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neArt ] in KIDS 글 쓴 이(By): riceworm (& 쌀벌레 &) 날 짜 (Date): 2000년 2월 7일 월요일 오후 12시 16분 27초 제 목(Title): 종이 거울 속의 슬픈 얼굴 - 최민식 사진집 서점에 가는 길에 '그림읽어주는 여자'를 사서 옆자리 직장동료에게 주었더니 그 답례로 사진집을 하나 빌려준다. 종이 거울 속의 슬픈 얼굴. 책 겉표지부터가 무척 인상적이다. 마알간 얼굴의 어린 여자아이가 찌그러진 듯 불안한 작은 그릇에서 피어오르는 모락모락 김 사이로 얼굴을 물끄러미 내비치고 있다. 떨리는 손길로 한 장 한 장 작가의 작품세계를 감상해 보려고 하는데, 5분의 1쯤 까지 읽다가는 도저히 못 참겠다는 생각이 치밀었다. 가난한 빈민의 삶을 주제로 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작가정신을 굽히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를 지켰다는 데에는 박수를 보내는바이지만 작가 최민식은 이 책에서 그간의 모든 세월을 다 보상받기라도 하려는 듯 고생스럽던 세월에 대한 넋두리가 이어졌다. 몇년도에 해외에서 전시 초청을 받았는데 안기부의 방해 공작으로 여권발급을 못 받아서 못 갔다는 얘기는 벌써 다섯 번쯤 읽은 것 같고, "왜 가난을 팔아먹느냐? " 빈민의 사는 모습을 찍어 팔아서 그들에게 남는것이 무엇이냐는 비판어린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고 또 거기에 대해서도 민중을 생각한다는 식의 또 하나의 주제가 자꾸 반복되어 소개된다. 좋은 얘기도 여러번 들으면 싫증이 나는 법. 더우기 '그림읽어주는 여자'라는 책에서 받은 간결하면서도 산뜻한 그림 글을 기대하고 있던 차에 읽어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작가 프로필을 보니까 굉장히 나이가 많으신 사진작가이시던데, 이 분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표현하는 방식을 다듬지 못하여서 그런걸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나도 나이들어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에 이런 식으로 하소연 늘어 놓듯 되어 버리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말은 조금만 하고 싶다. 대신에 확실한 나의 주장을 무언가로 보여주고 싶다. 어찌되었건간에 지금도 참 감탄을 하는건... 다른 건 몰라도 이 책에 대한 제목은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다. v v ..@"@.. 나비가 되고픈 푸른 애벌레의 꿈이여 ((~)) ( ) 하늘에 닿고픈 미물의 욕심이여...... (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