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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virOnment ] in KIDS
글 쓴 이(By): Param (새들의소리)
날 짜 (Date): 2004년 1월  6일 화요일 오후 01시 24분 35초
제 목(Title): 펌/ 친환경적 아파트?


출처: 진보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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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홍성태  (2004-01-05 23:01:56, Hit : 149, Vote : 11) 
 
 
Subject   
   친환경적 아파트라굽쇼? 
 
 
2004년 첫주말, 서울방송에서 방영한 '환경의 역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집에 대해 깜짝 놀란 모양이다. 사실 이미 늦었다고 할 수 
있지만, 이제라도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무슨 
문제인가? 

그 문제는 다름 아니라 아파트가 사람의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이 나라는 이미 '아파트 공화국'이 되었다. 이 
나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집은 다름 아니라 아파트다. 한때는 '닭장'으로 
불리기도 했던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한지 단 20년만에 이렇듯 
패권을 차지하게 된 까닭은 무엇보다도 '편리성'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것을 
'안'에서 해결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으며, 
자동차 생활에도 가장 잘 들어맞는 사실이 바로 그런 '편리성'의 주요한 
내용이다. 그런데 이렇게 편리한 아파트가 우리의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니, 
사람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99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 아파트 건설회사들은 너도나도 '호화롭게 꾸미기'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와 함께 갈수록 '친환경' 경쟁을 
벌이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너도나도 자기네 아파트가 더 '친환경적'이라고 
우긴다. 이런 '친환경' 경쟁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사진을 조작해서 숲으로 
뒤덮인 멋진 아파트 모습을 만들어 놓은 광고이다. 종종 모든 신문을 도배하곤 
하는 이런 광고의 아래쪽에는 언제나 눈에 보일락말락하는 작은 글씨로 '이 
사진은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이 붙어 있다. '친환경적'이라는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아파트 건설회사들이 스스로 입증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 식의 거짓말은 사실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숲이 우거진 
아파트를 기대하는 입주자는 없기 때문이다. 있던 숲도 없애고 들어서는 것이 
아파트라는 사실을 모르는 입주자가 어디 있는가? 정작 더 큰 문제는 '호화롭게 
꾸미기' 경쟁에 있다. 이로 말미암아 아파트 내부는 갈수록 휘황해지고 있다. 
값비싼 내장재로 꾸민 호화로운 내부와 마찬가지로 값비싼 정원수로 꾸민 
호화로운 외부, 이런 '호화롭게 꾸미기' 경쟁을 하면서 '친환경적 아파트'를 
짓고 있다고 건설사들마다 너도나도 떠들어댄다. 그러나 이런 '때 빼고 광내기' 
식의 경쟁을 '친환경 경쟁'으로 호도하는 와중에 아파트의 환경은 심각하게 
망가지고 있다. 도무지 사람이 살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대단히 많은 화학물질들을 이용하며 살고 있다. 그 유독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되는 새로운 화학물질들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모두 사실상 이런 화학물질들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실험동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화학물질들은 모두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 중에는 암을 유발하는 물질들도 대단히 많다. 이런 화학물질들은 
고기를 불에 굽는 과정에서도 생기고, 담배를 피우는 과정에서도 생긴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우리의 아파트들 중에는 이런 화학물질들로 뒤덮여 있는 
곳이 많다. '환경의 역습'에서 촛점을 맞춘 것은 아파트 건설에 사용되는 각종 
화학물질이었다. 바닥재를 붙이기 위해 본드를 양동이로 퍼부어 바르는 장면은 
정말이지 끔찍했다. 우리가 과연 저런 바닥에서 살고 있단 말인가?

환경오염으로 말미암아 생긴 '공해병'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일본의 
'미나마타병'을 떠올린다. 이것만큼이나 끔찍한 사건이 미국에서 1970년대에 
일어난 '러브커낼사건'이다. 러브커낼은 윌리엄 러브라는 사업가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나이애가라 폭포 위에 만들다가 중단한 운하이다. 
그런데 1940년대에 후커 캐미널이라는 화학회사가 이 운하, 아니 웅덩이를 무려 
2만톤에 이르는 각종 화학물질로 메우게 된다. 1953년에 이 땅은 나이애가라 
시교육위원회에 기증되었고, 이 땅에는 초등학교와 주택들이 들어서게 된다. 
이로부터 엄청난 비극이 비롯되었다. 건강하던 어린이들이 암과 같은 여러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1976년의 홍수로 러브커낼에 매립되어 있던 각종 
화학물질 쓰레기가 떠올라 이 일대가 온통 만신창이가 되었다. 주민들이 힘든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카터 대통령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수퍼펀드법'이라고 불리는 특별기금법을 제정했다. 이로부터 산업폐기물의 
문제가 대단히 중대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발암물질까지도 함유하고 있는 본드를 양동이로 퍼부어 바닥재를 붙인 아파트는 
이를테면 '작은 러브커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아파트 단지의 환경이 
좋지 않아 창을 열어 환기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아파트일수록 물론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또한 바닥을 기어다니는 아기일수록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아토피, 
천식, 화학물질 과민증, 그리고 심지어 암까지도 생길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닥재만이 아니다. '호화롭게 꾸미기' 경쟁으로 말미암아 아파트의 내부는 
갈수록 각종 무늬목들로 채워지고 있다. 무늬목은 나무에 무늬비닐을 입힌 
것이다. 그런데 이 비닐이 잘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부제로 사용되는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마구 사용하고 있다. 무늬목은 그야말로 
포름알데히드 덩어리인 셈이다. 그러니 이런 무늬목이 많을수록 많은 
포름알데히드가 퍼져나오게 된다. 잘못된 경쟁이 무서운 아파트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아파트를 '친환경적'이라고 버젓이 선전하고 있다. 
이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가?

'환경의 역습'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아파트는 이런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무서운 주거공간이다. 아파트를 포함한 모든 시멘트 건물에서는 
라돈이라는 방사선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른 방사선과 마찬가지로 라돈도 역시 
암을 일으킬 수 있다. 방사선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새로 지은 아파트일수록 많은 양의 라돈이 방출된다. 새로 지은 아파트가 좋은 
아파트라고 할 수 없는 확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로 지은 아파트일수록 
본드나 포름알데히드의 양이 많다는 점에서도 새로 지은 아파트가 좋은 
아파트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은 우리 
문화유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몸을 누이고 살아가는 우리의 
주거공간이야말로 더욱 더 그렇다. 내가 정말 좋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지 
공부하고 따져보아야 한다. 

분양가를 자율화해 놓고도 그 내역은 공개하지 않는 엉터리 건축법 때문에 
입주자들은 큰 피해를 입고 건설회사들은 떼돈을 벌고 있는 세상이다. 이런 
엉터리 건축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유는 물론 '정경유착' 때문이다. 우리는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러나 분양가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어떤 화학물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내열과 단열은 어떤 재료를 써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모두 소상히 밝히도록 해야 한다. 돈에 눈이 먼 
건설업자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본드를 쏟아부어 일을 후딱 해치우고 
돈을 받아 떠나는 것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 바닥업자며 도배업자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포름알데히드를 쏟아부어야 무늬목이 견고해진다고 알고 있는 
무늬목업자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내가 '친환경적'으로 사는 수밖에는 
없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업자들과 악착같이 싸우게 될 것이다. 
 

 

새질서 저도 그 프로를 봤습니다. 정말 심각하더군요. 이윤추구의 야욕이 
빚어낸 화학물질 덩어리의 건축물... 이 참에 민주노동당이 이 문제를 
법제화하는 것으로 치고 나갔으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2004/01/06     

시민C 새질서 / 동의합니다. 살림살이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지요. 정당으로서 당연히 다뤄야 할 일인데 기존정당이 그렇지 못합니다. 
진보정당만이 할 수 있습니다.  2004/01/06    

과객 민주노동당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데 
있겠지요... 무한이윤추구 속에서 병들어가는 자연과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키려면 말이지요. 

That old law about "an eye for an eye" leaves everybody blind. The time is 
always right to do the right 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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