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String (도겟 요원) 날 짜 (Date): 2002년 10월 6일 일요일 오후 12시 15분 12초 제 목(Title): Re: 가설을 먹고 자라온 양자역학 - Quantum Mechanics is working well. 양자역학은 영구기관 개발자들이 1,2년 동굴에서 연구(?)하듯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혹독한 검증과정을 이미 통과했으며 그 이론의 토대에는 자연, 특히 미시세계에 대한 많은 관찰과 실험이 있습니다. 과학이론은 범접할 수 없는 최초의, 혹은 유일한 논리 위에 세워지는 것이 아니며, 어떤 현상을 설명하고 그 이론을 사용해서 또 다른 자연현상을 예측할 수 있으면 그만입니다. 논리는 유용한 가설이 세워진 이후에 적용됩니다. 양자역학이 가설만을 먹고 자라났다면 자연이란 부모는 양자역학을 이미 내다버렸을 것입니다. 만약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면 기존의 이론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이론을 첨가하는 방법으로 과학은 발전합니다. 다만 양자역학이란 놈이 낯선 이유는 그 행동양식이 우리의 실생활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죠. 행성의 운동, 야구공의 궤적, 보일러 등과 같이 우리와 가까이 있는 것들을 다룰 수 있는 뉴튼 역학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뉴튼 역학과 양자역학 모두 같은 과학적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사기를 치는 게 아니지요. 누군가가 "양자역학을 이해하려면 '양자역학적'으로 생각하라" 라고 말한 게 생각납니다. 예상치 못한 관측결과에서 느끼는 당혹감은 사실 고전역학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예를 들어 수성의 근일점 옆돌기 오차는 뉴튼의 할애비가 와도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상대성 이론을 첨가하면 그 작은 여분의 오차는 깨끗하게 사라집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원하는 오차범위에서 고전역학은 하나의 훌륭한 기술 방법입니다. 그러면 미시세계에서는? 고전역학은 수소 원자 안의 전자의 운동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고전적인 방법으로는 전자가 가지는 에너지를 계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양자역학은 정확하게 실험값과 일치하는 계산값을 줍니다.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학부 때 영자역학을 배운 분들은 13.6 (eV) 이라는 숫자에 친숙할 겁니다. 이것은 수소원자의 바닥에너지 값인데 이 값의 산출에 들어가는 상수들은 h(플랑크 상수), m(전자질량), e(전하량) 등으로 실험값을 때려 맞추기 위한 임의의 파라미터는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쉬뢰딩거 방정식은 고전역학의 파동 방정식과 닮아 있습니다. 차이는 물리량이 오퍼레이터(연산자)로 표시된다는 것입니다. 그 연산자의 형태는 아주 간단하지만 결과는 많은 차이를 가져다 줍니다. 그 연산자 사용의 정당성은 자연이 판단하며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불만 없이 사용합니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양자역학은 잘 작동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하나의 과학이론으로 신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Examples 양자역학의 가장 큰 승리 중에 하나로 주기율표를 들 수 있습니다. 이전의 주기율표는 경험적 데이터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양자역학이 만들어지고 나서 주기율표는 이제 정량적으로 설명 가능했을 뿐 아니라 전자껍질에 대한 완전한 지도를 알려 주면서 그 화학적 성질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스핀은 완전한 '양자역학적' 개념입니다. 스핀은 실험으로 먼저 알려졌으나 참으로 신기하게도 전자스핀은 쉬뢰딩거 방정식에 상대론을 고려한 디랙 방정식에서 이론적으로 계산되어져 나옵니다. 만약 스핀에 고전적인 각운동량 개념을 도입해 계산하면 말도 안 되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모두가 지니고 있는 마그네틱 카드는 물질의 스핀을 한 방향으로 모아 자기화하는 방법이 응용 된 것입니다. 핵 스핀의 공명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MRI 가 그것이죠. 위에 레논님이 예로 드신 STM(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은 양자역학 효과가 멋있게 나타나는 터널링 효과를 이용한 것입니다.(터널링 효과는 보통 양자역학 교재 맨 앞쪽에 나옵니다.) 트랜지스터에 쓰이는 반도체의 물성은 양자역학을 가지고 설명합니다. 컴퓨터에 들어있는 IC칩 하나는 수백만개(?)의 트랜지스터를 모아 논 것이죠. 양자역학의 응용 예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물론 불확정성 원리등에 대한 골 아픈 논의는 이런 예와는 거리가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양자역학이 인간을 달에 보내주었다고 감히 말하겠습니다. - Mathematics 수식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의외로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이 쓰레드의 시작이 된 글에 등장하는 많은 용어들, 예를 들면 Diagonalization (행렬 대각화), Orthonomality (직교정규화) 등은 순수하게 수학적 용어이지만 이것들이 양자역학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미 100여년(?) 전에 수학자들이 만들어 논 Special Function들의 급수해가 양자역학 문제들의 해가 된다는 사실은 약간 불만이긴 하지만... 순수 수학이 물리세계를 어떻게든 표현한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에드워드 위튼이 필즈상을 탔다지요? 개인적으로 스타디를 한다면 수식 없이 개념설명만 잔뜩 있는 책은 비추천입니다. 책을 다보고도 나중에 남는 게 없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개념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