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onomics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화이트헤드) 날 짜 (Date): 1998년 10월 8일 목요일 오후 12시 31분 41초 제 목(Title): 김영호/ 시민적 한-일관계로 [시론] 시민적 한-일 관계로......김영호 대통령의 이웃나라 방문은 '보통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이번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은 보통 이상의 의미와 주목이 주어지고 있다. 그것은 과 거 일본에서 납치된 주인공이 정권 교체에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방문 한다는 극적인 사연 등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현재 한-일 양국은 냉전 후 동북아새판짜기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정립이 불가피한 시점에 처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일본은 자민당 중심의 앙시앵 레짐(구 체제)이 거의 최 후 단계에 와 있는 것 같고, 오부치 내각은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개혁에 실패한다면 단명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본 시민사회 의 성숙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정치세력에 의하여 일본의 진정한 개혁 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이 최근 양쯔강 범람을 이유로 방일을 연기한 것은 음미해볼 만하다.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김대통령의 방일 시점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천시를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 현안을 해결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본의 적극 적인 금융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만큼 인화형 방문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단기는 장기로 이어져야 하고 인화는 천시로 귀결돼야 한다. 그런점에서 현정부의 대일 인맥이 김 대통령측은 주로 구 사회당을 중 심으로 한 좌파이고, 김종필-박태준씨는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우파로, 말하자면 구체제의 양쪽이다. 때문에 양쪽의 사이에서 성장하고 성숙하 고 있는 신흥 시민 사회와 그 정치적 세력과의 관계가 약하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통령은 한국의 시민사회의 성숙을 기저로 한 시민정부의 대통 령으로서 일본의 시민사회와 그 주도세력과의 새로운 인맥 구축에 노력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시민적 한-일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시빌 아 시아(Civil Asia)'로 확대하는 길이다. 과거사 문제는 물론 '선청산 후미래 협력'이 최선이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과거사 문제와 미래 협력을 정경분리처럼 나누는 '분쟁적 파 트너십'도 모색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래 협력이 과거사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과거사에 대한 분쟁 지속이 한국의 대일 미래 전략에 유용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정부는 주로 미래협력에 치중하고, 시민사회는 시민적 교류 하에 과거사 분쟁을 해결하는 패턴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일본이 사과발언과 망언을 병행한 후 일본인은 사과발언만 기 억하고, 한국인은 망언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어 일본은 사과만 한다고 불만이고 한국인은 망언만 한다고 불만이다. 이번에 확실히 망언에 대 한 기억을 일본 시민사회의 몫으로 던져주어야 할 것이다. 한국 경제는 지금까지 일본형 정-재-관 유착 모델을 따르다가 한계에 부닥쳤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론으로 한계를 극복하려는 김 대통령의 개혁노선은 신자유주의 혹은 미국 자본주의 노선에 가깝다 고 할 수 있다. 지금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미국의 투기자본 책임론과 일본 책임론이 치열한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일본은 미국 책임론의 입장에서 '미야자와 플랜' '한일 자유무역지대' '한일 행동계획' 등을 구상하고 있다. 김 대통령은 이번 방일로 미-일의 대립적인 노선에 불가피하게 뛰어 드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국내적 개혁에 치중하던 입장에서 어떠한 국제적 전략으로 대응할 것인가. 일본의 동남아 노선에 참여할 것인가, 미국의 전략을 추종할 것인가. 결론을 이야기한다면 김 대통령 의 독자적인 조정전략이 필요하고 그러한 조정 전략이 '한일 파트너십' 과 '한일 행동계획'속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경북대 교수·경제학 ). 10/06(화) 18:59 입력 ◀이전화면 ∥ ▲초기화면 ------------------------------------------------------------------------------- - Copyright (c) 1998 Digital Chosunilbo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chosun.com for more information.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