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conomics ] in KIDS 글 쓴 이(By): Param (새들의소리) 날 짜 (Date): 2004년 1월 7일 수요일 오전 10시 43분 32초 제 목(Title): 펌/ SAIC의 종업원 소유제 출처: 한겨레 종업원이 지분 96% 보유 관련기사 SAIC의 종업원소유제 SAIC창업자가 세운 기업발전재단 스미로 총재 ①일하는 사람이 주인인 SAIC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쪽 해안선을 따라 뻗어 있는 5번 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쯤 달리면 푸른 태평양을 끼고 있는 샌디에이고를 만난다. 지난해 12월18일 샌디에이고 북쪽 외곽에 들어서니 마치 대학 캠퍼스처럼 야트막한 높이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는 기업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연구개발과 시스템 통합,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첨단기술회사인 사익(SAIC·Science Application International Corporation) 이다. 한국인에게는 뒤에 있는 이동통신의 원천기술 보유자인 퀄컴의 로고가 더 눈에 들어오겠지만, 미국에서는 사익이 더 유명하다. 세계 150여개 도시에서 4만여명이 일하고 있는 사익은 지난해 4월 미국 경제·경영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미국 500대 기업 중 288위에 올랐다. 1999년 이후 5년 사이 59계단이나 뛰었다. 미국에서 ‘성공’과 동의어로 여겨지는 ‘포천 500대 기업’의 순위가 말해주듯 사익이 지난 69년 창사 이래 34년간 보여준 실적은 놀랍다. 특히 2002년 미국의 대기업 매출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6%나 줄었지만, 사익은 59억달러(약 7조원)로 한해 전보다 2% 늘어났다. 하지만 미국에서 사익이 유명한 진짜 이유는 특유의 ‘종업원 소유제’ 때문이다. 사익의 철학은 “회사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이 회사를 소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사익의 종업원 지분은 96%(전직 20% 포함)에 이른다. 나머지는 경영진이 3%, 외부 컨설턴트가 1%씩 갖고 있다. 회사 설립 초기 100%였던 창업자 지분은 이제 1.3%로 줄었다. 사익이 종업원 소유회사가 된 것은 창업자인 로버트 바이스터 박사의 소신 때문이다. 핵 물리학자인 바이스터 박사는 국방 관련 대기업에 다니다가 관료주의 조직문화를 견디지 못해 뛰쳐나온 뒤 사익을 세웠다. 그는 사익에 합류한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새 계약을 따온 실적에 맞춰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종업원 소유회사 사익(SAIC)의 본사 전경. 사익제공 참여경영이 지속성장 또다른 비결 ●일하는 사람이 주인인 SAIC 사업부 독자적 의사결정 말단조직까지 수평구조 모두가 기업가정신 무장 이상주의, 현실접목 성공 여기서 사익의 또 하나의 철학이 만들어진다. 바로 “종업원들이 가질 수 있는 회사 주식은 각자의 회사에 대한 기여와 실적에 비례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성과주의’는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사익으로 끌어모으는 원동력이 됐다. 또 종업원 소유제라는 이상주의를 시행하면서도 다른 기업들과의 무한경쟁에서 뒤지지 않고 더욱 강력한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그러면 종업원 소유제와 철저한 성과주의 만으로 사익의 지속적인 성장과 높은 수익성을 설명할 수 있는가 사익은 또 하나의 비결로 ‘참여경영’을 내세운다. 투철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돼 있는 종업원 모두의 헌신과, 회사의 모든 문제를 종업원들이 직접 맞부딪혀 해결하도록 끊임없이 권장하는 참여문화, 또 가장 말단조직까지 책임감을 느끼도록 하는 수평적 관리구조가 서로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익에는 16개의 사업부문이 있다. 그 밑에는 50개의 사업그룹과 1100여개의 사업부가 있다. 각 사업부들은 스스로 이익과 손실을 관리하고, 마케팅과 관련된 결정을 내린다. 이런 시스템은 사익을 시장환경에 맞춰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한다. 바이스터 박사는 “최상층의 한두명만이 아니라 직원들 모두가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할 수 있었던 것은 소유와 책임을 함께 나누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해 11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이사회 의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사익 관계자는 “80세의 고령이지만 요즘도 매일 아침 한시간 동안 조깅을 할 정도로 건강하다”고 그의 근황을 소개했다. 사익은 또 종업원들에게 윤리경영을 각별히 강조한다. 사익의 프로젝트 기획자인 레인 몬트는 “윤리적 모범을 준수하면서 지속적으로 높은 실적을 내는 기업은 드물다”면서 “사익의 성공에는 종업원 소유제를 통한 윤리경영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사익에서는 노사 갈등이라는 말을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사익에는 노조가 없다. 노조 혐오자들에게는 귀가 솔깃한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사익 관계자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사익의 종업원 소유제 담당 책임자인 앤소니 비고 부사장보는 “노조는 경영진과 대립되는 것인데, 사익에는 모두가 주인이기 때문에 노조가 필요없다”며 “사익은 경기침체나 회사의 어려움 때문에 인위적 감원을 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종업원들의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익의 소프트웨어 품질기술자인 폴 세라는 “종업원 소유제는 우리의 자랑”이라고 말한다. 입사 13년째인 내리 쿠퍼도 “종업원 소유제는 단지 주식소유를 통해 금전적 이익을 주는 차원을 떠나 종업원들의 태도를 완전히 변화시킨다”고 강조했다. △ 창업자인 로버트 바이스터 박사. 사익제공 사익의 성공을 종업원 소유제를 채택한 회사들의 일반적 모습이 아니라 하나의 ‘예외’로 깎아내리는 시각도 있다. 사익이 종업원 소유제와 성과주의, 참여경영이라는 세가지 성공 요소를 절묘하게 조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영위업종이 일반 제조업이 아니라 고도의 지적작업을 수반하는 지식기반산업이고, 석·박사 학위 소지자가 전체인력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고학력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중심이 된 독특한 인적구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사익은 “비중은 높지 않지만 사익에 화이트칼러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종업원 소유제는 일반 기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노사대립으로 국가경제가 위태롭다고 한탄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책임전가에만 급급한 한국적 현실에서 사익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종업원 소유제만으로 노사화합과 회사발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고 단정짓는 것은 성급할 지 모른다. 실제로 종업원 소유제를 도입한 국내외 기업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종업원 소유제에 의해 모두가 주인이 된다는 것은 자칫 모두가 주인으로서의 권리만 누리려 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외면하는 ‘최악의 상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익이 진정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이상주의가 안고있는 위험을 철저한 성과주의와 참여경영이라는 특유의 시스템을 통해 창조적으로 극복한 점이다. 창업자의 위대한 결단으로 소유와 경영의 나눔을 통해 노사 평화와 회사발전이라는 상생의 모델을 만들어 실천하는 사익의 사례는 소유와 경영을 독점하려는 자본가나, 자기권익만 찾는 노조라는 양 극단 사이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던져준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SAIC의 종업원소유제 상장 안하고 주식 내부거래 사익의 종업원 소유제는 회사와 종업원의 이익이 조화를 이루도록 돼있다. 회사는 우선 주식소유가 종업원들에게 매력적인 재태크 수단이 되도록 신경을 쓴다. 또 모든 종업원들이 회사의 소유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형평성’과, 각 개인들의 회사에 대한 기여도를 반영하는 ‘성과주의’를 동시에 추구한다. 주식은 유능하고 활력 넘치는 외부인재들을 영입하고 회사에 남게하는 유인이 되기도 한다. 5% 정도 되는 핵심 인력들에게는 입사한 지 5년이 지나면 연봉의 2~2.5배되는 주식을 얻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 사익은 주식시장 상장을 스스로 포기했다. 2003 회계연도(2002년 2월~2003년 1월)의 순이익만 2억4600만달러(약 3천억원)에 달하는 높은 수익성과 재무 건정성을 감안할 때 상장을 하면 당장 큰 이익을 얻겠지만, 종업원 소유제를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사익은 대신 종업원 주주들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도록 내부 주식시장을 만들었다. 이사회는 매 분기별로 회사와 다른 경쟁사들의 실적, 전체 경제상황 등을 감안해 주식가격을 결정한다. 또 ‘불’(Bull)이라는 자회사가 주식거래 중개업무를 관장한다. 외부인의 주식소유를 제한하기 위해, 퇴직사원의 주식은 회사가 되살 수있는 우선권을 갖고 있다. 사익의 이사회는 지난해 10월 초 주식가격을 전분기보다 1.29달러 높은 31.79달러로 상향조정했다. 1년 전에 비하면 12.3% 오른 가격이다. 나스닥 주가가 50% 정도 오른 것과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은 뒤진다. 하지만 다른 주가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급등락을 반복하는 반면 사익의 주가는 안정적이다. 지난 94년 이후 10년 동안 나스닥의 연말 주가가 연초보다 떨어진 게 네번이나 되지만, 사익은 2002년 단 한차례에 불과했다. 현재 미국에는 단순히 주식을 임직원에 대한 보상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광범위한 규모로 종업원 소유제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1만2천여개에 달한다. 종업원들이 소유한 주식의 총 가치는 3천억~4천억달러(한화 360조~480조원)로 추산된다. 미국 기업들은 정부가 법으로 제정한 종업원주식소유제도(ESOP·Employee Stock Owenership Plan)을 중심으로 다양한 종업원 소유제를 시행하고 있다. 종업원들은 회사의 보증으로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주식을 구입할 수 있는데, 미 정부는 많은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SAIC창업자가 세운 기업발전재단 스미로 총재 관련기사 종업원이 지분 96% 보유 경영진 회의과정도 사내공개 “종업원 소유제를 잘하면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경제개혁이 촉진되기 때문에 한국의 노사갈등을 푸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익의 창업자인 로버트 바이스터 박사가 종업원 소유제의 확산을 위해 만든 기업발전재단의 레이먼드 스미로 총재는 종업원 소유제가 보다 좋은 회사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19일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라홀라에 있는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스미로 총재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정부기관과 기업을 상대로 종업원 소유제를 전파하는 ‘전도사’이다. 종업원소유제 확산위해 재단 만들어 기업문화 바꿔 생산성 못높이면 실패 -사익은 성공 비결을 종업원 소유제에서 찾는데, 다른 요인은 =종업원 소유제가 성공의 출발점이 된 것은 맞지만,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사익의 특징은 목표 지향적이고 창조적인 기업문화이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의 모든 정보들이 공개돼서 종업원들 스스로 ‘내가 바로 주인이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또 종업원들이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 사익은 경영진의 회의과정을 컴퓨터망을 통해 사내에 공개한다. -미국 내 종업원 소유제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종업원 소유제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이베이 등 미국의 대표적 기업들도 부분적으로 시행 중이다. 러시아와 폴란드, 우크라이나, 그루지아, 이집트, 짐바브웨 등 여러 나라의 기업과 정부기관에서도 컨설팅과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에서 종업원 소유제를 시행한 대표적 기업으로 유나이티드항공(UA)이 꼽히지만, 경영난이 심각한데 =유나이티드는 종업원 소유제의 장점을 제대로 못살렸다. 그들이 지난 1994년 종업원 소유제를 도입한 것은 비용절감 등 돈이 주요 목적이었다. 또 조종사들은 참여했지만, 승무원들은 불참했다. 종업원 소유제는 노사신뢰가 중요한 데, 노조는 경영진과 투쟁을 계속했다. 종업원 소유제를 도입하더라도 그에 맞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한국 자본가들은 소유와 경영은 자신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 사익에 대해 사회주의라고 비판할지도 모른다. =미국에도 기업을 ‘나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본가들이 있다. (웃음) 사회주의는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분배하는 것이지만 사익은 다르다. 각자의 실적과 성과에 따라 보상의 크기가 달라진다. -한국은 노사갈등이 심각하다. 종업원 소유제가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될까 =노조는 경영진에 맞서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노조는 또 경영진을 믿지 않고, 주식소유를 거부한다. 하지만 종업원 소유제는 종업원과 경영진이 함께 하는 것이다. 종업원 소유제는 매출과 고용을 늘리고 생산성을 높인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That old law about "an eye for an eye" leaves everybody blind. The time is always right to do the right th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