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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zeo (ZeoDtr)
날 짜 (Date): 2001년 5월  9일 수요일 오전 10시 26분 23초
제 목(Title): 술이라...


내가 성인이 되고서도 배우지 않은/못한 수많은 것들 중 하나. 술.
(또 하나는 담배. 그래도 섹스는 결혼하면서 배웠다.)

일단, 맛이 없다. 이게 치명적이다.
어렸을 때 포도주를 포도쥬스맛인 줄 알았다가 그 찝찔한 맛에 경악한
기억이나, 미싯가루같아 보이던 막걸리에서 그렇게나 쉰내가 난다는
사실에 치를 떨었던 기억의 영향인지...
어정쩡한 찝찔한 맛의 (물론 국내산 일반) 맥주.
비닐 내지는 플라스틱 맛이 나는 소주.
정말 짠 (싸구려?) 포도주.
그냥 알콜... 양주.
막걸리... 생각하기도 싫다.

내 공식 종교는 기독교이기 때문에, 술을 안 한다는 말을 들으면 대뜸
종교 때문이세요?라고 물어 온다. 그 경우,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친근하게 느끼느냐에 따라서 - 또 정치적인 문제가 없느냐에 따라서 -
대답이 달라진다.
어쨌건 정답은 '맛이 없어서'다.

그리고, 부작용.
맥주의 경우, 갈증을 풀어준다지만 내 경우는 오히려 먹고 나면 갈증이
심해진다. 없던 갈증이 생기기도 한다. 게다가 화장실... 경우에 따라
커피 한 잔 마셔도 화장실을 엄청 들락거리게 되는 나로서는 쥐약이다.
(아, 커피는 배우지 못한 것 중 또 하나. 이유? 맛이 없다. 향기도 싫다.
덜쩍껄쩍지근해서. 단, 아이스커피는 아주 좋아한다.) 게다가 집이
일자리와 멀어 술먹고 난 뒤에도 1시간 넘게 전철을 타야 하는지라...
소주, 입안에 들어가면서부터 구역질이 나기 시작. 결국 한 번인가 토한
적이 있다. 이쪽은 화장실 문제는 없는 것 같다. 별로 안 먹어 봐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그 난장판.
그래도 학교다닐 때는 마음에 와닿는 얘기들도 조금씩은 들었던 것 같다,
술취해서 보다 소박하고 솔직하고 가까워진 친구나 기타 사람들로부터.
요즘은... (나는 언제나 취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구경하는 게
즐거운 면도 조금은 있지만... 아무튼 나이를 먹어 좀더 견고해진
탓인지, 아무도 열지는 않는 것 같다. 뭐, 두셋이서 마셔보지 않고 우루루
회식자리에만 있어 봐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하긴, 서열과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사람들끼리 열어 봐야 얼마나 열까.
동료? 훗.

...아, 일 해야지.


ZZZZZ             "Why are they trying to kill me?"
  zZ  eeee  ooo   "Because they don't know you are already dead."
 zZ   Eeee O  O
ZZZZZ Eeee OOO        - Devil Doll, 'The Girl Who Was...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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