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elfie () 날 짜 (Date): 2002년 5월 19일 일요일 오전 11시 34분 25초 제 목(Title): 학생들의 자살. 남녀 동반 자살.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난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이지만 막상 추도식이 열리던 아침에 우울해지는 건 마찬가지. 그들의 담임들은 거의 며칠동안 죄인마냥 그늘진 표정이였다. 남겨진 자는 떠난 자로부터 마음의 짐을 고스란히 넘겨받고 살아가야 하는 건지. 그들에게 기생하던 슬픔은 그 숙주를 죽이고서야 겨우 잠잠해졌다. 그들이 죽던 밤은 평소처럼 달콤하고 평안했을 터.. 꽃이 숨지는 소리는 세상의 잠을 깨울 수는 없을 것이고 그 소리는 한숨보다도 나지막하기에 어두움을 더 짙게 드리우기만 했을 것이다. 그애들이 꽃잎처럼 옥상에서 몸을 던지던 밤은 그저 다른 날보다 좀더 어두웠을 뿐이다. 여자애는 아버지에게 맞고만 살았다. 학교까지 와서 아이를 끌고 가시던 잔인한 아버지였다. 그애 담임은 학생의 아버지와 한판 붙을까도 했지만 남의 가정사에 말려드는 건 아니라는 아내의 만류에 참으셨단다. 부모가 자식을 때려 죽이진 않았어도 이것은 분명한 살인죄이다. 그렇지만 친히 신고해야 할 딸자식은 제 모진 운명을 탓하며 질긴 목숨줄을 끊어버렸다. 자식보고 죽으라고 어두운 밤에 등 떠밀었던 애비는 어느 지옥에나 갈까. Someday you will come tr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