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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onomics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화이트헤드)
날 짜 (Date): 1998년 9월  4일 금요일 오후 01시 44분 06초
제 목(Title): 조태훈의 스피드경영/윈 




 제 40호 199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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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가방’출신 조태훈의 성공법 
3천원짜리 자장면에 3백만원짜리 서비스 




김수헌 月刊중앙 WI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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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졸 학력의 ‘철가방’이 인기강사로 나섰다. 강의과목은 ‘서비스학’. 
대기업·증권사·특급호텔도 12년동안 자장면을 배달하며 터득한 그의 
고객만족·고객감동 서비스를 배운다. 그는 자장면을 한 그릇이라도 더 팔기 위해 
애쓰다보니 서비스 노하우가 생기더라며 겸손해한다. 강사는 잠시 외도일 뿐 다시 
중국음식점으로 돌아가겠다는 ‘번개’ 조태훈의 서비스철학과 성공법. 

강력한 핸드폰의 파워를 선전하는 CF‘자장면 시키신 분’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수천m 상공에서, 혹은 울릉도 앞바다에서도 자장면 주문이 가능한 강력한 
파워 핸드폰의 성능을 익살맞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CF에서 강력한 핸드폰 성능보다 더욱 돋보이는 것은 ‘철가방’의 투철한 
배달정신이다. 한그릇의 자장면을 팔기 위해 을릉도까지 달려가는 ‘철가방’을 
보고 있노라면 연상되는 사람이 있다. 이름 석자보다 ‘번개’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프로 배달원 조태훈(30). 그는 지상 수천m 상공을 나는 수송기에 올라타고, 
구멍뚫린 나룻배를 저어 울릉도 앞바다까지 갈 자신은 없지만, 적어도 돌멩이와 
최루탄 가스가 범벅된 시위현장을 가로질러 자장면을 배달하는 직업정신의 
소유자다. 

지난 7월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동원증권 본사 강당. 1백82㎝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진 조태훈이 2백50여 직원들을 상대로 강연하고 있었다. 잘 나가는 
증권사의 ‘쟁쟁한’ 사원들 앞에서 그가 토해내는 강연내용은 무엇일까. 
그는 바로 전날에는 서대문구청 초청강연을 했다. 구청 고위공무원, 
창구직원에서부터 청소부 아주머니까지 전직원이 그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그 
전날에는 삼성화재 대전연수원에서 보험영업소장들을 모아놓고 강연했다. 

12년동안 세군데 중국집을 거친 중졸 학력의 조태훈에게 기업체 직원과 공무원들이 
배우는 것, 그것은 고객만족·고객감동의 서비스다. 중국집 배달원과 고객감동의 
서비스, 혹은 자장면과 고객만족?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건대 자장면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만족은 맛밖에 더 있겠는가. 맛은 주방장의 솜씨에 달려 있으니 철가방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얼마나 될까. 혹 자장면이 맛있다고 한들 감동하는 고객이 
있을까. 

조태훈이 생각하는 만족과 감동은 맛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철저한 
프로의식에 기초한 서비스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의 철학은 자장면의 맛이나 
배달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을 상대하고, 상품을 팔아야 하는 모든 기업, 
‘행정’이라는 상품을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공무원사회에 그 기본정신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이론가가 아니다. 무슨 서비스 이론을 정립해 놓고 여기에 맞춰 자장면을 
배달한 사람은 아니다. 12년동안 몇십만 그릇의 자장면을 나르면서 겪은 경험, 
오로지 남보다 더 많은 자장면을 팔기 위해 애쓰다보니 얻게 된 노하우들이 
고객만족·고객감동의 서비스 사례가 됐고, 이론이 됐다. 

광주 출신의 조태훈이 철가방을 든 것은 열여덟살 때인 지난 86년. 그는 서울 
명동의 ‘충무원’이라는 중국음식점에서 배달원 생활을 시작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더이상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가정형편 때문에 야간학교를 다니다 
가출했다. 서울 용산역에서 직업소개소를 거쳐 흘러간 곳이 충무원이었다. 그가 
이곳에서 배운 것은 직업정신과 근성이었다. 

“철가방에게 무슨 직업정신이냐고 속으로 웃으시겠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주문장소에 최대한 단시간 내에 음식을 갖다주는 것이 배달원의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스로 제 직업에 만족했고, 배달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묘한 자부심도 있었고요.” 

시위가 끊일 날이 없어 최루탄 연기 자욱했던 87년 명동에서 그는 매캐한 연기를 
마셔가며 음식을 배달했다. 학생과 전경들의 싸움이 한창이던 어느날 명동을 
가로질러야 갈 수 있는 어느 빌딩에서 난데없이 주문이 들어왔다. 돌이 날아다니고 
최루탄이 곳곳에서 터지는 상황에서 배달은 불가능해 보였다. 배달을 포기할까 
하던 차에 그의 눈에 언뜻 달걀판이 들어왔다. 달걀판을 얼굴 크기로 잘라 볼록한 
부분에 구멍을 내고 눈두덩이에 댔다. 그리고 비닐랩으로 머리를 둘러가며 
고정시키니 어느 정도 공기가 차단돼 방독면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우스꽝스런 모습을 하고 그는 오토바이로 시위현장을 가로질러 
질주했다. 그때 어디선가 날아온 돌이 배달통에 정통으로 맞았다. 결국 배달에는 
실패했지만 이런 경험 속에서 그는 항상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에 만족해했다. 

충무원 생활 6년만에 임대건물주 사정 때문에 가게가 문을 닫으면서 그는 을지로 
생활을 시작한다. 그의 성실성을 눈여겨본 충무원 출신 종업원이 을지로에 
중국음식점을 개업하면서 그를 데려간 것이었다. 6년동안의 철가방 경험을 
바탕으로 을지로 시절부터 그는 단순배달이 아닌 고객만족·고객감동의 배달을 
펼친다. 을지로 이후 그의 인생역정을 따라가면서 번개식 서비스를 분석해 보자. 

 
▲ 자신의 별명을 딴 '번개반점' 1호점 식구들과 함께 한 조태훈. 그는 앞으로 
번개반점을 체인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1. 고정관념을 깨고 '맞춤서비스'를 창출한다 

을지로에서 그가 먼저 한 일은 배달원들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고정관념을 
하나하나 깨나가는 것. 매너리즘에 빠진 기계적 배달로는 가게를 발전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서 그는 배달장소의 특성이나 분위기에 어울리는 ‘맞춤서비스’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을지로 음식점의 주고객은 영세한 인쇄소와 지업사 그리고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에 출입할 때는 항상 까만 양복바지와 흰색 와이셔츠에 
넥타이차림을 했다. 

“철가방은 복장이 지저분하고 얼굴에는 항상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방편이었어요. 더구나 헌법재판소에는 장관급 재판관들도 있는 곳인데 
대충 헐렁하게 입고 배달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습니다. 배달통보다 먼저 보이는 
것이 배달원의 얼굴 아닙니까. 최고의 법원에 어울리는 복장으로 서비스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지요.” 

헌법재판소 직원이나 재판관들에게 깨끗한 양복차림의 조태훈은 금방 인기를 
얻었다. 그의 맞춤서비스 중에는 ‘자장면 비벼주기’가 있다. 의류매장이나 
미장원에 배달을 나가보면 갑자기 들어온 손님 때문에 주인이 자장면 그릇을 들다 
말고 응대해야 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자장면이라는 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면발이 불게 마련. 그래서 그는 이런 경우 대충 눈치를 보고 주문자가 바쁘겠다 
싶으면 아예 자장면을 그 자리에서 비벼놓는다. 자장의 기름기가 면이 붇는 것을 
늦춰 십여분이 지나도 쫄깃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 이런 일이 몇번 
있고부터는 아예 손님이 없어도 일부러 그에게 자장면을 비벼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제가 비벼주는 게 더 맛있다고들 하는데, 그럴 리는 없을 테고…. 아마 손님을 
배려하는 작은 행동이 그 사람들 눈에는 감동으로 다가간 것 같습니다.” 

그가 고려대 후문 ‘설성반점’으로 옮긴 뒤 고려대병원에 배달나갔을 때의 
일이다. 의사들은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주문한 의사의 호출기 
번호를 미리 받아두었다가 현장에 도착해 호출해야 한다. 물론 호출해도 제때 
나타나는 의사는 별로 없다. 심지어 음식을 한젓가락도 못들고 음식값만 지불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날 병원에 도착해 의사를 호출하고 여덟그릇이나 되는 자장면을 모두 비비고 
있는데 그때 나타난 한 의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불쾌하다는 듯이 
쳐다보더군요. 그래서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더니 웃으면서 아주 좋은 
서비스라고 칭찬했습니다.” 

조태훈식 맞춤서비스는 고려대병원을 단골로 만들었다. 판촉물 하나에도 그는 
맞춤서비스 정신을 대입했다. 일반사무실의 경우 중국음식점에 배달주문전화를 
거는 사람은 대부분 여직원. 어느 음식점에 주문할 것인가는 순전히 여직원들의 
마음이다. 다른 음식점에서 잘 부탁한다며 병따개·성냥통 같은 판촉물을 돌리거나 
군만두 서비스를 제공할 때 그는 판탈롱스타킹을 여직원들에게 슬그머니 
건네주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난다. 

꼭 물량공세가 아니더라도 배달에 두세가지 동작만 추가하면 손님을 미소짓게 할 
수 있다. 한가지 사례를 더 보자. 사무실에 배달나가면 테이블에 놓고 가라고 
한다. 맞춤서비스를 주창하는 조태훈이 어찌 자장면 그릇만 달랑 놓고 오겠는가. 
사무실에는 여기저기 날짜 지난 신문지들이 널려 있게 마련. 그는 이런 신문지들을 
테이블에 가지런히 펴고 자장면 그릇을 놓는다. 여기에 한가지 서비스를 더 
추가한다. 자장면 그릇수만큼 의자를 정돈해 놓고 나온다. 철저하다. 

조태훈의 별명은 앞에서 말한 바처럼 ‘번개’. 그만큼 빠른 배달실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빠른 배달도 손님에게는 하나의 서비스다. 번개 신화(神話)가 탄생한 
곳은 안암동 설성반점. 을지로 음식점이 주인의 개인사정으로 문을 닫으면서 그는 
고려대 후문 설성반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이곳에 첫출근하던 날 그는 
새로운 배달전략을 준비한다. 

 
▲ 동원증권 직원 대상 강연장에서 조태훈이 '번개'복장을 갖추고 그의 고객만족 
서비스론을 펼치고 있다.  
 2. 차별화해야 산다, 마케팅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라 

설성반점의 주고객은 학생이었다. 대부분 대학가가 그렇듯 대학가 음식점의 
흥망성쇠는 학생들에게 달려있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서 나와 모퉁이를 돌면 
바로 보이는 설성반점은 좋은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매상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조태훈은 그 원인부터 분석했다. 결론은 배달의 신속성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는 것. 얼른 점심을 해결하고 강의에 들어가야 하는 학생과 교수들을 
상대하려면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 빨리 배달해주는 것이 중요했다. 주위에 포진한 
10여개 중국음식점들과는 다른 차별적 요소, 설성반점만의 장기를 그는 신속배달로 
정했다. 

“음식이 빨리 오지 않으면 독촉전화를 하게 되겠지요. 가게에 독촉전화가 
빗발치면 정작 다른 주문을 못받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간은 상대적이라 
다급한 사람에게는 1분이 10분처럼 느껴지고, 여유있는 사람은 1시간도 10분 같지 
않습니까. 우선 주택가보다 학교배달에 우선순위를 두었습니다.” 

신속배달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마음먹은 데는 그것이 음식의 맛도 
좌우하기 때문이었다. 주방에서 갓 나온 음식의 맛을 최대한 단시간 내에 손님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배달원의 가장 중요한 의무요, 봉사였기 때문이다. 

목표가 정해지면 실천이 따라야 했고, 그 다음에는 마케팅이 필요했다. 그는 
자신이 빠르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널리 홍보할 필요성을 느꼈다. 홍보의 제1요소는 
입선전. 그래서 그는 동아리방이나 학생회실, 잔디밭 등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좀더 빨리 움직이는 기동력을 발휘했다. 그는 우선 복장부터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차별화했다. 

군복바지에 군화를 신고 머리는 무스를 발라 세웠다. 선글라스를 끼고 머리에는 
빨간색 매직으로 ‘최강번개’라고 쓴 머리띠를 둘렀다. 포목점에서 구입한 흰색 
천에다 ‘설성번개’라고 쓴 뒤 깃발처럼 만들어 오토바이에 달았다. 
배달 스피드와 관련, 고려대생들 사이에 전해오는 번개신화 중 몇가지를 보자. 

고려대 축제 때였다. 학교 노천극장에서 자장면 두 그릇을 배달해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 자장면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1분 정도. 주방에서는 준비돼 
있던 밀가루 반죽을 기계에 넣고 국수를 만들어낸다. 항상 펄펄 끓는 뜨거운 물에 
국수를 삶아 찬물에 식힌 다음 다시 더운물에 헹구고 그릇에 담아 자장을 얹으면 
완성. 가게에서 노천극장까지는 1.5km.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고 출발, 노천극장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2분7초. 

그가 도착하자 노천극장에 모여 있던 학생들 사이에서 갑자기 “우와!”하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무대 위 사회자가 물고 있던 담배를 비벼 껐다. 어리둥절해 
있는 그에게 사회자가 다가와 “번개의 승리”라고 말해주었다. 

의과대 축제중 ‘한판승부’라는 이벤트가 열렸는데 사회자가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동안 번개가 자장면을 가지고 올 수 있는지 없는지에 내기가 걸려있었다는 
것이었다. 

‘설성반점에 주문전화를 하고 나서 담배를 물면 안된다’‘잔디밭으로 자장면을 
시키고 나서 공중전화박스에서 돌아와보니 자장면이 기다리고 있더라’는 이야기가 
학생들 사이에 퍼지면서 번개 조태훈은 신속배달의 대명사가 됐다. 

번개의 신화들을 죽 들어보면 몇가지 노하우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입선전 
효과의 극대화다. 그도 사람인 이상 몸이 세개, 네개가 아니기 때문에 주문이 
많으면 당연히 신속배달이 불가능하다. 이럴 때 그는 배달그릇 수가 많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최우선으로 배려한다. 대학으로 따지자면 
동아리방이나 학생회실, 야외 같은 곳이다. 또 학교를 출입하면서 단골교수나 
학생들의 강의시간표, 혹은 학과나 동아리의 특성과 행사일정 등을 잘 파악했다가 
주문시간을 맞추는 데 신경쓴다. 둘째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른바 ‘마케팅’을 
한다는 점. 복장이나 깃발뿐 아니라 자신의 신속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물을 잘 이용하는 것이다. 학번명찰이 그 예다. 그는 번개복장에다 
가슴에는 ‘9271150’이라는 학번을 달고 다녔다. 

“92는 제가 프로 철가방으로 정식입문한 연도, 71은 요리배달학과, 150은 하루에 
1백50군데 배달을 목표로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실상 그 번호는 설성반점 
전화번호거든요. 재미있게 풀어놓으니까 사람들이 한번 듣고도 잊지 않고 
기억하더라구요.” 

그의 마케팅 전략 중 백미는 방학 때나 시험기간이 되면 교내 빈 게시판에 직접 
제작한 대자보를 붙이는 것이다. 이때 붙이는 대자보 내용은 대부분 ‘자장면 먹기 
집중강조기간’ 포스터. ‘자장면 마일리지제도’라는 것도 실천했다. 지난 
한주동안 자장면을 가장 많이 시켜먹은 학과에 탕수육 한 접시를 제공하고는 이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셋째는 배달방식, 그리고 고객들과의 인간관계 유지. 주문 순서가 아니라 음식이 
나오는 순서에 따라 배달구역을 묶으니 당연히 배달이 빠를 수밖에 없었다. 또 
주고객인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맛이나 가격이 음식점마다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고객들은 호감이 가는 
배달원을 둔 음식점으로 다이얼을 돌릴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무뚝뚝하게 그릇만 
놓고 가는 사람보다 아는 척도 하고 몇마디라도, 하다못해 맛있게 드시라는 말 
한마디라도 더하고 나오는 사람에게 또 주문하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생각이 잘 반영된 것이 ‘토털서비스’정신이다. 

3. 미각·시각·청각, '토털서비스'로 단골을 창출하라 

번개 조태훈의 ‘토털서비스’에 대해 고려대 경영학과 박종원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박교수는 자신의 마케팅학 강의시간에 외부강사로 조태훈을 초빙, 
그를 철가방에서 스타강사로 만든 사람이다. 

“저는 자장면을 좋아합니다. 빠르고 간편하기도 해서 연구실에서 대학원생들과 
함께 자주 자장면을 시켜 먹는데요, 번개 조태훈을 처음 만난 그날 철가방을 들고 
나타난 그의 첫인상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 배달원과 달리 깨끗하고 
독특한 복장이 눈길을 끌었어요. 탁월한 유머와 절도있고 경쾌한 행동은 
흥미롭기까지 했습니다. 무엇보다 시간을 중시하는 내게 번개와 같은 배달실력을 
보여주어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한번의 배달로 미각적 만족뿐 아니라 
시각·청각적 만족을 동시에 주는 토털서비스를 실천하는 사람이었어요.” 

박교수는 “그와의 수차례 만남을 통해 그가 철저한 프로정신에 입각해 주어진 
본분에서 이른바 고객만족 경영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음을 느꼈고, 그래서 내 
강의에 강사로 초대했다”면서 “마케팅이라는 학문은 경영학 중 어느 분야보다 
현장감각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실제 사례를 실무자로 하여금 직접 듣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교수의 강의에 ‘철가방’이 외부강사로 초빙됐다는 것이 교내에 알려지면서 
여기저기 신문과 방송사에서 강의현장을 취재했다. 한마디로 그는 떴다. 
방송사에서 그를 불렀고, 토크쇼 등에 출연했다. 그러나 그는 방송을 위해 시간을 
할애한 만큼 가게에서는 배달원으로 더 열심히 일했고, 교만하거나 방자해지지도 
않았다. 

조태훈이 고객을 위해 제공하는 최상의 서비스는 ‘즐거움’이라는 단어로 
귀결된다. 그의 배달에는 세가지 즐거움이 있다. 첫째가 먹는 즐거움이다. 자장면 
배달통을 들고 나타났을 때 반색하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그는 고객들이 자장면을 
먹으며 느낄 즐거움을 읽는다. 

두번째가 듣는 즐거움이다. 그는 주문자나 주문장소의 분위기에 따라 적절한 농담, 
혹은 노랫가락까지도 뽑아주며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문학과에 배달가서는 
‘일일자장 불식하면 사후 지옥행’(日日자장不食, 死後地獄行)이라고 너스레를 
떨고, 영문학과에 가서는 ‘Two man chap-chap, one man die,I don’t 
know’(자장면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라고 말도 안되는 
‘콩글리시’를 늘어놓는다. 

세번째는 보는 즐거움. 번개의 오토바이 뒤쪽에는 깃발이 꽃혀 있다. 그리고 
철가방을 넣을 수 있는 바구니와 그 아래로 두개의 게시판이 있다. 하나 크기가 
포스터 두장을 붙일 수 있을 만해서 학기중에는 동아리나 학생회에서 하는 행사 
포스터를 붙이고 다닌다. 다른 한쪽에는 벼룩시장을 만들어 중고물품 알선이나 
알림방 역할을 한다. 상상해 보라. 얼마나 재미있는 볼거리인가. 

안암동의 신화, 조태훈은 지금은 자장면 배달을 하지 않는다. 지난해 8월 아무런 
대책없이 설성반점 철가방 생활을 청산했다. 배달원 생활이 싫었던 것은 아니었다. 
배달원과 중국음식점은 그의 천직이다. 

“방송 좀 타고 신문에 기사 좀 났다고 배달원 생활을 그만둔 것은 아닙니다. 다른 
데 불려다니는 시간이 많다보니 주인아저씨와 동료들한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그만뒀지요. 그동안 끄적거려 놓은 메모를 기초로 책을 쓰는 데 시간을 집중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고요.” 

무작정 배달원 생활을 그만두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던 그에게 
삼성기술대학에서 강연을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4. 자기 PR에 인색하지 말라, 나서야 성공한다 

강연경험이라고는 박종원 교수의 요청으로 고려대 경영대 교탁에 서 본 것이 
유일무이했던 그로서는 망설여졌다. 삼성기술대에서 요구하는 주제는 서비스와 
고객만족. 그렇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자장면을 배달하면서 해온 일들을 쫙 
이야기하면 그것이 이론이고 실증적 사례가 되는 것이었다. 따로 준비할 게 
없었다. 

이후 그에게 여기저기서 강연요청이 쏟아져 들어왔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특급호텔에서도 그의 서비스정신을 배우고자 했다. 
“호텔 서비스요? 좋긴 하지만 매뉴얼에 나와있는 내용들 아닙니까. 누구라도 
반복연습하면 다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허름한 밥집아주머니와 손님의 
이런 대화를 한번 상상해 보세요. 

‘아줌마, 여기 김치 좀 더 줘요’ 이렇게 말하면 아줌마가 뭐라고 합니까. ‘이거 
새로 담근 김치인데 이참에 한번 먹어봐’ 이렇게 말합니다. ‘아줌마, 고기 좀 더 
줘요’라고 하면 ‘다음에 또 오라고 진짜 많이 주는 거야’하면서 몇점을 더 
줍니다. 

서비스 노하우나 이론의 ‘이’자도 모르는 밥집 아주머니가 단골을 많이 확보하는 
이유는 이런 인간적인 대화와 분위기, 손님의 기분을 맞춰주는 말들 아닙니까. 
호텔에서 밥먹는 사람들은 원래 호텔은 이러이러한 곳이다, 종업원들은 이렇게 
행동하고 손님은 이렇게 매너를 지켜야 한다고 획일적으로 정해진 틀 속에서 
생각하지 않습니까. 손님이 편안하게 종업원도 부르고, 음식도 좀 더 달라고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면 그 업소 서비스는 만점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대기업과 병원·호텔 등에 불려다니며 서비스철학을 전파하는 인기강사 조태훈의 
꿈은 중국음식점을 차리는 것이다. 강사생활은 잠시의 외도일 뿐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배달원 생활 10년 안에 음식점을 하나 내겠다며 야무지게 
저축했었다. 그러나 운이 따르지 않았는지 말못할 속사정으로 꿈을 뒤로 
미뤘다(그는 가게를 한번 낼 뻔한 적도 있었고, 사업하는 친척을 믿고 큰 돈을 
빌려주었다가 떼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 중순 외식산업 유통업체인 (주)코마스 외식산업본부와 공동으로 
‘번개경영컨설팅연구소’를 차렸다. 중국음식점을 차리려는 사람들에게 
서비스교육과 경영컨설팅을 하는 게 그의 일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번개반점’을 체인점화할 계획이다. 지난 8월 초에는 
그에게 1주일동안 교육받은 사람이 일산에서 번개반점 1호를 냈다. ‘번개반점’을 
내게 되면 그가 상표등록한 번개 캐릭터를 선전이나 영업간판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정작 자신이 내고 싶었던 1호는 다른 사람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는다. 잘되던 중국음식점이 두번이나 주인사정으로 문을 닫았을 때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철가방을 들었던 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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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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