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sagang (카밀라빠돌) 날 짜 (Date): 2003년 7월 16일 수요일 오후 08시 41분 54초 제 목(Title): Re: 먹거리/먹을거리 >낱말로서는 ‘먹을 거리’보다 ‘먹거리’가 간결해서 좋다고 생각했다. 꼭 '먹을 거리'라고 띄워야 하는 것만은 아니고 '땔거리'처럼 '먹을거리'로 써도 되지 싶은데, 대체 '먹을거리'가 뭐가 어때서 의미전달이 더 확실한 그것을 버려야 한단 말인가? 지 생각에 좋으면 좋은 건가? 선생님보다 쌤이 간결하니 쌤으로 하자고 하지 그래? >‘먹거리’는 경상·전라 지방에서 써 온 말임을 확인했고, 멋대로 함부로 씨부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드는군. 난 그런 자료는 듣도 보도 못했다. 근거 좀 보여 도. > 또 한글학회 등의 >학자들에게 물어서 낱말 짜임새로 보아 조금도 손색이 없다는 인정도 받았다. 훗~ 어디서 학자연하는 또라이 몇몇이 헛소리를 했는지 모르지. 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1999)이 ‘먹거리’를 ‘먹을 거리’ 의 잘못으로 처리했다는 것만 보아도, 그렇게 인정하지 않는 학자가 대부분이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선생은 그로부터 20여년, 종합적인 식량 개념에 맞는 우리말 ‘먹거리’를 살려 >쓰는 운동을 펼쳤다. 그 노력으로 이 말은 국어사전에도 실리게 되고, 언론에도 >널리 알려져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소위 언론인이란 것들이 아무 생각 없이 마구잡이로 몇몇 개인의 기호에 놀아난 것을 조롱할 일이고, 그렇게 마구잡이로 퍼트린 것을 질책할 일이다. 또 아무 말이나 함부로 표준어로 취급한 몇몇 엉터리 국어사전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이 ‘먹거리’를 못마땅히 여기는 국어학자들이 있었다. ‘국거리, >땔거리’ 따위와는 달리 ‘먹거리’는 움직씨 뿌리에 이름씨가 붙는 형식의 >말이어서 어색하다는 것이었다. 제대로 된 국어학자라면 다 그랬을걸? >그러더니 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1999)은 ‘먹거리’를 ‘먹을 거리’의 잘못으로 처리해 >버렸다. 국립 기관의 표준이 하루아침에 수십년 쌓아 온 뜻있는 이의 노력을 >무너버린 것이다. 헐~ 잘못을 잘못이라 하는 사람들은 뜻없는 이고, 잘못을 주장한 사람은 뜻있는 이란 말인가? 그리고 '무너버린'은 대체 어느나라 말이냐? '사전편찬인' 조재수씨의 사전엔 '무너버리다'란 말도 있나? >‘먹거리’처럼 움직씨 뿌리에 이름씨가 결합한 낱말은 많이 있다. >‘걸그물·깎낫·꺾쇠·누비옷·덮밥·먹자리·붙장·익반죽·접부채·접의자· >접칼·호비칼 >…’ 따위가 그렇다. ~할(~을, ~ㄹ) 거리의 '거리'는 그런 예들에 나온 독립적으로 쓰이는 명사들과는 다른 성질을 가지는 의존명사이다. 꼴리는 대로 가져다 붙이면 단 줄 아나 본데 웃기지 마시라.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다른 글이 있으니 밑에 붙여주마.) >뿌리 내린 ‘먹거리’를 꼭 그렇게 죽여야 할까 누구 마음대로 뿌리 내렸는데? 니 꼴리는 대로? 그게 뿌리내린 거라면 '쌤' 도는 '샘'도 뿌리 내린 거니 살려야 하겠군 그래? 그러고 싶으면 너나 그래라. 난 그 말 처음부터 듣기 싫어했고 안 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글을 쓴 적도 있고, 그보다 수 년 전에도 지금은 없어진 아이비 등에서 그런 글을 쓴 적도 있으며, 학자가 아니라도 나처럼 생각하는 나와 같은 일반인들도 무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sagang (그대의무엇) 날 짜 (Date): 1997년11월27일(목) 04시34분14초 ROK 제 목(Title): Atreyu님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받아들여진 말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은 약속입니다. 그 약속을 어법이라고 하죠. 새로운 말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그 말은 기존의 어법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는 그러한 말일 경우에야 그 말은 '바른 말' 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먹거리'란 말은 기존의 어법으로 보면 '먹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재료' 나 아님 그림이님의 해석처럼 '먹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 거리' 를 나타내는 말이 됩니다. 한편, '거리'를 써서 먹는 것을 나타내고자 할 때에는 <먹을 거리>라고 하는 것이 어법에 맞는 바른 말이 됩니다. 동사의 어근이 명사 등으로 독립적으로 사용되어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사의 어근과 '거리'가 합성되어 사용되어진 예를 찾아볼 수 없고, 그런 경우엔 모두 "X할 거리'나 'X을 거리' 또는 'X+ㄹ 거리' 등의 형식으로만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싸다'라는 동사와 '거리'를 합성할 경우 '싸다'라는 동사의 어근이 독립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므로 '쌀 거리'라고 표기되지 '싸거리' 라고 하지는 않죠. (만약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붙일 거리'를 나타내는 접착제 대신 '붙거리'라고 한다던지 또는 '쌀 거리'를 나타내는 포장지 등을 '싸거리' 라고 하자는 식의 이상한 표현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입니다.) '좋아할 거리'/ '쌓을 거리', '담을 거리', '입을 거리','이을 거리'/ '괼 거리', '받칠 거리', '붙일 거리' 등 무수히 많은 거의 모든 다른 예들이 이러한 법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갈 거리'와 '놀 거리' 등 처럼 동사의 어근 자체가 'ㄹ'을 받침으로 가질 때를 제외하곤 말이죠.) 이처럼 '먹다 + 거리'의 경우도 '먹을 거리'라고 해/왔/고/, 그것이 맞는 용법입니다. 즉 '먹거리'를 '먹을 거리' 대신에 사용하는 것은 틀린 용법일 뿐더러,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먹거리' 그 자체는 '먹을 거리'와는 전혀 다른 뜻을 가진 별개의 말로서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른 말을 사용하자는 주장이 어떻게 '지식의 과시'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말을 좀 더 아끼고 사랑하고자 하는 노력을 그렇게 폄하하는 것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어떤 것에 대한 열등의식의 표출일 뿐입니다. 남보다 조금 많은 지식을 가졌다는 것이 자랑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남이 가진 지식 한 쪼가리를 자신이 못가졌다고 해서 부끄러운 일도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르는 것은 배우면 되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하고자 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또 '먹거리'란 말을 쓰는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죄책감을 심어준다"고 하셨는데요, 틀린 말인지 모르고 사용한 것에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언론인의 경우는 깊은 반성을 해야한다고 봅니다만, 요즘은 일부로 '먹을 거리'라고 말하는 방송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느껴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른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서도 고치려고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한다거나 아님 아예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思 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