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soliton (김_찬주) 날 짜 (Date): 2001년 5월 9일 수요일 오후 05시 04분 07초 제 목(Title): 술이란 무엇인가.. zeo님의 술에 대한 글을 읽다가 경악했다. 마치 내 머릿속의 생각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소한 차이가 있다면, zeo님이 술을 안마시는 이유가 "맛이 없서서" 라지만, 내가 술을 안마시는 이유는 "목에서 넘어가지를 않아서"라는 것 정도.. 맛이 없어도 그럭저럭 참고 넘길 수만 있다면 그까짓 것 얼마든지 마셔줄 수 있을텐데.. 나에게 있어서 술이란, 인간들이 그저 어떻게든 마약의 일종인 알코올을 몸 속에 쉽게 집어넣으려고 머리를 쥐어짜다가 만들어낸 것일 뿐이다. 알코올이 몸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지더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는 되었는데 이 알코올이란 놈은 냄새와 맛이 워낙 독해서 정상적으로는 목 속으로 넣을 수가 없거든.. 그래서 이런 독한 맛을 어떻게든 약하게 해보려고 온갖 종류의 사기를 친다. 이 균, 저 균 집어넣어 발효도 시켜보고 애꿎은 과일이나 곡식도 좀 넣어보고 그래서 알코올의 본래 맛을 다른 맛으로 덮어 씌워 사기를 쳐놓은 것이 술인데 얼마나 그럴듯하게 잘 쳤느냐에 따라 술의 종류의 등급이 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걸레는 빨아도 걸레일 뿐, 알코올 맛이 어디로 도망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많은 인간들은, 말하자면 술에 대해서 몇가지 집단 세뇌에 걸려있다. 1. 술이란 알코올을 몸에 넣으려는 궁여지책이란 사실을 가끔 망각하고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고 착각한다. 2. 본래 술이란 먹지 못할 알코올을 간신히 목에서 넘어가게만 해놓은 정도로 자극이 심하고 맛없는 액체인데 술 자체가 맛있기 때문에 마신다고 착각한다. 3. 어떤 술의 맛이 좋다고 할 때 그건 어디까지나 여러 술 중에서 그것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뜻임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기준에서 맛이 좋은 것처럼 착각한다. 이렇게 착각하는 것이 이유가 있긴 하다. 처음에는 맛이 없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마시면 몸에 들어간 알코올로 인해 판단이 무디어지고 기분이 좋아지거든.. 그 좋아진 기분 때문에 맛까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런 일이 익숙해지면 학습에 의한 조건 반사가 일어나서 술을 마실 때 맛이 좋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술을 좋아하는 인간들도 술이 본래는 맛이 없는 것이며, 그래서 자기네들이 못먹을 것을 먹고 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는 알고 있다. 이런 일종의 피해의식의 발로가 바로 세뇌를 당하지 않고 정신이 멀쩡한 인간에 대한 공격이다. 술자리에서 그들에게 어떻게든 술을 먹여보려고 온갖 회유와 협박을 다하는 것도 사실은 자기네만 고통을 당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전통인 것이다. 그리고는 억지로 마시게 하여 공범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물론 알다시피 이런 전략 (혹은 생존 본능)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우선 본질적으로 마약과 별로 다를 것이 없음에도 마시는 인구가 많아지니까 다른 마약과는 전혀 다른 대접을 받고 있지 않은가. 사회의 가치가 머리수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모름지기 아직까지 주위의 회유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인간 본연의 미각을 잃지 않은 정상적인 인간들은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그리고 집단 세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다른 인간들을 불쌍히 여기고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설령 그래서 누군가가 자기 머리 위에 피자를 만든다고 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