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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ucationLearning ] in KIDS
글 쓴 이(By): pkp (~~~pkp~~~)
날 짜 (Date): 1999년 5월 10일 월요일 오후 02시 52분 19초
제 목(Title): 대안학교 선구자 영산성지고 곽종문 교감 


[월요인터뷰]대안학교 선구자 영산성지고 곽종문 교감 


스승의 날 (15일) 이 낀 1주일 (10~16일) 은 교육주간이다.
스승의 고마움과 교육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여러 행사들이 열린다.

올해 교직사회는 전례없는 갈등으로 흔들리고 있지만 음지에서 혼신을 기울이는 
스승들이 더 많다.

참교육을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고 노고를 아끼지 않는 스승들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이런 점에서 전남 영광군 영산성지고 곽종문 (郭鍾文.39) 교감의 삶도 진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학교.가정이 포기한 학생을 모아 14년째 사회의 일꾼으로 키워내고 있는 郭교감은 
우리나라 대안학교 교육의 선구자. 郭교감을 찾아 3시간 동안 이야기를 들으며 
'교직은 성직' 이라는 말이 수사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만난 사람 = 사회부 오대영 기자]

- 영산성지고에선 문제학생일수록 더 환영을 받는다면서요.

"문제가 없는 학생은 일반고에도 잘 다닐 수 있어요. 부적응이 심할수록 우리 
학교의 교육이 더 필요합니다 (이 학교 재학생 83명 중엔 소년범 경력자가 39명, 
다른 학교 중퇴자가 13명이며 나머지도 대부분 부적응 학생들이다) .올해 학생 
모집에선 정원 40명의 20배 정도가 지원했지만 다 받아들이지 못해 아쉽습니다. " 

- 갈수록 부적응 학생이 많아진다는 우려가 있는데요.

"가정문제와 획일적인 교육이 주요 원인입니다. 결손가정이나 부모가 지나치게 
강제적인 가정에서는 세상에 비관적이고, 반항적인 학생이 되기 쉬워요. 우리 학생 
중에는 교수.고위직 자녀도 있었어요. 이런 부모들은 자녀가 입학한 후에는 한번도 
찾아오지 않아요. 자녀를 포기한 것이지요. 심지어 97년 졸업식 때는 학부모가 
한명도 없었어요. 부모는 성공 위주로 자녀를 키우려는 이기주의를 버려야 합니다. 
자녀에게 공동체를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쳐야 합니다. "

- 우리 제도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너무 획일적이고 기능.능력 중심이에요. 교육은 수요자 중심이어야 하고, 
사람마다 각기 다른 능력을 최대한 발굴해주는 것이 교육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가르치는 교육은 성직입니다. 97년 졸업생 중에는 전기공사 등 다른 
일은 잘하는데 중학생 때도 한글을 몰라 교사에게 자주 꾸지람을 듣다가 탈선했던 
학생도 있었어요. 그 학생의 장점을 살려주니까 밤 늦게까지 공부해 한글도 익히고 
대기업에 기능직으로 취직했어요. 지금 학생 중에는 지능지수 (IQ) 1백50이상인 
학생도 4명 있어요. 다만 획일적인 기존 교육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지요. 지금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 라고 하면서도 우리 
사회는 인정하지 않아요. 사람은 살면서 여러번 변합니다. 그들의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면 신명나는 교육이 되고 학교를 떠나는 학생이 줄어들 
것입니다. "

- 졸업생의 진로는 어떻습니까. 

"성실하게 잘 살아요. 지금까지 2백48명이 졸업했는데 진학 89명.성직자 
21명.회사원 53명.공무원 15명.자영업 28명이고 나머지는 현재 군 복무 등 
다양해요. 성직.사회봉사계통 종사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고 교사가 된 사람도 
6명이나 있어요. 군에서 휴가 나오면 제일 먼저 이곳을 찾아올 정도로 애정도 
깊어요. 3개월에 한번씩 졸업생에게 편지를 보내 '재교육' 하지요. " 

- 학생들이 어떻게 그렇게 달라질 수 있죠.

"우선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학생 일탈행동을 무조건 부인하지 말고 '네가 그럴 
수도 있지만 다른 모습도 있다' 는 식으로 대화해 학생 스스로 깨닫도록 하면 
대부분 한달내에 학교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는 주입식 학습보다 다양한 강좌를 
제공하고 학생이 적성에 맞춰 스스로 선택하도록 합니다.
학생 성향이 대부분 동적이어서 영어 등 보통교과는 일반학교의 3분의1 정도만 
개설하고 나머지는 특기.적성 위주의 실기교육을 합니다. 새벽에는 명상교육, 
오후에는 자원봉사.농사 등 다양한 체험학습도 합니다. 그리고 취미.적성에 따라 
구성된 반 학생들을 담당교사가 3년간 지도하지요. 학생은 모두 기숙사에서 교사와 
함께 생활합니다. 교사들은 3주에 한번 정도 집에 갑니다. 학생중 5% 정도는 
중도탈락하지만 되돌아와 4~6년만에 졸업하는 경우도 있어요. " 


 



- 학생폭력.왕따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사람마다 능력을 표현하는 시기가 다른데 단지 영어 등 일부 과목을 못한다고 
잠재능력을 무시하면 학생들은 엉뚱한 행동으로 자신을 찾으려고 합니다. 성적이란 
잣대로 재서 '불량품은 버리는' 교육이 되면 안됩니다. 교사는 개인능력.환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교사는 학생을 때려서는 안됩니다. 학생은 교사한테서 배웁니다. 
"

- 학생을 지도하다 보면 화가 날 때도 있지 않습니까. 

"규칙을 어긴 학생에 대해선 교사.학생이 모두 동등하게 한표씩 행사하는 
전체회의를 열어 책읽고 독후감 쓰기.자원봉사.공개사과 등 벌을 내립니다.
개인감정으로 체벌할 이유가 없어요. "

- 어떻게 대안학교에 투신하게 됐나요. 

"어릴 때 어렵게 자라 염세주의에 빠져 중학교 때는 1년간 가출한 적도 있었어요. 
78년 전북대 입학후 불우이웃을 돕자는 생각에 근로청소년 대상 '공심 (公心) 
야학' 을 학교앞에 세워 4년간 가르쳤어요. 지금도 있어요. 순수 야학이었는데 
지하 학생운동서클로 오해받아 경찰에 끌려가 밤새 맞기도 했지요. 대학 4학년 
때는 찾아가서 가르친 전주소년원 소년범 85명 모두가 검정고시에 합격해 석방된 
적도 있어요. 졸업후 경남 진주에서 2년간 새마을유치원을 운영하다 86년 고2때 
귀의했던 원불교로 출가하려 했지만 교단의 권유로 영산성지학교 교사가 됐어요. 
당시는 지역 학생을 위한 학교였지만 학생 부족으로 폐교 직전이었어요. 그래서 
대안학교로 운영할 것을 제안했지요. " 

- 대안학교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당시는 인생열차를 타고 가다 잠깐 간이역에 내려 한눈 판 사이 열차가 떠나면 
낙오하는 것이 우리 교육이었어요. 그들과 인생열차를 연결하는 사다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 

- 학교 운영이 상당히 어려웠다면서요. 

"외부 지원이 거의 없어 1천5백평 부지에 유기농법으로 닭 6천마리를 키워 계란을 
팔아 마련한 연간 4천만~5천만원으로 학교를 운영했어요. 97년까지는 거의 월급이 
없어 매달 아내한테서 20만~30만원씩 받아다 썼어요. 아내는 '음지를 밝히는 교육 
등불이 돼라' 며 이해해줬어요. 92년 현재 위치로 학교를 옮길 때는 지역주민들이 
문제아 혐오시설로 오해해 반대했지만 지금은 유기농법을 가르치고 학생 자원봉사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학교가 됐지요. "

(유기농법 전문가인 郭교감은 진주에서 유치원을 경영할 때 유치원 교사였던 부인 
김영옥 (38) 씨를 만나 결혼, 남매를 뒀으나 9년간 떨어져 살았다.
5년 전 부인이 주변 법성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로 옮겨 영산성지고교내 9평짜리 
사택에서 살고 있으나 郭교감은 대부분의 밤을 기숙사에서 지낸다.
영산성지고교 교사들은 지난해부터 정부의 인건비 보조로 다른 학교 교사와 같이 
월급을 받지만 교장 (황춘덕 원불교 수사).郭교감은 월 1백만원, 다른 교사들은 
20~30%를 내 학교 교육시설 구입비.장학금 등에 보탠다.) 

◇ 곽종문 선생님은…
- 60년 전북 장수 출생 
- 82년 전북대 농학과 졸업 
- 87년 7월 영산성지학교 교사 
- 95년 3월 이후 영산성지고 교감
<dayyoung@joongang.co.kr>

입력시간 1999년 05월 09일 19시 47분



[영광 영산성지고는…] 학년없이 취미따라 과 배정 


영산성지고교는 무학년제.교과목 교실제 등 선도적으로 교육개혁을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본인.학부모 상담과 표준화검사 
(성격.진로.적성.정신분석.학습능력.EQ검사) 를 거쳐 입학한다.

신입생은 학년에 관계없이 취미.적성에 따라 문화구성 (사진.비디오 
등).예체능.봉사활동.면학독서 등 4개 과에 소속돼 3년간 
기숙사생활.현장체험학습.마음일기쓰기 등 생활을 함께 한다.

학교수업은 대학과 같이 학생이 개인별 출석표를 갖고 교실을 찾아다니는 교과목 
교실제로 시행된다.
대부분 수업시간은 1백분이며 수학 등 일부 과목은 수준별 교육으로 실시된다.

졸업을 위해 고교 3년간 이수해야 할 2백4단위중 영어 등 보통교과는 70단위 
뿐이고 나머지는 필수 특성화교과 (44단위).필수 특별활동 (16단위).학생선택과목 
(74단위) 등 적성.특기위주. 특히 학생 수요에 맞춘 특성화과목이 50개 
(마음일기.생활명상 등 필수 9개, 공예.택견 등 선택 41개) 나 돼 수영장 등 
외부시설을 이용하거나 외부강사가 와 가르치기도 한다.

학생은 학교의 학습시간표에 맞춰 과목을 배우지 않고 스스로 짠 시간표에 따라 
학습한다.
영어의 경우 1~3년중 어느 때든 정해진 단위시간만 이수하면 된다.

열심히 하면 조기졸업도 가능해 현재 5명이 연간 법정 수업량의 1.5배를 듣고 있다.
대부분 과목에서 중간.기말고사는 없고 수행평가를 한다.

교사 13명으로 교사당 학생수는 6.5명. 교내에 노래방.당구장.악기 연주장 등 
다양한 오락시설이 있어 오후 10시까지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분기별 수업료는 17만2천6백원, 기숙사비는 월 20만5천원. 원불교 재단 소속이나 
특정 종교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오대영 기자

입력시간 1999년 05월 09일 19시 49분

**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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