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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Gamja (감자)
날 짜 (Date): 2001년 7월  3일 화요일 오후 03시 12분 46초
제 목(Title): 노출에 대해서...


더이상 롤라이 사자는 얘기가 아니라서 제목을 바꿨습니다.

linus님께:
말씀하신 대로 감도를 ASA 25로 조절해 놓고 찍고 있습니다. 결과는 사진을
뽑아 봐야 알겠지만요. 노출계를 정 믿지 못하게 되면 그냥 Sunny 16 
법칙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Sunny 16 법칙은 (이미 아신다면 죄송합니다만)
해가 뜬 맑은 날 낮을 기준으로 f/16=1/ASA 로 노출치를 결정하는 방식입
니다. 즉 ASA 100 필름을 쓴다면 f/16일 때 1/100의 셔터속도가 적정노출
이라는 얘기죠. 이걸 기준으로 조리개와 셔터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필름 10통 정도라야 감을 잡는다.. 전 세통까지만 참으려고 했었는데 좀 더
참아야겠군요 :) 아직 목측식 촛점에 익숙치 않아서 파인더에서 선명하게
보이면 그냥 셔터를 눌러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런 방식이 이 카메라를 만들 때 의도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어림짐작으로 촛점을 잡는 거니까 촛점 심도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것이겠죠.
이런 경우 피사체에 접근하기는 힘드니까 화면에는 어느정도 넓은 범위가
들어오게 될 테고, 그렇다면 노출계를 일일히 확인하지 않아도 Sunny 16으로
노출을 대강만 정해놔도 웬만큼은 찍힌다는 얘기가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네가티브 필름을 주로 쓰니까 어느정도 노출 관용도도 있구요.
 
이제 갓 2롤 찍은 하룻강아지가 말이 너무 많습니다만... 롤라이 35 이녀석을
SLR처럼 쓰려고 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비록 SLR의 능력을 거의 다 갖고 
있다고는 해도 이녀석은 기본적으로 콤팩트 카메라라고 생각합니다. 거리나 
노출은 대강만 맞춰놓고 찍고 싶은 장면에만 (특히 스냅에 가까운) 집중하는 
것, 그것이 이녀석의 설계의도라고 생각되네요. 부담없이 셔터를 누르는 
즐거움에 기계식 셔터의 경쾌하고도 믿음직한 동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으로
이녀석의 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unixboy에게:
네가 말한 '떡 친' 경우는 네 노출계가 정상인 상태였겠지. 지금 linus님하고 
얘기한 경우는 내가 가진 노출계가 f/11에 1/100을 나타내야 하는 상황에서 
f/11에 1/250이나 1/500같이 틀린 수치를 주는 경우에 대한 얘기였어. 즉, 내 
노출계를 믿을 수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얘기란 거지.

필름 감도를 임의로 바꾸는 것은 노출 보정 기능이 없는 자동 카메라에서 
노출 보정을 해야 할 때 쓰는 방법이고, 수동 카메라를 이용한다면 감도를 
낮추는 단계만큼 노출을 더 주면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네가 말한 
것처럼 배경이 흰색인 경우에는 피사체보다 배경이 훨씬 밝은 경우가 많지.
이럴 때 스팟측광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노출계는 화면의 평균적인 밝기를 
회색으로 만드는 노출치를 표시하게 돼. 그러면 밝은 배경이 회색으로 나오니까
그보다 어두운 피사체는 거의 뭉개지게 되겠지. 

이런 경우에 노출계보다 1,2 스텝 정도 노출을 더 주게 되면 피사체의 노출이 
어느정도 적당하게 맞게 되지. 배경은 환하게 날아가 버리지만 말이야. 여기서 
플래시를 쓰면 배경과 피사체를 모두 살릴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생겨. 피사체는 
배경보다 가깝기 때문에 플래시에서 나온 빛이 피사체는 더 밝게 하지만 
배경에는 
영향을 거의 주지 않아서 주제와 배경의 밝기가 균형을 이루게 되는 거지. 보통 
플래시는 밤에만 쓰는 걸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 경험으로는 낮에 인물
촬영할 때 플래시를 같이 쓰면 그냥 태양광만으로 찍는 경우보다 인물이 훨씬 
돋보이는 경우가 많더라.

역광사진은 나도 역시 버벅거리는 부분이라 (뭐 안 그런 부분도 없지만..) 딱히
도와줄 수 있는 건 별로 없는데... 햇빛을 반사하는 물가에서는 실루엣이냐 
디테일이냐를 확실하게 결정해야 할 것 같아. 실루엣이라면 노출계보다 노출 
부족 쪽으로 한두단계 정도 브라케팅을 하고, 디테일이라면 플래시를 
사용하면서 
노출 과다 쪽으로 한두단계 정도 브라케팅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며칠 전에 어떤 사진 작가의 홈페이지에서 읽은 걸 간단히 옮길게.
(영어라 뜻만 생각나는 대로 씀)
"나는 사진을 찍으러 갈 때 장비는 간단히, 필름은 이빠이 갖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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