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neArt ] in KIDS 글 쓴 이(By): perdu (.) 날 짜 (Date): 1998년03월16일(월) 14시24분07초 ROK 제 목(Title): '시시한 음악' Enzo Cucchi, 1980년, 캔버스에 유채 저만치 내던져진 바이올린에서는 줄도 활도 없는데 노오란 알갱이들이 피어오르고 있다 바이올린을 내던진 게 분명한 사람은 머리끝부터 온통 하얗기만 한 데 땅에 버티고 서있는 발만 잠깐 진하게 빨간색이다. 어깨를 추욱 늘어뜨리고 눈을 슬프게 감고 있는 것이, 감옥의 철망을 계속 쥐고 흔들다 끝내 포기하고 만 사람의 그 자세이다. 깜깜한 밤, 그 사람의 생각은 깜깜하기만 한 공간에 머물러 있다. 그 사람의 생각을 침범하고 있는 단 하나의 사물은 눈과 혓바닥과 다리쪽의 털을 제외한 모든 곳이 까만색인 까만 고양이이다. 그 고양이는 눈을 멍청하게 뜬 채 왼앞발을 혀로 낼름낼름 핥고 있다. 그 사람은 노랗고 푸르른 봄빛속에 서 있는데 생각은 늦가을, 서늘한 밤의 검은 색이다. -#- -- 별을 노래하는 마음을 찾아..., l'ange per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