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neArt ] in KIDS 글 쓴 이(By): grium (+ 화요일 +맧) 날 짜 (Date): 1997년09월30일(화) 06시59분25초 ROK 제 목(Title): * 나의 첫 메트로 폴리탄 * 정오.. 바쁜 걸음으로 시간을 맞추려 해 보지만, 낯선 곳이여서, 쉽지가 않다.. 분수가 보이고, 5번가 달리기 대회 같은 것을 하는지, 길을 다 막아 두었다.. 계단을 살펴보지만, 눈에 익은 얼굴은 없다.. 맘에 드는 계단에 앉아.. 많이 다르지만, 닮은 꼴인 사람을 기다린다.. 테네시 윌리암스의 '유리 동물원..' 일주일은 책 안에 간직하고 세경에게 보낼 낙엽이 들어있다.. Tom의 대사가 산란하게 내 눈을 통해 들어온다.. 그리고, 준수오빠.. 친오빠와 같은 웃음으로 앞에 서 있다.. "오랜만의 데이트입니다!!" 하하거리는 웃음.. 두블럭 들어간 피자집에서 페퍼엔 어니언 피자 한조각.. "이태리 음식점은 멕시칸이, 멕시칸 음식점은 중국사람들이 한다."는 조금 우스운 이야기.. 세시간을 잡고, 뮤지엄에 들어선다.. 넓은 곳이니, 기획전 둘만 보기로 했다.. 오늘 티켓은 연한 흙색.. 처음은 항상 그렇게 설레나 보다.. 오늘 만난 여인.. O'keeffe.. handsome한 얼굴이다.. 참 잘 생긴.. pretty, beautiful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handsome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표정있는, 표정좋은 손.. 가슴 한구석이 떨려온다.. 한 눈에 반해버린 사진 한장.. 슬픈 눈.. 다음엔 그녀의 그림을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전시는 피카소의 프린트 작품들.. 에칭과 같은.. 그다지 좋아하는 작가가 아니기에, 기대하지 않았던 전시.. 이번 기획은 즐기기 위한 기획이라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전시실에 들어선다.. 하하.. 그의 작품 만드는 과정이 나타나 있다.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는 일련의 그림들을 보고.. 난 너무나 유쾌하다.. 피카소는 좀 귀여운 구석이 있는 듯 해.. :) 그의 나이 마흔 셋의 미스트리스 열일곱의 마리루이즈(이름 정확히 기억안난다.) 그는 아마도 그녀를 참 예뻐했나 보다.. 많은 그림들에 그 사실이 잘 나타나 있다.. 그를 조금은 좋아하게 되었다.. 그의 cubism이 어떤 과정으로 나타나게 되는 지를 살펴보고, 조금은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거다.. 뮤지엄에 오면 난 행복하다.. 눈안에 들어오는 많은 아름다운 것들에.. 마음이 충만해지고는 하는 것이다.. 밖으로 나와, 비싼 웨스트 빌리지에서 예술가들이 많이 옮겨간 이스트 빌리지에서 허름한 인터넷 카페와..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을 헌 책방을 찾아내고는 마냥 행복해 했다.. '고갱'을 좋아한다는 나에게, "참 정열적인 사람이구나."라고 누군가가 한 말이 떠올랐다.. 나의 첫번째 메트로 폴리탄 뮤지엄.. 각 층이 그려있는 종이에, 읽기는 좀 까다로울, 편지를 쓴다.. '그리운 세경.. 오늘은 나의 첫 메트로 폴리탄 뮤지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 아마도 예전에 네가 눈에 담았을..' 화요일에 태어난.. 그리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