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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eArt ] in KIDS
글 쓴 이(By): chang (장상현)
날 짜 (Date): 1998년 6월  6일 토요일 오전 02시 55분 05초
제 목(Title): 화가의 동생


화가의 동생이라는 이유때문에 미술에 큰 관심도 없으면서
미술관에 참 많이 드나들고, 화집도 백여권 넘게 읽게 되었습니다.

한국서 그래도 좀 유명하다는 미술관은 거의 다 다녀본 것 같군요.
그림 걸러 그림 떼러... 교통불편한 과천에서 비싼 호암미술관까지..

그래도 제일 많이 간 곳은 인사동이죠. 개인 전시회를 가장 많이 하는 곳
강남이나 다른 곳의 화랑에서도 가끔 전시를 하는데, 사람들이 한 번
오면 동시에 여러곳을 볼 수 있으니까 주로 인사동을 찾는다고 해서.

미술하는 사람들이 확실이 다른 사람들보다 감정적이고 예민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많큼 더 많이 느끼고 더 강하게 표현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누나를 보면 그런 생각이 많이 들죠.

원화는 학과 어디나 갈 수 있었던 좋은 성적이었고, 집에 돈이 없어
소위 개인지도라는 것 받아볼 엄두도 못내고 미대에 들어갔었던 누나는
주변 사람들 특히 대학교 때, 미술한다면, 돈많고 머리 안좋고 괴짜라고 
보는 애들때문에 무척 힘들고 짜증났다고.. '지들이 머리나 좋으면 몰라
특히 문화에 무척 무식하면서 아는체만 하던 공대생들..'
가끔 나보고 하는 말이.. '물리하는 사람들이 훨씬 이상해.. 너희들에
비하면 미술하는 사람은 정상이라고..'

없는 용돈 쪼개서 누나 빌려주고, 화실옮긴다, 그림 전시회다 해서
이리저리 도와주는데도 누나는 툭하면 고호 동생 테오 얘기를 꺼내며
동생이 잘 안 밀어준다고 투덜투덜.... 가끔 은 엉뚱하게 나보고 그림
평을 해보라는 소리도 하고..

한번은 ....음 이름을 잊어버렸다... 판화의 일종인데 하여간 비구상 그림을
하나 그려놓고 나보고 어떻게 생각하냐고 그러길래.. 그거 꼭 밀가루를
뒤집어 쓴 도널드 덕처럼 생겼네 하니까 그 그림 제목을
'밀가루를 뒤집어 쓴 도널드 덕'이라고 붙였더군요.

돈없는 대학원생 동생 돈 뜯어간다고 (무이자 무상환?) 감기 걸린 동생을
마루에 눕혀놓고 데생한다고 어머니께 숱하게 혼나기도 하고..
도와줄 능력 없는 동생이 뭐 옆에서 해줄게 뭐 있겠어요. 집이라도
돈이 많으면 모르겠는데, 전시회 한 번 하기 위해서 일년 내내 꼬마들
그림 가르쳐줘야 하고. 작업실 월세 내고 한번 전시회 하면 다시 남는 게
하나도 없다고 동생 주머니 털어가고..

그나마 가끔 일손이라도 해주던 동생이 몇년간 집을 떠나 있으니 누가
그림 거는것 도와주고, 전시회 끝나고 진 빚 도와주려는지..



장상현
e-mail : schang@phys.ufl.edu
http://phyp.snu.ac.kr/~schang (korea)
http://www.phys.ufl.edu/~schang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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