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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guest (aurin) <163.152.69.127>
날 짜 (Date): 2001년 10월 26일 금요일 오후 01시 15분 34초
제 목(Title):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가'라는 의문문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랑해'는, 단지, 
'사랑하지 않아'라는 대답을 들을까봐 두렵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자기 방어와 
같을 뿐이다



-'사랑해'라고 발음되기까지 나의 뇌기관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거듭하며
발화할 것이냐 말 것이냐 머뭇거렸고 결국 이렇게 
'사 랑 해 '라고 말했을 때 
나는 비록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하더라도 그 사실에 대하여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때 '사랑해'라고 말한다. 

'사랑해'는 절대로 일방적인 감정이며 상대는 나의 '사랑해'를
백퍼센트, 완전히 다 느낄 수 없다.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그가 다 안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그래서 나의 '사랑해'는
일방적이며 네가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가 없는
나만의 달콤한 감정일 뿐이다. 때때로 네가 나에게 '사랑해'라고 말할 때
나는 아마 네가 기분이 좋거나 견딜 수 없이 내가 그립거나 
혹은 내게 무어라도 말하고 싶다고 그렇게 여기기로 했다. 

그런데 이 '사랑해'라는 감정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긴가민가 어렴풋해지는 감정이고 더더욱 이런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체념하기 더 쉬워진다. 
그래서 결국은 '사랑해'는 사막의 신기루라고 치부해버리고
일상속으로 돌아가 전쟁처럼 하루를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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