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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lunaris (+가짜집시+)
날 짜 (Date): 2001년 4월 23일 월요일 오후 06시 14분 01초
제 목(Title): 선운사




  주말에 데이트를 거부당한 방돌이는 나를 꼬드겨 선운사에 가려고
한다. 나는 못이기는척 끌려가는척 선운사로 갈 것이다. 

  철쭉이 아직 피어있을까. 산에 철쭉이 지는 때가 언제인지, 나는
잘 모른다. 언젠가 한라산을 오르며 보았던 철쭉 무더기들의 흐드러
진 아름다움은 아직 기억하고 있지만. 

  그래도 명색이 절집인데 주변에 두부파는 곳은 혹시 없을까. 두부
를 먹으며 웃음을 짓는 발칙한 행동은 자제하기로 하자. 끼니를 때
운다는 구차스러움 자랑하여 무엇하리.  

  주말이 지나면 또 다른 주말이 돌아올 것이고 그때는 고양이와 선
을 보러 갈 것이다. 이번 주말이 돌아오기 전에 집에는 비디오와 디
지탈 카메라가 장만될 것이며, 이렇게 풍요로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는 조금씩 잊혀지리라. 지우개처럼 어제를 지우며 나 스스로를 지
워 없애리라. 그러하리라. 

  송창식이든 최영미든 읊어제끼며 나, 선운사로 가고 있다. 마음은
벌써 가고 있다. 

   

  다시 그 날처럼 쓸쓸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벗들은 말을 잃었고 바람도 물기를 잊
  었으나 그럭저럭 견딜만 하였다. 어디서든 신화처럼 해는 달을 만나지 않았다....
                                             - 가짜집시 <lunaris@neom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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