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onomics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화이트헤드) 날 짜 (Date): 1998년 10월 3일 토요일 오후 03시 45분 45초 제 목(Title): 뉴스+/월스트릿의 '검은거래' 「검은 거래」판치는 월스트리트 회계장부 조작-내부자거래 등 비일비재 지난해부터 세계 각국의 경제가 큰 혼란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미국경제는 호황기조를 계속해 나가고 있는데 대해 많은 사람들은 금융분야에서의 미국의 저력을 말한다.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어느 나라보다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공정한 거래와 이에 따른 타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 그 첫째 가치는 공정성이다. 그만큼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깨끗하다. 그러나 이는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그렇다는 말이다. 실제로는 미국의 금융시스템에도 불공정-불법이 존재한다. 금융인들-월스리트의 자본가들, 그리고 기업체 간부와 직원들이 복잡하게 연루돼 벌이는 불공정 행위들. 과연 월스트리트 「꾼」들은 어떤 방법으로 투자자와 기업, 그리고 규제기관들을 속이고 있을까. 미국 유수의 부동산회사 「센추리21」, 호텔체인 「데이즈 인」 등 굵직굵직한 10여개의 기업을 거느린 시덴트(Cedant)그룹이 최근 휘청거리고 있다. 시덴트는 원래 지난해 12월 HFS그룹이 CUC그룹을 합병하면서 만들어진 새로운 회사. 그러나 두 그룹의 합병 직후 CUC그룹의 회계장부에서 부정이 쏟아져 나왔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출신들이 주축이던 CUC의 경영진이 주식가격의 하락 등을 막기 위해 지난 3년간 무려 5억달러의 매출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들은 이같은 회계장부 조작 사실을 숨기고 실제보다 고평가된 주식가격으로 HFS그룹과의 합병에 성공했다. 시텐트사의 최고 경영자였던 월터 포브스와 재무담당자가 해임돼 관계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시덴트는 합병한 CUC의 회계장부 조작사실이 불거져 나오면서 지난 4월 이후 최근까지 주가가 40달러에서 13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총 250억달러 상당의 자산가치 손실을 봤다. 회계장부 조작은 시덴트만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9월초 소니(Sony)도 100만달러의 벌금을 SEC(미국 중권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았다. 소니가 만든 영화의 수입 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였다. 북미 최대의 극장체인인 「리벤트」, 세계 최대의 전자보안기기 제작업체인 「센소마틱」, 북미 최대의 청소회사인 「웨스트 매니지먼트」 등의 회계장부 조작 사실도 최근 드러났다. SEC의 발표에 의하면 미국 상장기업, 금융중개회사, 뮤추얼 펀드 등 3만개의 기업들 가운데 한해 회계장부 조작으로 걸려드는 회사들은 매년 약 100개 내외, 전체의 0.3%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미국기업들 가운데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근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가 기업경영자들, 특히 재정부문 책임자들을 대상을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조사대상자의 12%는 기업 최고경영자의 주문을 받고 회계장부를 조작한 적이 있으며, 55%는 이같은 주문을 받고서 이를 거부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미국 기업의 재정담당 책임자들의 77%가 최고경영자로부터 부당한 장부조작 압력을 받고 있고, 미국 기업 10개중 1개 이상이 장부조작을 실제로 하고 있다는 얘기다. 회계장부 조작 유형은 매출액을 실제보다 부풀리거나, 앞으로 있게 될 차기 매출을 당기에 발생한 매출액으로 끌어와 당기매출액을 조작하거나, 현재의 지출을 계산 장부에 올리지 않는 방법 등이다. 내부자 거래라는 불법행위도 월스트리트에서는 자주 일어난다. 증권시장에서 기업의 경영과 관련된 정보는 돈 그 자체다. 기업이 분기별 이익을 내고-못내고, 신기술을 개발하고-하지못하고, 어떤 기업과 인수합병을 준비하고-하지않고 등의 정보는 증권시장에서 천문학적 이익과 직결된다. 기업 내부자가 이처럼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은 내부 정보를 직접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줌으로써 증권거래를 통해 막대한 불법수익을 취하다가 발각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는 것. 지난 4월 솔로몬 스미스 바니 투자회사의 전직 투자전문가 등 4명이 연방검찰에 체포됐다. 내부자 거래를 통해 180만달러에 달하는 불법 투자이익을 얻은 혐의였다. 이들은 「월드 콤」의 MCI 합병건을 비롯해 총 6건의 기업간 합병에 관한 주요 정보를 빼내 주식거래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달 BT증권사의 한 중간 간부가 내부자 거래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자신이 다루고 있는 대기업들의 증권관련 정보를 뉴욕시 맨해튼에서 아트 딜러인 자신의 동생한테 넘겨 27만5000달러의 불법 투자이익을 얻게 한 혐의다. 지난해 12월에는 모건 스탠리 금융회사의 전직 여성 간부가 법정에서 내부자 거래와 관련해 유죄평결을 받았는데, 그는 모간 스탠리에 있는 과거 동료직원으로부터 기업들의 주요 정보를 알아내 이를 돈을 받고 판매한 혐의였다. 미국은 1934년부터 주식거래법이라는 이름의 내부자 거래 금지법을 만들어 시행해오고 있으나 내부자 거래가 기본적으로 은밀하게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관련 법률만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하다. 그만큼 드러나지 않는 내부자거래에 의한 불법행위들이 많다는 판단들이다. SEC는 지난 1년간 최소한 7건의 내부자거래 범법행위가 벌어졌다고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부자거래로 적발되는 사례가 기업내에서 직책이 낮은 간부들, 일반 직원들, 정보분석가들, 은행의 투자전문지원 등에 국한되고 실제 골프장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큰고기」들은 다 빠져나가고 잔챙이만 걸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는 여러가지다. 소위 삳 스탁스(Chop Stocks)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불법 주식거래 행위도 있다. 이는 기업 경영자들과 증권 브로커간의 공모에 의해 이뤄지는 교묘한 불법 행위로, 브로커회사의 펀드 매니저가 형편없는 회사의 주식을 비싼 가격으로 사면 기업은 주식 가격이 올랐을 때 주식을 팔아 막대한 이익을 얻은 다음 이를 브로커 회사 또는 펀드 메니저에게 돌려주는 식이다. 또 금융회사가 거래를 의뢰해오는 상대방(정부, 단체, 기업 등)과 커미션을 매개로 하는 불법 계약도 있다.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투자자들에게 자바 스크립트를 통한 투자거래정보를 실시간(리얼타임)으로 제공치 않고, 정보 업데이트를 20분 정도씩 늦춰 중간에서 주식거래 차익을 챙기는 방법도 있다. 파생상품의 거래와 관련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위험을 전가시키고 이익은 은행들이 독점적으로 취할 수 있게 만든 기형적 시스템도 있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수익을 부풀리면서 교묘하게 각종 수수료를 부과하는 일부 금융회사들의 불공정 약관도 문제다. 물론 이들 모두가 「불법」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은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면서 당당하게 돈벌이를 하고 있다. 적발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사실 이런 류의 불법-부당 행위들은 월스트리트 여기저기에서 매일매일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박종원/ 뉴욕 통신원 ------------------------------------------------------------------------------- - Copyright(c) 1998 All rights Reserved. E-mail: newsroom@mail.dongailbo.co.kr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