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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ricky (risky)
날 짜 (Date): 2001년 5월 30일 수요일 오전 10시 44분 47초
제 목(Title): 나도 아내가 있었다.


  중학교때 단짝이였던 여자애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아내라고 하니까
  우습지만 정말 당시에는 서로 절친한 -_- 커플이였던 것이다. 그애말로는
  자기가 많이 의지했다나?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그 말이 맞겠지.

  그리 특별한 면이 있던 친구는 아니다. 굳이 묘사하자면 남들보다 불행한
  아이였다. 아마도 그 이유때문에 그토록 오랫동안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린 마음에도 그대로 두고 떠날 수가 없었거든.

  묘한 책임감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애의 불행을 일부라도 지워줄 수 
  있었을 리는 만무하다. 나 나름대로 심각한 사춘기를 앓고 있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애 곁에 있어야 했다.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부여한 
  의무감이였을 것이다.

  그애를 힘들게 했던 것은 - 아마 자신도 몰랐겠지만 - 자신의 민감성이다. 
  극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일도 잦았다. 그가 보기에
  나같이 自己愛로 충만한 존재는 신기하기 그지 없었을 것이다. 

  우리들은 서로에게 거울로 보이는 좌우대칭형같은 존재였다. 사실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친구를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애의 민감함은 
  내게 없는 묘한 특성이기도 했다. 

  사실 자기애로 충만한 사람은 외계에 관심 없다. 그렇게 지독히 폐쇄적인 
  내게 호기심을 갖고 먼저 다가왔던 친구야말로 최초의 우호적인 외계였다.

  지금은 시집가서 행복하게 살고있다. 전에 나만이 알아챌 수 있던 그늘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그 특유의 깨질 것같은 불안을
  내심 그리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절대로 되살려낼 수 없는
  미숙함의 징표였던 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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