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serong (룰루랄라) 날 짜 (Date): 2002년 7월 3일 수요일 오후 12시 23분 14초 제 목(Title): Re: 인체 신비전 관람기. 원래 여행을 다녀도 뭘 글로 잘 안남기고 일기도 안끄는 체질이었는데, 이 전시회는 2001년 2월에 베를린에서 가보고 그 당시 어린마음에 충격이 좀 있었는지, 친구들하고 얘기하는 보드에 그 때 주절주저리 올린 글이 있어 여기에 한번 올려봅니다. 음...그 보드 죽었어요. 요즘...흑흑. 그때는 한국에서는 절대 못열린다 생각했는데, 열린다니.... ---------------- 지난 토요일 거의 1년을 벼르던 전시회를 다녀왔다. "Koerperwelten" 한국말로 번역하면 "인체의 세계" 가 된다. 내가 그 전시회에 대해 알게 된 건 작년 4월경으로 기억된다. 출장을 다녀온 내 이곳 Boss가 이 전시회에 다녀왔다며 영어판 Brochure를 가져다 주면서 정말로 흥미진진한 전시회라고 소개를 해 주었다. 가져다 준 Brochure 표지에는 모든 가죽이 벗겨진 사람이 자기 가죽을 들고 있는 모습이 있었다. 죽은 사람들을 가지고 Plastination 이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인체의 곳곳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전시회라는 것이었다. 이 Brochure와 너무나 진지하게 설명해 주던 그 아자씨의 모습에 나는 그 때 너무나 질려버렸었다. 죽은 사람을 Epoxy등으로 처리하여 좌에서 우로 앞에서 뒤로 위에서 아래로 2~3 cm간격으로 주르륵 잘라서 구석구석 볼 수 있다는 얘기에 마음속으로 "정말 독일놈들은 끔찍한 놈들이다. 그 동안 못 느꼈었는데, 히틀러의 후손들이라 다르구나…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하지?" 그리고 잠시 독일 온 것을 후회했었다. 그 boss는 보기도 끔찍했고…. 그 전시회가 독일 Koeln, Manheim 등등에서 있었고 이미 일본, 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 성황리에 전시회를 했었다고 한다. 거기에 대한 나의 반응은 스위스를 빼고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나라들이다. 일본도 그 시절 "마루타" 라는 인체를 대상으로한 갖가지 끔찍한 짓들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독일 나치에 비해서는 세상에 하나도 안 알려졌다고 보이지만…). 암튼 작년에 boss에게 그 전시회에 대해 처음들었을 때는 너무 놀라고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무서워서 아무말 못했지만, 이번에 베를린 전시를 한다고 주변사람들이 얘기할 때는 내 생각을 얘기했었다. 이런것이 대중적으로 용납되는 것은 독일과 일본 같은 나라에서나 가능할 얘기다…등등. 이에대한 내 주변 독일 사람들의 반응은 "흠…글쎄. 그럴지도…" 정도 였다. 암튼 벼르고 벼르던 전시회를 토요일 밤에 갔다. 밤 11시까지 마지막 입장이라 해서 9시 반쯤에 갔다. 느지막한 시간인데도 사람이 꽤 많아 입구에서 30분 정도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그 동안의 보도내용등을 보여주고….암튼 해설 핸드폰을 빌려서 전시장에 들어섰다. 전시장에서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조용하고 숙연한 분위기 였다. 정말 가지각색으로 처리한 인간의 body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주제별로 정리가 되어 있어서, part 1은 뼈, part 2는 근육, part 3는 신경체계, part 4는 소화기, 그리고 혈관체계, 소화기관 등등….을 보여주기 위하여 모든 부분이 제거 되고 신경만 혹은 혈관만 남겨진 신체, 사람을 그대로 앞에서 뒤로, 혹은 옆으로 5 cm정도 폭을 가지고 슬라이스하여 늘어놓은 것들….모든 인체 장기를 3차원적으로 부풀려 1사람을 거의 5m X 5m X 5m 정도로 부풀린 공간 예술(?), 말을 타고 있는 사람들 말과 함께 그대로 껍질만 벗겨놓은 상, 임신한 여자를 그대로 배를 갈라놓은 것 (이게 꽤 많더라고), 태아의 2주부터 산달까지, 가지가지의 기형아들……이렇게 말로 하니 정말 초 엽기적이군… 암튼 글이 계속 길어지네…그날 전시장에서 나는 너무 너무 열중해서 본 것 같고…그 이후로 앓아누웠다. 일요일은 기운도 없고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고….오늘은 연구소를 오느라고 나왔는데, 길가는 사람들이 그 slice된 사람들하고 자꾸 매치가 되어서 정신이 아직도 혼란스럽다. 아직도 그 slice된 뚱뚱한 아저씨 몸의 문신과 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이 전시회에 관한 도덕적인 논쟁은 아직까지 그치지 않고 있지만, 몇몇 독일 사람들 얘기처럼 어차피 병원에서는 죽은 사람들을 가지고 별별 짓을 다하는데, 이렇게 일반사람들에게 공개하여 교육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더 좋지 않느냐는 등등…의 얘기가 많다. 전시장의 출구에는 방명록 (이렇게 사람들이 열성적인 반응을 보인 방명록은 처음봤다) 과 나중에 자신이 죽으면 이 전시용으로 사용해도 좋다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는 코너도 있었다. 분명히 나의 이 전시회에 관한 의견이 다녀온 후로 많이 달라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 정리가 안된다…좋다 나쁘다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에는 이런 전시회 절대 못 연다고 생각이 든다…."한니발"도 처음엔 수입금지, 나중엔 이빠이 짤려서 개봉한대매... 다음의 homepage를 들러보면 전시회랑 plastination이란 특수처리 방법을 잠시 볼 수 있을 듯…하지만 이것도 장사라 그런지 홈페이지에 사진들은 안 올려놔서 brochure 표지를 scan한 것을 여기 올린다. http://www.koerperwelten.com/ http://www.plastinatio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