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nvirOnment ] in KIDS 글 쓴 이(By): RFM (new wind) 날 짜 (Date): 2000년 4월 17일 월요일 오후 05시 52분 23초 제 목(Title): 자원 결정론 토지이용의 기본원칙이 다음과 같이 바뀌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도시적 용도로 적합하지 않는 곳을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보전적 용도로 적합하지 않는 곳을 개발한다. 즉 개발할 필요가 없는 곳을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보전할 필요가 없는 곳을 개발한다.' 21세기의 중요한 이슈가 환경이 될 것이라는 추세에 걸맞는 토지이용원칙이라고 할 수 있군요. 물론 이 원칙이 지켜질지 아니면 도시계획가의 말 장난에 불과할 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겁니다. 한강권역은 도시팽창, 산업화의 진전 등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물부족을 겪게되고 2011년에는 11억 톤의 용수가 부족할 것이다 라고 건교부에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명해진 동강댐도 홍수조절뿐만 아니라 용수공급이 주된 목적이라고 합니다. 일정한 공간 내에 한정된 유기물(food)과 소수의 미생물을 함께 넣고 미생물의 증식을 관찰하는 실험을 했을 때 미생물은 초기에 급격한 성장(대수성장단계)을 하다가 유기물이 줄어감에 따라 성장속도가 줄어들고 종국에는 파멸을 맞이하게 됩니다. 인간과 지구의 관계도 이와 유사한 점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급격한 성장단계를 거쳐 약간의 조정기에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지구가 주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개발이라는 제어하기 어려운 추진력을 받고 있는 인간들이 '우리는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위의 도시계획자의 주장에서처럼 보전할 곳을 미리 정한다는 개념을 수자원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2011년에 공급가능한 용수가 132억 톤이니 이 용수에 맞추어서 도시계획과 산업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라고... 그 동안 수자원 정책은 원시적인 방법론을 지향했습니다. 개발을 하는데 용수가 이만큼 필요하니 댐을 짓자는 식의 어떻게 보면 아주 쉬운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이 유효한 단계는 이미 지난 것 같습니다. 이제는 고차원적인 수질 보전 및 수량 확보를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의 상수도와 하수도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줄줄 새고 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환경관련 종사자(특히 현장인력)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시설의 운영 면에서는 약간의 발전이 있었다고 할 수 있으나 이 분야 역시 보완할 점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이들 현장인력들이 의욕이 없다는 것입니다. 영국에 있었을 때 한 독일 친구가 설거지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정말 물을 절약해서 사용하더군요. 아마 그 친구는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식기를 씻는 저를 보고 속으로 많이 비웃었을 겁니다.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상·하수도 시설의 집중 보수 및 관리, 정수장과 하수처리시설의 설치 및 운영기술의 고급화, 주민의식의 전환 등은 우리 나라의 여건을 고려할 때 결코 쉬운 접근방법이 아닙니다. 눈에 두드러지고 홍보효과가 있는 댐건설과는 달리 이러한 과제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내실을 다지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제를 해결하려면 혁명적인 의식전환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지식기반산업이 요즈음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댐의 증설은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위의 과제들을 또다시 후순위로 밀려나게 할 것입니다. 개발에 필요한 수자원을 원시적인 방법으로 충당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을 한정지어 놓고 이에 따른 전략을 수립하는 자원결정론의 적용은 물관련 정책을 한 단계 올려 지식기반산업과도 연계시킬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