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neArt ] in KIDS 글 쓴 이(By): imnot (반이정) 날 짜 (Date): 2001년 11월 13일 화요일 오전 01시 20분 17초 제 목(Title): 위에 미술사 책들 얘기가 나오길래... 위에서 대충 미술사 관련 도서 얘기가 마무리 되어간 것 같아서 관둘까 하다가, 제 생각을 조금 적고 싶군요. 베토벤님이 지적한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The Story of art나 잰슨의 서양 미술사 History of art나 둘다 교양인을 위한 책들입니다. 비록 둘다 두텁낀 매한가지이지만, 서구라는 지역을 고대에서 부터 현대까지 토막토막내서 계보화시켰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 책들에선 '비평적이거나 반성적 관점'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 물론 대중 개요서로선 적합하죠. 이 책들이 당대의 역사 기술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건 아니 지만, 대부분은 미국 모더니즘에 근거한 안전한 미술사 기술과 대중을 위한 평이한 이해를 목적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서, 판매부수를 목적으로 제작된 스테디셀러들입니다. 잰슨 원본이 곰브리치 원본보다야 다소 두터운 감이 있 다지만, 사실 대동소이하다고 봅니다. 왜냐면 현재 6 edition이 최종판이고 제겐 5 ed이 있는데, 이 책은 애초 잰슨이 기술한 미술사에서 더 많은 부분 이 이후 학자(혹은 들?)에 의해 보강된 분량이기 때문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 면, 잰슨의 아들이던가 친인척이 그 뒤를 보강했습니다. 하지만, 곰브리치 이상으로 잰슨의 미술사는 서구남성주의 작품 기술의 전범으로 비판을 받습니 다. 원본에서는 단 한명의 여성작가도 소개된 적이 없었고, 그로인해 비판 이 쏟아졌는데, 그때 잰슨이 "내 책에 다룰 만한 여성 작가는 없다. 그래서 안 넣었다."라고 했을 정도니깐요. 이후 여성작가들이 소개된 것은 아마도 여성사가들 그리고 변화하는 민심을 고려한 경제적 손익계산에 따른 걸 겁 니다. 도리어 곰브리치는 대중들에게 어찌된 일로 그의 미술사책 The Story of art으로만 잘 알려져있지만, 잰슨과는 좀 다른 면모를 갖춘 학자 라고 생각됩니다. 아마존에서 검색해보셔도 아시겠지만, 잰슨은 이 책을 빼면 그렇다할 만한 작품이 없습니다. (* 이 부분은 좀 할 말이 없군요. 다 검토한 건 아니어서.) 하지만 곰브리치는 적어도 시지각과 이미지와의 상보관계에 관한 굉장히 고무적이고 독창적인 연작들을 내놓아서 적어도 그 분야에 관한 한 전공자들 사이에서 독보적이랄 수 있을 법하니깐요. 얘기는 다시 미술사책으로.... deepsky님 글을 보니, 외국에 계신 듯한데, 국내에선 잰슨 책이 얇게 재 편집되어서 출간된 상태입니다. 외국에서 구입하실 의향이라면, 곰브리치 도 괜찮다고 생각되지만, 저도 꼼꼼이 읽어본 건 아닌데, 차라리 하우저 의 책을 사다보십시오. 저도 시간나는대로 다시 검토할 생각입니다. 참고 로 그 사람 책은 정식 '미술사'책은 아닙니다. 초심자에겐 곰브리치이건 잰슨이건, 틀에 박힌 미술품의 계보도를 주입한다는 측면에서 서로 대동 소이하다고 이미 말씀드렸고요. 그런 점에 거부감이 없으시다면, 아니 그림들에 관한 쉬운 접근을 필요로 하신 거라면, 아무 쪽을 택하건 상관 없습니다. 다만, 역시 걱정되는 건, 이 두 책들 때문에, 비전공자들이 미술에 대해 괜한 환상/거품을 갖게 된다는 점이죠. 하긴 어느 분야 개론서는 안 그렇 겠습니까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