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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elfie ()
날 짜 (Date): 2002년 8월 25일 일요일 오전 03시 14분 35초
제 목(Title): 미안해.


 밤에 1시간 반쯤 전화하다가 (경기도 - 대전간 시외통화) 자꾸만 이야기가
 길어지길래 이쯤에서 마무리 해야겠다 싶어서 전화를 끊었다. 그랬더니 한 
 4통쯤 핸폰으로 전화가 걸려오는 것이다. 안받았다. 대화는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기에. 그랬더니 문자가 날아왔다. "나를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니.."

 그는 나보다 어리다. 그런만큼 쉽사리 마음을 다친다. 그렇다고 해도 화를 
 내지않고 제법 차분하게 말하지만 그애의 목소리의 떨림을 감지할 수 있다. 
 그래서 더 미안하고 마음 아프다. 몇번이고 미안하다고 했지만 그것으로는
 화가 풀리지 않을 게다. 그래도 그는 화를 내지 않는다. 

 그는 나를 다루는 법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강하게 압박할수록 스프링처럼 
 튕겨오르지만, 부드럽게 타이를수록 차츰 맥을 못추고 굴복하게 되는 것을.
 내 마음의 역설, 나도 몰랐었던 마음의 모순점을 그는 꿰뚫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길들여지는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즐거이 허락한 내 작은 굴레에. 


 
                                   Someday you will come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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