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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virOnment ] in KIDS
글 쓴 이(By): RFM (new wind)
날 짜 (Date): 2002년 4월 22일 월요일 오전 09시 38분 28초
제 목(Title): 푸른 숲에 검은 물이 흐르는 도시


자세히 관찰해 보면 일간지에 환경에 대해 칼럼이나 사설을 쓰는 사람들의 
전공이 주로 조경학과 출신임을 알 수 있다. 전체 환경분야의 전문가들과 
비교하면 인원은 얼마 되지 않지만 정치적으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집단이다. 

여러 가지 국가계획 중에서 그 영향이 가장 큰 것이 도시계획인데 여기에서 
환경계획은 조경학과 출신들의 발언권이 상당하다. 기존도시의 파괴정도를 보면 
이들이 성공적으로 환경을 도시계획에 반영하여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적어도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는데는 성공했다. 

얼마전 조경학과 출신인 직장동료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 분야 활동의 시작은 
박정희 정권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청화대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선배들이 
고속도로 건설시 중앙분리대나 가로수의 수종(樹種)을 정하는데 조언을 하거나 
전국의 녹지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이들이 지금 교수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태생 자체가 정치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고 본인들의 
전공이 아닌 부분까지 환경과 관련되어 발언권을 행사하는 것을 보면 어떤 때는 
너무하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 

사실 조경학과가 도시계획에서 하는 역할은 중요하다. 공원, 자연경관, 
인공경관, 가로수 등 주민들의 삶의 질과 관련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부족하다. 도시를 인간으로 비유할 때 건강하지 않은 육체에다 짙은 
화장을 하고 치장을 한다고 해서 그가 오랫동안 생기있고 밝게 살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시의 허파가 손상되고 혈관이 막히는데 어떻게 그 
도시가 생명력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수질과 대기, 생태 등 관련 전문가들이 국내에 상당히 많은데 이들이 학회지에 
논문을 올리려는 노력의 30% 정도라도 도시계획에 본인들의 전공을 어떻게 
반영할지 궁리하고 정치적으로 활동했으면 한다. 현실에 뛰어들기 위한 방법은 
도시계획에의 참여이다. 통일 후 베르린의 도시계획을 수립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10년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연구비를 따기 위해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 시장, 군수, 의원, 주민들의 
주된 관심사인 도시계획을 건드리면 눈치를 보지 않아도 훨씬 많은 일거리와 
연구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공계 출신들이 정치적이지 못하다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할 것이다. 전공자들 
사이에서는 훌륭한 논문으로 인해 인정받을지 모르지만 주민들은 그들을 
인정하지 않고 대접하려고 하지 않는다. 주민들이 인정하지 않는데 어떻게 
대우를 받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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