그 말에 의아해했습니다. 전 '먹거리'가
        처음 만들어질 때에 이미 틀린 말이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므로,
        때거리의 예가 그 논의와 별로 다르지 않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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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들어질 때가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지만 제가 먹거리라는 표현을 처음

들었을 때 참신하고 괜찮은 신조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신조어니까 굳이

따지자면 '틀린 말'에 속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죠.) 무엇보다도 그 어감이 저의

운동권 취향에 적합했기 때문일 겁니다. 전혀 의아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저같은 사람은 사강옹께서 정의하신 '상당수'에 못 끼게 될 거 같지만요.


        '땔거리'와 '때거리'가 다른 뜻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합의사항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몇몇 개인이 지네들 멋대로
        '땔거리' 대신 '때거리'를 쓰는 것은 어법에 '틀린 말'이라고 하는
        것이고, '먹거리'의 시작 역시 그와 다르지 않다는 것인데, 그게
        어째서 상관이 없다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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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몇몇 개인이 지네들 멋대로' 사회적 합의 사항을 깨뜨리는 과정을 통해

사회는 어휘를 늘려 갑니다. 저는 그러한 '사회적 합의 사항 씹어주기'를 꽤나

유쾌하게 생각하는 축에 속합니다. 그래서 저에게만 상관없는 것인지도...


        그러므로 '먹을거리'를 표준말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먹거리'란
        말을 퍼뜨리려고 했던 이들이 했던 것에 견줄 만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10여 년 후쯤엔 지금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게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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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 쓰지 말라고는 안 하신다면서 어떤 류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인지

짐작이 안 가는데요... 그리고 저 역시 '그 말을 퍼뜨린 사람'에 속하긴 하지만

별 생각 없이 먹거리라는 말을 즐겨 쓴 이외에 지금 사강옹의 열정에 견줄 만한

'노력을 기울인' 기억은 전혀 없는데요... (단순가담자 내지는 부화뇌동자였기

때문인가?)


        그리고 기존의 어법에 위배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또 다르므로,
        '먹거리'의 예는 '짜장면'과 같은 예들과는 또 다르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므로 전 아직은 '먹거리'를 통용어로 쳐주지 않으며, 저와 같은
        생각인 학자들과 일반인들이 적지 않게 있는 것으로 느껴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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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후에 먹거리가 표준말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어떨지 내기라도 해볼까요?

^^;


        저는 처음 들었을 때에 쉬이 뜻이 통하지도 않았던, (기존의 어법에
        잘 맞는 기존의 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어법에 맞지도 않는
        억지말을 만들어 내어 그것을 퍼뜨리고자 한 이들과, 그런 일을
        보면서도 그건 바른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데에 소홀히 한
        국어학자들과, 그러기는 커녕 '먹거리'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말인
        것처럼 오도한 엉터리 국어학자들을 같잖게 생각하거나 경멸하며,
        그런 엉터리 말이 마구잡이로 퍼지는 것을 싫어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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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명쾌하군요. 저를 경멸하시고 저의 언어 습관을 싫어하시면 되겠네요.

그것으로 저나 사강옹이나 서로 불만이 없을 듯. ^^;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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