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zeo (ZeoDtr) 날 짜 (Date): 2002년 12월 17일 화요일 오전 10시 43분 55초 제 목(Title): 안기라스 어제. 회사 임직원들 사이에 감정적인 문제가 있어서 어줍잖게 중간에서 의사소통 창구 역할을 하게 되었다. 내 성향이 그래서 그런지 직원들의 주장에 더 동조하는 편이고, 나 역시 다른 임원의 태도에 감정을 상해 있던 터라 그쪽 편이 되기 힘들었는데, 어쨌든 공식적인 입장은 임원이므로, 의사에 반하는 얘기도 좀 해야 했고 (스스로 그걸 찬성한다는 식의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실실 웃으면서 농담도 할 수 밖에 없었다. 일은 결국 그냥저냥 넘어가게 됐다. 그런데... 저녁쯤 되니까 허리가 - 정확히는 등뼈와 골반이 만나는 부분 근처가 - 아프기 시작하는 거다. 나아가서 무릎 관절까지. '제기랄, 또 이러는군.'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생물과 상대할 때는 신경을 많이 써도 괜찮은 편인데, 생물 - 특히 사람 - 을 상대할 때는 이렇게 되는 거다. 한두 번이 아니라 이제 익숙해졌지만... 딱 신경 거슬릴 만큼 쑤셔오는 등뼈를 느끼며 앉아 있자니, 혹시 나한테는 사람을 상대할 때 작동하는 보조 두뇌가 그 근처에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이없이 작고 성능은 떨어지는데, 때에 따라서는 어쩔 수 없이 무리하게 동작하다가 과열되어 고장나 버리는... [주]안기라스: 특촬물 '고지라' 시리즈에 등장하는 괴수. 안킬로사우르스의 변종이며, 두뇌가 몸 여기저기에 분산되어 있어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재빠른 동작이 가능하다. [참고] 공룡은 신경 전달 속도에 비해 몸집이 너무 커서, 꼬리에 자극이 있을 때 그것이 몸 반대편 끝에 있는 뇌에 전달될 때까지의 시간이 몇 초가 걸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안기라스의 설정은 일면 설득력이 있다. ZZZZZ "Why are they trying to kill me?" zZ eeee ooo "Because they don't know you are already dead." zZ Eeee O O ZZZZZ Eeee OOO - Devil Doll, 'The Girl Who Was...Dea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