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ucationLearning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sl4t2.dorms.usu.> 날 짜 (Date): 2000년 4월 3일 월요일 오전 04시 41분 16초 제 목(Title): 과학동아 4월. 수학공부 http://www.donga.com/docs/magazine/science_donga/200003/sd0140.html [특집] 자연의 언어 수학 수학은 왜 어려운가? 장경애 기자 은혜는 지금 수학 때문에 한 걱정이다. 어떻게 수학만 이리도 못할 수 있을까. 선생님이 풀때는 잘 알 것 같다가도 시험 문제만 풀려고 하면 영 생각이 안나니 말이다. 또 어디서 많이 본 문제 같은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 이 문제, 저 문제에 조금씩 손만 대다 말아 버린다. 초등학교때는 수학이 쉬웠는데 왜 점점 어려워지는지. 요즘은 수학 시간만 되면 머리가 아프고 배도 살살 아프다. 그리고 수학 시간은 너무 길게만 느껴진다. 몸으로 느껴야 한다 고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수학’하면 떠오르는 말을 쓰도록 한다면 어떤 말이 가장 많이 나올까.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어렵다’를 꼽는다. 정말 수학은 어려운 것일까. 장훈(한성과학고)교사에 따르면 소수의 우수한 학생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수학은 어렵다. 왜냐하면 수학은 형식적인 언어이기 때문이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더 어렵게 느끼는 것은 형식적인 언어의 수준이 더 높아지므로 당연한 말이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렸을 때 수학적인 사고를 경험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피타고라스의 정리, 수열의 합, 미분방정식을 배우는 것은 무리다. 수학자들이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도달한 수많은 정리들을 수업시간 10-20분 안에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문제의 출발점이 아닐까. 장훈 교사는 이에 대해 “수학을 체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원의 면적을 πr2이라고 외우기 전에 원을 작게 잘라 직사각형 형태로 만들어 면적을 구해보고, 아르키메데스의 사고 천칭을 이용해 원기둥의 부피와 원뿔 부피의 관계를 알아내고, 회전식 수조로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지금도 진도 나가기 빠듯한데, 언제 뭘 만들어 본다는 말인가”라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진도 나가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남호영교사(대림여중)도 가르치는 방법이 바뀌지 않으면 수학이 어려운 과목으로만 인식되는 길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현재 수학교사들의 움직임은 발빠르다. 수학교사들이 93년부터 '수학사랑’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세미나와 토론을 통해 수업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수업 자료와 교구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조윤동(서초전자공고)교사에 따르면 수학사랑에서 개발된 교구와 퍼즐, 놀이와 수업안 등은 학생들이 직관적으로 수학을 느끼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대부분의 수학교사들이 수학에서는 직관적인 인식이 중요하다는데 동의하고 있다는 것도 덧붙이면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끼는 수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가장 소중한 사고 과정 그렇더라도 수학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문제풀이다. 사실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시간 역시 문제풀이다. 수학은 기초적인 개념 위에 새로운 정의나 정리를 세워 더 고급의 지식으로 논리적으로 전개해 나가기 때문에 어떤 개념을 배운 후에는 반드시 연습해야 한다. 일부의 극히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그런 과정이 필요없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보통 학생들에게는 연습문제를 풀어 그러한 유형의 문제를 익히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은 수학적인 개념을 이해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가 된다. 하지만 수학자들이 학생들의 문제풀이에서 기대하는 것은 정답만이 아니다. 바로 어떻게 생각해 정답에 이르게 됐는가 하는 과정이다. 문제를 해결할 때 학생이 어떤 사고과정을 거쳤는가는 답보다 훨씬 중요하다. 특히 문제를 풀 때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은 수학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를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문제풀이 방법을 능동적으로 생각하기 보다 교사의 설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교재나 참고서의 풀이를 보며 어떻게 풀어놨는가를 눈으로 확인한다. 물론 여기서는 문제를 푼 결과만을 볼 수 있을 뿐이며, 푸는 과정과 어떻게 생각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가를 배울 기회는 거의 없다. 힘들더라도 스스로 생각을 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야 다른 유형의 문제도 같은 개념이라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응용력이 길러진다는 말이다. 문제를 풀려고 할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하다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데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다. 이것은 생각하기를 기피하는 학생들의 전형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나만의 방법으로 문제 해결 요즘 교육에서 최대의 목표는 창의성이다. 이에 대해 수학자들은 창의성을 기대할 수 있는 학문의 으뜸으로 수학을 꼽는다. 하지만 현장교사들의 지적대로 현재로는 학생들에게 수학적인 창의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의 수학적 사고력과 수학적 문제해결력은 기대할 수 있으나 수학적 창의력까지는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다. 수학적 창의력은 창의적인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수학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그것은 이미 알고있는 지식, 개념, 원리, 문제해결 방법을 새롭게 관련짓거나 자신이 새롭게 문제 해결 방안을 만들어 수학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수학적 창의력은 가장 고차적인 수학적 사고능력이다. 그렇다면 수학적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무슨 이론이라도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특정한 이론은 없다. 단 창의력은 직관적인 능력과 관련되며, 개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에 연관성이 없던 개념들을 연관시킬 수 있도록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될 뿐이다. 이렇게 말로만 하면 수학적 창의력에 대한 느낌이 와 닿지 않는다. 간단한 문제를 통해 수학적 창의력이 낮은 수준과 높은 수준의 문제 해결을 살펴보자. ▣ 디오판토스의 방정식 문제 나는 생의 1/6은 유아로, 1/12는 소년으로, 1/7은 총각으로 살았다. 결혼한 지 5년후 아들을 낳았고 아들은 나보다 4년전에 죽었는데, 아들은 나의 삶의 반을 산 셈이다. 나는 몇 살에 죽었는가? <수학적 창의력이 평범한 수준의 풀이> 문제를 분석하면 선형 모형을 만들 수 있다. x: 내가 죽었을 때의 나이, y: 아들의 나이 x/2=(1/6+1/12+1/7)x+5+4 x=84, y=42 <수학적 창의력이 가장 높은 수준인 풀이>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창의적인 방법은 직관과 경험, 그리고 문제에 내재된 가정을 통해 푸는 것이다. 이 문제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가설은 다음과 같다. 나이는 0이상 100이하 정도의 양의 정수로 표현된다. 나이의 1/6, 1/12, 1/7도 정수로 표현될 수 있는 인생의 한 시점이다. 0과 100 사이에 6, 12, 7의 배수가 많지 않다. 이러한 조건에서 이들 수의 배수는 84뿐이다. 전형적인 방정식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한 예다. 남호영교사에 따르면 이러한 해결 능력은 확실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요구한다. 이제 문제집의 수많은 문제를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기 보다 한 문제라도 나만의 방법으로 해결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지도한 방승진교수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학생들이라도 창의적인 측면에서는 많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한다. 덧붙여 진도 중심의 수학교육 방식을 탈피해 연구주제 중심의 수학교육을 제시한다. 간단한 피타고라스 정리를 1백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방법으로 증명해봄으로써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사고를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수학에서의 남과 여 흔히 여학생은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권오남(이화여대 수학교육과)교수에 따르면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남녀의 차이가 거의 없지만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까지 는 남학생이 우세하고, 그 차이는 고등학교에서 점차 심화된다. 또 여학생들은 계산과 같은 낮은 인지단계의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에서, 남학생들은 추론이나 다단계 문제 풀이와 같은 높은 인지 수준의 문제를 잘 해결한다. 수학적 능력의 성별차이가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가중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공간능력을 필요로 하는 기하과목에서는 특히 남학생들의 능력이 뛰어나다. 이것은 남학생들이 성장과정에서 공간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블록이나 장난감을 접할 기회가 여학생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될 수 있다. 또 수학을 공부하는데 있어 중요한 자신감도 남녀 차이가 크다. 남학생은 성공을 자신의 능력에 의한 것이라고 보는 반면 여학생들은 노력이나 운으로 돌리는 경향이 많다. 한마디로 여학생들은 남학생보다 자신감이 부족하다. 심지어 수학적 능력이 동등한 학생들일지라도 자신감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또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수학의 유용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남호영 교사에 따르면 여학생들은 수학이 남자에게 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할 뿐 아니라 자신들의 미래에 수학은 큰 기여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수학을 공부하는데 가장 큰 약점으로 작용한다. 학습에 있어 자신감이나 필요성은 그 어떤 요인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심화되는 수학적 능력의 남녀 차이는 교육환경과 사회문화적인 배경의 영향이 타고난 능력보다 크게 작용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수학을 통해 세상의 질서를 읽으면 과학의 이론은 물론 경제분야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수학을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것을 파악한 것이다. 하지만 수학은 결코 쉽지 않다. 1999년 제40회 아시아-태평양 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수상한 박영한군(경기과학고 3년)에게도 수학은 어렵다. 하지만 박군은 어려운 문제일수록 큰 희열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골똘히 문제에 집중하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 그것처럼 시원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현재 학생들이 수학을 기피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생각하기를 싫어하는데 있다. “학생들은 빠른 미디어 문화에 젖어있어 기다릴 줄 모르고 끈질기게 매달려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고 말한 장훈교사의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남호영교사는 생각을 끈질기게 하도록 하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의 학습 방법이라고 말한다. 학습지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학 문제풀이는 학생들로 하여금 늘 정확한 답만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해진다. 중고등학생이 돼서도 항상 관심은 정답에만 있다. 남호영 교사는 “심지어 주어진 답이 틀리고, 자신이 옳았음에도 문제해결 과정을 체크하려 들지 않는다”면서 정답에만 관심을 갖는 태도를 비판한다. 현재 청소년들의 가장 큰 특성은 개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수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수학자들은 다른 사람이 증명한 것을 인정하려들지 않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증명하려고 한다. 그래야 무슨 정리 앞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기 때문일까. 개성이 강한 n세대들이 끈기있게 생각할 줄 아는 태도를 갖는다면 수학은 보다 많은 가능성의 미래를 열어 줄 것이다. 수학을 잘하는 방법 마음가짐 1.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자. 2. 수치심을 갖지 말자. 3. 서두르지 말자. 4. 해답을 보지 말자. 5. 주관식 문제를 풀자. 행동지침 1. 수학공부는 장기전이다. 따라서 수학을 얼마나 ‘잘 하느냐’ 보다 얼마나 ‘좋아하느냐’ 가 중요하다. ● 갑자기 하기 힘들므로 매일 수학문제를 푸는 습관이 중요하다. ● 이해하기 힘들므로 수학공부에는 예습이 중요하다. ● 언제나 시작할 수 있으므로 수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2. 기초가 중요하다. ● 문제해결의 과정과 해결방법을 이해하자. ● 교과서를 잘 공부하자. ● 해답을 보지 말자. 3. 먼저 이해하고 나중에 외우자. 4. ‘외우는 수학’에서 ‘생각하는 수학’ 으로 전환하자. 수학문제의 해결과정 문제이해 ----> 해결계획 ----> 계획실행 ----> 반성 ●문제이해 구하고자하는 것은 무엇인가?” “제공된 정보나 자료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에 답해야한다. ●해결계획 식 세우기, 그림 그리기, 표 만들기, 규칙성 찾기, 목록 만들기, 논리적 추론, 거꾸로 풀기, 예상과 확인, 가르기, 숫자를 채워서 계산하기, 특수화(극단적으로 생각하기), 열거하기 등의 방법을 계획한다. ●반성 쓰여지지 않은 조건이 있는가, 다른 풀이가 있는가, 논리적인 비약이 없었나를 검토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고과정이 논리적인가도 되짚어본다. (방승진/아주대 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