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conomics ] in KIDS 글 쓴 이(By): pictor (홍헌수) 날 짜 (Date): 1999년 1월 1일 금요일 오전 01시 57분 36초 제 목(Title): [주식] 새해증시정담 [서울경제] http://www.korealink.co.kr에서 따라가다보면.. [새해증시정담] '올 증시 악재보다 호재가 많다' 12/31(목) 17:05 지난해 증권사 객장을 지켰던 투자자들의 표정변화를 시간순으로 엮는다면 아마도「한숨→탄식→환호」가 될 것이다. 개장 당시 385.49에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급반등 국면을 이어가지 못하고 내리막 길을 걸어 6월 16일에는 280선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바닥주가는 9월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타 결국 562.46으로 마감됐다. 우리 경제로 보면 기사회생이고,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 한 셈이다. 올해 증시는 어떨까. 국내외의 많은 경제연구소들은 지난해 말의 상승세에 이어 비교적 순항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2%로 예상되는데다, 저유가·저금리·저환율의 신3저 효과로 실물경제 역시 숨통을 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무디스 등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움직임과 금리의 하향안정세는 증시활황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증시를 낙관만 하기 어렵다. 환율하락에 기인한 수출감소, 고실업사태에 따른 내수경기침체 지속,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수급구조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임재수(林在琇) 동원경제연구소사장, 유양상(柳亮相) 신한증권사장, 이창식(李昌植) 국민투자신탁사장 등 증권업계 최고경영자 3명을 초청, 새해 증시를 진단해 봤다.【편집자 주】 ▲임재수 동원경제연구소사장=올 증시를 전망하기에 앞서 지난 한해를 정리해 보는게 순서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증시는 종합주가지수가 280선까지 내려 앉으며 붕괴위기에 놓이는 등 기복이 심했으나 연말들어 모처럼만에 활황장세를 보이며 모양새 좋게 장을 마감했습니다. 정부는 외환위기를 넘기며 경기진작의 일환으로 통화를 늘리고 금리도 하향안정세를 견지, 증시가 금융장세화 되는 요인이 됐습니다. 외국인들은 이같은 상황을 활용해 42억달러나 되는 자금을 유입하는 등 시장을 선도했으며, 결국 상당한 돈도 벌었죠. ▲이창식 국민투자신탁사장=지난 한해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국내 증시는 그동안 양적인 팽창은 했지만 재무관리의 불투명성, 이에따른 신뢰도 저하 등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IMF를 거치면서 이같은 구조적 취약성이 어느정도 보완됐다고 생각합니다. ▲유양상 신한증권사장=일부에서는 지난해 주가가 폭등한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제값을 회복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외환사정 악화로 촉발된 경제위기 국면이 투매현상으로 이어져 주가가 폭락했지만 각 경제주체의 노력에 힘입어 제자리로 돌아 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林사장=올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환경을 경제블록별로 본다면 크게 미국, 일본, EU(유럽연합)를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연착륙할 것으로 보이며, EU 역시 3%대의 정상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아시아입니다. 현재 경제연구소마다 마이너스 성장이다, 혹은 1~2%의 성장이다 하며 둘쭉날쭉한 전망을 하고 있는데, 가장 큰 변수는 일본입니다. 지난해 아시아 금융위기도 따지고 보면 일본의 경기침체와 엔화약세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역시 일본의 경기부양책 성공여부, 엔화동향이 아시아는 물론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柳사장=올해 세계경제 흐름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를 꼽는다면 미국경제의 연착륙 여부, 일본경제의 디플레이션 극복 여부,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중남미 금융위기 확대 가능성 등입니다. 이중 미국과 일본의 경제동향은 국내 증시를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李사장=국내 증시가 미국·일본·EU의 경제상황 등 외부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겠지만, 현 상태로 보면 악재보다 호재가 많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단 저금리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으로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이죠. 저금리는 풍부한 시중유동자금을 증시로 이동시킬 동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또한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규모 유입도 기대됩니다. 저희 회사 펀드매니저들에게 올 주가를 물어 보았더니 기복은 있겠지만 750~800포인트까지는 갈 것이라고 하더군요. ▲柳사장=올해 예상되는 증시의 호재로는 李사장 말처럼 국가신용도 상향조정 가능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국가신용도가 투자적격 단계로 상향조정되면 해외 장기투자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이와함께 금리 하락추세에 따른 기관투자가의 주식매수 재개, 일반투자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금융비용 경감에 따른 상장기업들의 실적호전 등이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큽니다. ▲林사장=증시는 기본적으로 경제의 펀더멘털, 수급구조, 심리에 의해 좌우된다고 봅니다. 일단 펀더멘털은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복합불황을 방지하기 위해 이미 경기부양책 추진을 천명한 상태며, 기업 및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효과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입니다. 정부가 통화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등 돈을 풀면 신용경색도 상당히 완화될 것입니다. 특히 저유가·저금리·저환율 등 이른바 신3저가 도래할 것으로 보여 우리경제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저금리는 일반적인 추세며, 원유가는 최근 배럴당 13달러에서 10달러선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여기에 달러도 최근 내려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李사장=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가격 경쟁력 저하, 구조조정 가속화에 따른 고실업사태 등은 경계해야 할 대목입니다. 특히 대량실업은 내수경기침체 지속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대기업의 구조조정 미진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시각도 부담이며,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국가 재정부실화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林사장=물론입니다. 5대재벌을 포함한 30대 재벌이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고, 정부 역시 공기업 민영화를 통해 상당한 주식을 내다 팔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마디로 시장에 물량 압박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죠. 글로벌시대에 따른 국제 동조화 현상도 무시못할 요인입니다. 현재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9,000포인트선인데, 일부에서는 7,000포인트 정도가 적정선이라고 말합니다. 일종의「거품」이 끼었다는 건데, 만일 이 거품이 빠지면 국내 증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 증시가 미국경제, 그중에서도 다우존스지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저금리 역시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현재 투자자들이 증시로 몰리고 있는 것은 올해 금리가 5~6%로 낮을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위적 금리인하는 역기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李사장=올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인다고 해도 개인투자자들은 정보 분석력이나 리스크 관리가 열세여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포트폴리오 투자에도 익숙치 않고요. 때문에 주식형 수익증권을 중심으로 한 간접투자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투신업계가 이같은 기회를 살릴 준비가 부족하다는데 있습니다. 현재 후발투신사의 경우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돼 있으며, 투신3사 역시 막대한 차입금으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투신업계의 자생력 제고 차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林사장=올해 실물경제는 회복이 더디겠지만 기업의 수익성은 좋아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구조조정에 따른 부채비율 감소로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고, 자산매각에 따라 재무구조도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연구소의 직원들에게 올 주가를 물어보았더니 최저 450에서 최고 750정도를 잡더군요. 어쨌든 지난해보다 호조를 보일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변수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상투잡기식의 무모한 투자보다는 주식형 수익증권과 같은 간접투자가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柳사장=자본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자본시장은 기업의 효율적 자금조달 창구로써 경제발전의 원동력입니다. 그런데도 일부에서는 이를 투전판이나 카지노판에 비유합니다. 투자수익이 경제적, 심리적 비용을 지불한 결과 얻어진 대가라고 생각치 않고 요행수나 투기의 결과 얻어진 불로소득이라고 간주하는 거죠. 이때문인지 주식 투자자들은 증권사 객장에 TV 카메라가 들어오면 죄지은 사람처럼 얼굴을 가립니다. 은행 객장에 있는 고객들이 마치 애국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과는 딴판입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정부는 주식투자 역시 저축과 같이 애국하는 길임을 집중 홍보해야 합니다.【정리=정구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