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conomics ] in KIDS 글 쓴 이(By): virt ( TЯIV) 날 짜 (Date): 2003년 5월 24일 토요일 오전 09시 44분 51초 제 목(Title): [이코노미21] 삼성전자의 2010년 [특집1] 삼성전자의 2010년 2003년 05월 23일 글 이희욱 기자 (asadal@economy21.co.kr) ㆍ1. 전문가 5인에게 듣는다 ㆍ2. 디지털 컨버전스 전략 ㆍ3. 디지털TV 세계 1위 전략 ㆍ4. 지능형 로봇 개발 전략 삼성전자 ‘포스트 반도체’는 없는가 “후보단일화는 안 된다. 경선만이 살 길이다.” 정치 얘기가 아니다. 자칫 멈춰버릴지도 모르는 삼성전자의 성장엔진에 다시금 불을 지피기 위해 전문가들이 내놓은 ‘묘안’이다. 지금까지 시장은 ‘포스트 반도체’를 내놓으라고 삼성전자에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요컨대 “10년 뒤에도 반도체가 삼성전자를 먹여살릴 수 있을 것인가”라는 회의적인 질문에 대한 해법을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도 예외는 아니었다. 누구도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는 ‘정답’을 찾고자 했다. 창간 3주년을 맞아 학계와 국책연구소, 주요 민간 경제연구소,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삼성전자의 미래상을 그려달라고 요청했다.설문에 응해준 전문가는 모두 25명으로, 주요 증권사의 반도체·전자·가전·통신부문 애널리스트 17명, 국책 및 민간연구소 연구원 5명, 대학교수 3명으로 이뤄졌다. 질문 내용은 앞으로 4~5년뒤 삼성전자의 주력사업부문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부문, 삼성전자의 강·약점과 예상 경쟁업체 등 모두 10여개 문항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내놓은 해법은 시장의 기대를 보기좋게 저버렸다. 불확실성의 시대엔 시장주도형보다는 시장적응형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설문지를 뒤덮었다. 일부에선 ‘모험’을 감행하라며 삼성전자의 투지를 자극하기도 했으나, 냉정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묻혀 소리없이 사라졌다. 더이상의 ‘포스트’는 없다. 하지만 이것이 곧 ‘캐시카우(현금창출원) 부재’를 뜻하는 건 아니다. 하나의 주력사업이 기업 전체를 먹여살릴 만큼 미래가 녹록하지도 않을 뿐더러, 대표주자 중심의 사업구조는 실패할 경우 입게 될 타격도 크다는 분석일 뿐이다. 물론 일부에선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의 등장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다크호스’의 실체에 대해선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했다. 설문조사 과정에서 몇가지 흥미로운 사실도 발견됐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성장엔진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현재 사업부문을 내실있게 다지면서 상황에 따라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충고다. 반면 국책연구소 책임연구원 등 학계 인사들은 ‘잠재성이 큰 신규사업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며 모험을 독려했다. 연구환경에 따라 시장 접근방식이 달라짐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화롭게 포진된 4대 사업부문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응답자 열명 가운데 일곱명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부문으로 ‘백색가전’을 지목했다. 후진국형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었다. 반면 나머지 세명은 지금의 사업부문을 모두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종합컨대 ‘선택과 집중’이 삼성전자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었다. 마지막으로 설문조사 과정에서 나온 생뚱한 의견 몇가지가 있다. 지금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한 애널리스트의 말이 도발적이다. “지금 시점에서 누군가 ‘포스트 반도체’ 후보를 내놓는다면, 오히려 기업이 앞장서서 그를 도태시켜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요컨대 지금 시점에서 모험은 삼성전자를 죽이는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얘기인 것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이후의 성장엔진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로 ‘단기 실적 위주의 사업전략’이 지적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임원 임기는 3년이다. 임원들은 재임기간 동안 최고경영자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 과연 누가 10년 뒤를 내다보고 모험을 걸겠는가?” 한 응답자의 자조 섞인 비웃음으로부터 삼성전자는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대답은 삼성전자만이 알 것이다. -------------------------------- 1. 전문가 5인에게 듣는다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힘들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성장엔진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한결같이 이런 전제를 달았다. 10년 뒤 삼성전자의 모습에 대해 ‘미래는 모른다’고 대답했던 윤종용 부회장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금의 모습에 근거해 예측가능한 미래를 제시하는 일은 잠재된 위험요인을 미리 알아본다는 점에서 의미있어 보인다. 각계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삼성전자의 미래를 펼쳐보았다. 2003년 05월 22일 글 정리=이희욱 기자 (asadal@economy21.co.kr)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본부장 “높은 외국인 지분, 캐시카우 발굴 걸림돌” 삼성전자처럼 각 사업부문이 고루 수익을 내는 기업 입장에선 더이상 ‘고성장’이란 개념이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각 사업부문의 수익성을 더욱 개선하는 수익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성장엔진보다 중요한 건 리스크 관리라는 얘기다. 우선 더이상 성장률을 떨어뜨리지 않는 동시에 시장의 저항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한 사업부문에서 지나치게 점유율이 높으면 시장의 견제가 오게 마련이다. D램이 대표적인 사례다. 더불어 진정한 일등 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세계 제일의 기업이 되기엔 아직 각 사업부문의 역량이나 현금규모 면에서 부족한 점이 없지 않다. 지금 상황에서 ‘혁명적’이라 할 만한 새 과수산업이 나오긴 어려울 듯하다. IT산업은 이제 혁명보다는 진화로 갈 것이다. 메모리부문에선 통합칩이, TV는 디지털 기반의 대형 제품이, 이동통신부문에선 3세대 서비스가 그러하다. 삼성전자는 부문별로 최강은 아니지만 일류의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계속 진화시키며 시장 변화에 따라 결정적 순간에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선택,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51%에 이르는 외국인 지분은 성장을 위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모험을 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견제에 부딪혀 주저앉는다면, 앞으로 세계 산업 주도권을 잡는 데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0%까지 외국인 지분을 낮춰야 한다. 최석포 우리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신규 시장 개척하는 기업문화 갖춰야” 오늘날의 IT 제품은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운용된다.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외국에 비해 초고속통신망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국내 환경은 삼성전자에 좋은 경쟁조건을 제공한다. 역량 있는 계열사가 전·후방에 포진해 있는 것도 삼성전자의 강점이다. 삼성전자의 사업부문을 볼 때, 다양한 과수산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산업이 디지털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는 물량 면에서 여전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가격 변동요인이 많은 시황산업의 특성으로 볼 때 가격 안정화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앞으로는 상위 4개사 정도로 반도체회사가 정리될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도 안정되고 가격변동성은 약해져서 전망이 나쁘지 않다. TFT-LCD나 휴대전화도 앞으로 4~5년간은 캐시카우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다. 그 이후가 문제다. 융·복합화 추세를 볼 때 결국은 다양한 기능을 총체적으로 구현해주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삼성전자가 디지털미디어쪽에 무게를 많이 두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결국은 사회적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문제는 명암이 갈리는 시기가 일순간이라는 데 있다. 어떤 디지털 트렌드가 얼마나 빨리 대중에게 침투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경쟁력도 결정될 것이다. 다만 외국에 비해 아직도 약한 브랜드 파워나 모험을 싫어하는 기업문화 등은 삼성전자가 세계 일류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해 극복해야 할 점이다. 정광수 광운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컨버전스시대, 대표주자는 디지털TV” 가장 주목받는 캐시카우로는 디지털TV를 들 수 있다. 지금의 TV는 방송청취 수단이지만, 양방향 통신이 구현되는 미래에는 인터넷 접속이나 엔터테인먼트 및 교육 창구 역할을 할 것이다. 활용도도 넓어지고 수요도 늘어난다. 디지털TV는 시장이 원하는 ‘토털 솔루션’을 구현해줄 수 있는 대표 모델이다. 디지털TV에는 반도체와 미디어, 저장장치와 신호처리 기술 등이 집약돼 있다. 삼성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와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현재 사업부문도 세계 일류기업과 경쟁하기엔 좀더 내공을 쌓아야 한다. 때문에 무리하게 다른 사업영역에 뛰어들기보다는 현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눈에 띌 만큼 인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호화 멤버들을 열심히 모으고 있다. 막강한 기존 인력도 자랑거리다. 이런 인력들이 힘을 합하면 반드시 좋은 성과물이 나올 것이다. 인재풀이 삼성전자의 강점이라는 얘기다. 김태송 마이크로시스템연구센터장, 책임연구원 “로봇 같은 신규분야 과감히 투자해야” 현대는 마이크로 기술을 기반으로 대부분의 제품들이 소형화·경량화·일체화하고 있다. 시스템 온 칩이 대표적이다. 지금의 기술적 추세도 이와 일치한다. D램과 같은 메모리 분야는 부가가치가 낮다. 비메모리 분야의 시스템LSI(대규모집적회로)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이를 위해 삼성이 올해만도 시스템LSI부문에 8400여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반대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는 건 한 분야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있는 부문을 집중 육성하지 않고, 현재 수익성이 보이는 사업에 모두 손댄다는 뜻이다. 앞으로 잠재력이 풍부한 사업에 지금부터라도 투자해야 한다. 결국 로봇과 같은 미래산업에 과감히 뛰어드는 자세가 필요하다. 로봇은 앞으로 10여년 이내에 상용화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적인 기업으로 커나가고 있다. 좀더 대국적인 견지에서 장기적 안목으로 인력이나 프로젝트에 접근해야 한다. 때로는 모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 경영컨설팅센터 산업기술그룹장 “다양한 포트폴리오, 강점이자 약점” 앞으로 10년 동안 메인 제품이 될 것을 꼽으라면 TFT-LCD가 있겠다. 현재 다양한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개발되고 있다. PDP나 유기EL, 전계방출디스플레이(FED)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브라운관에서 LCD로 넘어올 때와 같은 혁명적 변화는 앞으로 기대하기 힘들다. 부피가 줄고 두께는 얇아지겠지만, 지금과 차별되는 특성을 찾긴 힘들 것이다. 지금 시점에선 TFT-LCD가 앞으로 10년 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의 다양한 사업군은 강점이자 약점이다. 지금까지는 소비자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들을 제공해 수익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앞으로도 유효할지는 의문이다. 새로운 기술이나 상품을 개발하는 데 투입되는 인력·자금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미 검증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승부하겠다는 자세로는 앞으로 성공할 수 없다. 중국처럼 값싼 노동력을 앞세워 추격하는 나라와 경쟁이 안 된다. 한발 앞서가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모든 사업부문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 2. 디지털 컨버전스 전략 2003년 05월 22일 글 이희욱 기자 (asadal@economy21.co.kr) 유비쿼터스 시대를 대비하라 “다른 기기간 융·복합화가 우선 과제다. 그런 다음 이들 기기를 모두 네트워크로 묶겠다.” 삼성전자가 그리는 디지털 컨버전스의 밑그림은 이렇다. 삼성전자는 이런 컨버전스가 완성될 시기를 2010년께로 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때가 되면 언제 어디서나 어떤 물건이든 네트워크에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유비쿼터스’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컨버전스 전략은 진정한 유비쿼터스로 가기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컨버전스 전략의 핵심으로 ‘네트워크화’를 특히 강조한다. 삼성전자에서 컨버전스 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는 경영기획팀 김영기 상무는 “이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기능으로 제품의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지금은 컨버전스에 의해 네트워크에 연결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더불어 “컨버전스로 인해 영상-음성신호 사이에, 그리고 전화-TV 등 단말기 사이에 구분이 없어졌다”며 “이는 정보기술 업계의 새로운 혁명”이라고 진단했다. 중심 제품·전략 부서 구성, 전략 구체화 혁명을 예감했다면 대비책도 세워놓았어야 마땅하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컨버전스 전략을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이미 4대 전략사업을 설정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홈 네트워크, 모바일 네트워크, 오피스 네트워크, 그리고 핵심부품이 그것이다. 각 전략사업별로 컨버전스 전략의 구심체가 될 중심 제품도 설정했다. 예컨대 홈 네트워크쪽엔 TV와 PC가, 모바일사업에는 휴대전화가 ‘대표상품’으로 지정됐다. 사무용 네트워크 사업에는 복합기와 같은 사무기기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부서도 이미 구성했다. 지난해 1월 삼성전자는 4대 사업부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윤종용 부회장의 직속기구인 디지털 솔루션 센터(DSC)를 설립하고 컨버전스 전략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DSC는 각 사업부문에서 선발된 170여명의 핵심 인력이 디지털컨버전스팀, 벤처사업팀, 콘텐츠사업팀 등으로 나뉘어 각 사업부문에서 나오는 전략상품이나 미래형 상품들을 기획·개발·지원하며 사업부문간 유기적 연결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SC의 구체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쪽에서도 굳게 입을 닫고 있다. 김영기 상무는 DSC의 역할에 대해 “경영전략팀과 각 사업단위를 연결하는 연골조직으로, 바둑으로 치면 포석을 짜는 곳”이라고 DSC의 위상을 풀이했다. 구조적인 강점도 컨버전스 전략의 성패를 가름하는 핵심 열쇠다. “삼성전자는 디지털미디어(DM),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정보통신과 반도체 등 4대 사업부문에서 골고루 세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컨버전스 전략에 힘을 실어준다”고 강영기 상무는 설명한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특정 분야에 강점을 지닌 전문업체가 경쟁력을 지닐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기업끼리 제휴합병을 통해 서비스와 제품을 공급하는 건 순발력이 떨어지며, 삼성전자와 같은 종합 전자업체가 내부 역량을 결집해 시너지를 창조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지녔다는 게 강영기 상무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4~5년 뒤에도 삼성전자가 지금처럼 4대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골고루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선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는 2010년을 유비쿼터스의 원년으로 보고 현재 10여개에 이르는 세계 일등 제품들을 2010년까지 30개로 늘리는 한편, 이들 제품을 융·복합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네트워크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밑그림은 옛 삼성전자 사장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도 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으로 재직하던 올해 초, 진대제 장관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쇼에서 “올해엔 컨버전스형 제품을 50여개로 늘리는 등 2005년까지 디지털미디어 네트워크 사업부문에서만 30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장담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삼성전자의 컨버전스 전략이 결집된 제품들은 그리 많지 않다. 제품 수준도 기기간 융·복합화를 뜻하는 ‘디바이스 컨버전스’ 단계에 불과하며, 여기에 간단한 네트워크 기능이 추가돼 있는 정도다.(표 참조) 다만 앞으로 나올 제품들에 대한 힌트를 강영기 상무의 말에서 발견할 수 있다. 강영기 상무는 “가전쪽에선 생활을 쾌적하게 하고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제품들이 나올 것”이라며 “공기청정기나 로봇청소기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밝혔다. 백색가전쪽이 수익률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 상무는 “건강과 편의증진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은 아직도 가능성이 무한한 개척분야”라며 가전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더불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성능을 높이는 것보다는, 네트워크를 통해 융·복합 제품들에 더 많은 정보를 주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세대 주력제품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프라 구축·정부 차원 지원책 필수 이런 삼성전자의 밑그림이 완성되기 위해선 몇가지 선결과제가 남아 있다. 먼저 광대역 통신망(브로드밴드)시대를 대비한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 한국이 초고속인터넷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전송속도가 10~20MB에 불과한 ADSL에 국한된 것이다. 대용량의 동영상 데이터나 영상·음성신호를 실시간으로 교환할 수 있는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이나 가정까지 연결되는 광통신망인 FTTH(Fiber To The Home) 인프라가 완성돼야 한다. 강영기 상무는 “선진국(특히 미국)에서 전화국과 가정이 연결되는 ‘라스트 1마일’ 가입자가 30%에 이르는 2006년께면, 네트워크화한 제품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일류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브릿지증권 윤일상 차장은 “삼성전자가 향후 주력사업을 결정하기 위해선 국가의 정책적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지금까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선정한 신 성장동력 분야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앞으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덧붙여 그는 “국가 전체의 경쟁력 측면에서 볼 때, 삼성전자는 시험모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입증하듯 정통부는 지난 5월13일, “오는 2007년까지 2조원을 투입해 1천만가구에 디지털 홈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요지의 ‘디지털 홈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또 발표 다음날인 5월14일 정통부가 개최한 ‘디지털 홈 구축계획에 대한 공청회’에선 “광동축케이블(HFC)이나 이더넷보다는 FTTH 방식이 ‘라스트 1마일’ 연결방식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우연치곤 정말 신기하게도 삼성전자의 밑그림과 정부의 정책이 딱딱 맞아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컨버전스형 제품 현황 제품명/기능/특징/시장전망 마이젯 콤보 /프린터+팩스+복사기+스캐너/가정·소호용 사무기기, 14ppm 인쇄속도, 288만화소 프린팅, 600dpi CCD 모듈, 33.6kbps 팩스모뎀/올해 시장점유율 45% 목표 카메라폰/디지털카메라+휴대전화/CCD 방식 카메라 장착, 카메라 내장형, 동영상 전송, 카메라 180도 회전, 4배줌, 64화음 등 제공/2007년 전세계 1억4700만대(2002년 대비 9배 성장) 콤보 DVD플레이어/VCR+DVD플레이어/원터치 복사·다양한 입력소스 등 간편한 조작과 고급 브랜드 이미지 강조/2002년 DVD플레이어(15만대) 판매량 추월(42만대), 2005년 세계 5100만대 DVD플레이어 시장 대체 예상 콤보TV/TV+DVD플레이어+VCR/국내 최초 제품, 29인치 완전평면 TV, VCD·CD·MP3 재생 가능, 6헤드 하이파이 VCR, 디지털 이미지 감상 가능, 5.1채널 지원 등/2004년까지 브라운관TV를 100% 완전평면TV로 전환 예정, 독신자·신혼부부 타깃 HDD 내장 디지털캠코더/캠코더+하드디스크/세계 최초, 녹화 테이프 대신 하드디스크 내장,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PC카메라 겸용/신규 시장 듀오캠 /캠코더+디지털카메라/413만화소 디지털카메라, 68만화소 동영상 녹화, 듀얼렌즈 채용으로 원하는 용도에 따라 렌즈 선택 가능/신규 시장 ------------------------ 3. 디지털TV 세계 1위 전략 2003년 05월 22일 차세대 캐시카우로 육성하라 “똑같은 사과라도 삼성이 만든 디지털TV에서 가장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하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으로 있던 시절, 기술연구 파트에 이런 ‘숙제’를 내주었다고 한다. 직원들은 진 장관의 말을 디지털TV부문에서 세계 1위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였다. 당연히 디스플레이 사업부를 비롯해 각 사업부에선 비상이 걸렸다. 사실 디지털TV가 삼성전자의 차세대 성장엔진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 선입관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넓게 보면 디지털TV는 기껏해야 아무 가정에나 굴러다니는 ‘TV’의 하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수준으로 보면 여전히 브라운관(CRT) TV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세계 TV 시장에서 2.7%에 지나지 않았던 디지털TV 비중은 1년 뒤인 2002년에는 4.8%로 껑충 뛰어올랐다. 올해는 7.8%, 2004년에는 10%에 이를 것으로 디스플레이서치는 내다보고 있다. 대우증권 배승철 연구위원도 “2006년까지 디지털TV 시장이 최소한 20% 이상씩 초고속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2008~2015년 사이에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2010년까지만 아날로그 방송을 하게 된다. 기술적으로만 보면 디지털 방송을 아날로그 방송으로 바꿔주는 ‘셋톱박스’ 따위가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대부분의 가정이 아날로그TV를 디지털TV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엄청난 시장 팽창이 있을 것이란 얘기다. 디지털TV를 차세대 엔진으로 보는 시각도 이런 미래 시장규모를 근거로 삼고 있다. 연구개발·기술력 면에서 경쟁력 충분 정부나 업계에서도 디지털TV에 애정을 듬뿍 실어주고 있다. 예컨대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5월초 ‘정보통신의 날’에 “차세대 이동통신과 디지털TV, 지능형 로봇 등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TV에 힘이 실리게 된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도 “반도체, 휴대전화에 이어 디지털TV를 삼성전자의 3대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키우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5년까지 PDP TV 25%, LCD TV 30%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세계 디지털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TV가 과연 반도체나 휴대전화처럼 삼성전자의 차세대 엔진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을까?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부문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개발팀 홍창완(45) 상무는 “그렇다”며 자신감을 내보인다. 그가 내세우는 첫번째 근거는 연구개발 경쟁력에서 삼성전자가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우선 삼성전자에서 디지털TV부문의 연구개발 인력만 1천여명에 이른다. 게다가 지역별로도 미국 어바인, 멕시코, 중국, 인도, 영국, 헝가리 등 각 대륙별 시장을 겨냥해 세계 각지에 연구개발 센터를 세웠다. 언제든 현지 사정에 맞는 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MPEG-4’ 분야와 채널전송 규격 등에서 몇개의 기술특허를 갖고 있다. 브라운관TV 시절 일방적으로 밀렸던 원천기술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삼성전자가 갑작스럽게 디지털TV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갖게 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1980년대 말부터 디지털TV 분야에서 기술개발을 시작해 디지털TV 방송을 앞둔 90년대 중반부터는 디지털TV 칩 연구에만 연간 200억~300억원대의 투자를 해왔다. 홍 상무는 “97년 상용화 칩이 나올 때까지 10여년 동안 물밑 작업을 해왔다”고 말한다. 두번째로 삼성전자가 LCD, PDP, 프로젝션 등 모든 디스플레이의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어떤 디스플레이가 시장을 장악해도 순발력있게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브라운관 방식의 제품에서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고민이 별로 필요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해상도, 화면밝기, 두께, 무게 등 제품의 특징이 결정된다. 모든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술적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브라운관TV에서 브라운관이 차지하는 제품 원가 비중은 20~30%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디지털TV의 디스플레이로 들어가는 LCD나 PDP 등은 원가의 50~60%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누가 가격을 더 내릴 수 있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는 급격하게 바뀌게 된다. 한쪽만 준비를 했다가는 디지털TV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날 수도 있는 것이다. LCD·PDP·프로젝션, 양산 체제 갖춰 삼성전자의 장점은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합하고 있는 기술인 LCD와 PDP를 모두 갖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만 해도 PDP와 LCD를 둘다 갖고 있는 기업은 없다. 샤프전자는 완전히 LCD 디스플레이에만 전념하고 있다. 히타치는 LCD의 경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고, PDP에 집중하고 있다. 파나소닉 역시 LCD에는 약한 편이다. 소니는 브라운관으로 TV 시장을 20년 동안 호령했지만 차세대 디스플레이쪽에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홍창완 상무는 “2005년에서 2007년 사이에 디스플레이 흐름이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기업들이 리스크를 안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어느 쪽으로 흐름이 결정나든 상관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디지털TV가 앞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다. 홍 상무는 “그룹 전체 차원에서 봐도 캐시카우로 손상이 없다”고 말한다. 디지털TV는 매출액 대비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투자대비 수익률은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초기에 연구개발과 설비에 들어간 투자비 이외에는 그다지 많은 추가 투자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디지털TV가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엔진이나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에 부정적 시각도 있다. 대우증권 배승철 연구위원은 “LG전자는 기업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디지털TV가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수 있지만 삼성전자처럼 거대 기업은 디지털TV라는 한 사업부문만으로 굴러갈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이 설득력은 있지만 디지털TV의 성장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디지털TV가 이전의 반도체처럼 독자적으로 삼성전자의 성장엔진이나 캐시카우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캐시카우 그룹’에는 당당히 명함을 내밀 수 있어 보인다. 디지털TV 시장의 엄청난 성장가능성과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사업부문의 ‘준비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용인 기자 dragon@economy21.co.kr DNIe기술이 TV 역사의 결정체?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DNIe 기술이라는 게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겁니다. 그렇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상당히 의미를 부여하며 들떠 있습니다. 디지털TV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말이죠.”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은 이렇게 분위기를 전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말 자연 영상 그대로를 TV로 재현한 ‘디지털 자연 이미지’(DNIe· Digital Natural Image engine) 기술을 신제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DNIe 기술이란 한마디로 어떤 상황에서 영상 데이터가 들어와도 움직임, 명암, 미세한 이미지, 색상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언뜻 생각하기엔 DNIe 기술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DNIe 기술이 다른 기업에서는 넘보기 어려운 상당히 높은 기술 진입장벽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일단 모든 디지털TV에 기술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PDP, LCD, 프로젝션 등 모든 디스플레이의 속성을 잘 알아야 한다. 게다가 영상신호는 1초에 60장의 ‘그림’이 들어오는데, 각 ‘그림’마다 전파의 세기, 전파의 간섭, 좋은 신호, 나쁜 신호 등 수많은 변수가 개입돼 있다. 따라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베이스가 쌓여 있어야 한다. 또한 이런 변수들을 다 고려해 실시간으로 제대로 된 동영상을 올리려면 고속 연산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신만용 부사장이 “DNIe 기술은 지난 30여년 삼성전자 TV 역사의 결정체”라고 얘기한 것도 다소 과장되게 들리긴 하지만 이런 기술적 자신감 때문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looking for a unique item in the real worl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