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onggukUniv ] in KIDS 글 쓴 이(By): Nobelist (해맑은미소) 날 짜 (Date): 1998년 8월 19일 수요일 오전 11시 08분 28초 제 목(Title): 편지 세상에는 말로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답니다. 그런 것들은... 그저 느끼기만 하면 됩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 때문이랍니다. 들어 보시겠습니까? 저와 제 아내는 흔히 말하는 맞벌이부부랍니다. 저는 직업이 프로그래머이고 아내는 출판사에서 근무하죠. 서로의 직종이 판이하게 달라서 우리 둘의 출근시간은 한 시간정도 차이가 난답니다. 아내가 저보다 한시간 일찍 나가지요. 제가 일어나면 아내는 식탁에 아침을 차려 놓고 먼저 출근을 하고 없답니다. 신혼때는 아침에 일어나 아내가 자리에 없다는 것이 무척 싫었습니다. 그래서 몇번 투정아닌 투정도 했고 한번은 크게 싸운 일도 있었죠. 그럴때마다 아내는 다음 날 출근하면서 제게 메모를 남기곤 했습니다. '언제나 당신을 사랑해요'라든가 뭐 그런 것들 말이죠. 하지만 그것도 1년, 2년이 지나고 나니 서로 이해하게 되고 요즈음은 자리에 일어나서 아내의 빈자리를 보는 것도 많이 익숙해졌답니다. 이런,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세는군요. 아뭏든 오늘 제가 하루 종일 마음이 심란한 것은 이것 때문이랍니다. 한 통의 편지. 뭐 그냥 평범한 편지같지만, 이 편지는 조금 이상하답니다. 제가 아침에 일어나니 아내는 벌써 출근하고 없더군요. 샤워를 하고나서 식탁에 갔더니 그 문제의 편지가 젓가락 밑에 놓여있었습니다. 전 예전처럼 그런 편지려니 하고 편지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하더군요. 편지가 가볍고 얇았습니다. 전 봉투를 뜯었죠. 그런데 안에는 아무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냥 빈 봉투뿐이었습니다. 전 내용이 어디 샜나 싶어 식탁 바닥과 온 마루를 다 뒤졌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럴수가 있을까요. 아무것도 들지 않은 편지라니... 전 봉투를 찬찬히 관찰했습니다. 뒤집어도 보고 훅훅 불어도 보고 햇빛에 비추어도 보았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여전히 빈 봉투밖에는. 전 식탁에 앉아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는둥 마는둥하며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도대체 이 편지의 내용은 어디 갔을까요? 누가 들어 오지도 않았을텐데요.(우린 아직 아이가 없답니다.) 전 한손에 빈 봉투뿐인 편지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겉봉엔 '언제나 잠꾸러기인 당신에게'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아내가 뭔가 써 놓고 보여주기 부끄러워 다시 빼 내었을까요? 아니, 이 봉투는 풀로 잘 붙어 있는데요. 전 이 편지때문에 오늘 하루종일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답니다. 아마 여러분이라도 그랬겠지요. 그래서 오늘 전 조퇴를 하고 집으로 일찍 돌아왔답니다. 조금 있으면 아내가 곧 돌아올 시간이군요. 저녁식사도 제가 준비해 놨으니까 아마 아내는 조금 놀라겠지요. 전에는 자기가 먼저 들어와 저녁을 준비했으니까요. 아! 마침 아내가 들어오는군요. "어머, 당신 왠일이에요?" "응, 오늘은 조금 일찍 들어왔어. 일이 잘 안 되어서." 전 아무렇지도 않은듯 대답했습니다. "어디 아파요?" 아내는 근심섞인 눈빛으로 저를 바라 보았습니다. "아니, 그냥 일이 잘 안 되어서." 그건 사실이지요. 일이 정말 손에 안 잡혔으니까요. 아내는 식탁에 차려진 저녁을 보고 웃으며 내게 말했습니다. "왠일이에요, 당신." 나도 따라 웃었습니다. "나도 음식 솜씨가 제법있다구." "그래요? 어디 정말 그런가 볼까요?" 아내는 옷을 갈아 입으러 안방으로 들어 갔습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요? 참 난감하군요. 지금 아내의 모습을 보니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는군요. 정말로 그 안에 무슨 내용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더욱 궁금해지는 군요. 아내는 옷을 갈아 입고 식탁으로 나왔습니다. "뭐 그렇게 우두커니 서 있어요? 사람 불안하게." "으응..." 저는 아내와 함께 식탁에 앉았습니다. "어디 우리 남편 음식솜씨 좀 구경할까요?" 아내는 수저를 들고 제가 만든 국을 한모금 떠 마셨습니다. "음, 참 맛있네요. 당신, 이런 솜씨가 있는 줄 몰랐어요." 아내는 저의 음식솜씨에 대해 몇 마디 칭찬을 하고 식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오히려 저는 더 당황스러워졌습니다. 남은 궁금해 죽겠는데 정작 본인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니까요. 아니 정말 아내는 오늘 아침 그 편지에 대해서는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것일까요? 순간 아내는 저의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 했습니다. "아니, 왜 그래요? 뭐 잘못 되었어요?" "아, 아니. 어서 식사하지." 왜 이런 대답이 나왔을까요? 지금 물어보지 못하고 말입니다. 이러다가 영영 물어보지 못하고 마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수저를 들어 몇 숟가락 떴습니다. 아내는 맛있다는 듯이 식사를 하는 군요. 아내는 계속 불편해 하는 저를 보고는 물었습니다. "왜요? 오늘 당신 좀 이상하네요?" "저 있잖아..." 궁금한 것은 역시 참을 수가 없군요. "오늘 아침 당신 편지 말이야..." "아, 그거요. 잘 보셨어요?" 아내는 살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니, 뭘 보았다는 말인가요? 아무 것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봉투안에다 무슨 글을 남겼었던가요. 분명히 안에도 잘 살펴 보았었는데 말입니다. "응, 그게... 혹시 말이야..." 아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쳐다 보았습니다. "그게, ... 봉투안에... 아무 것도 없었거든..." "그래요?" 아내는 여전히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당신, 혹시 안에 내용을 잊은 거 아닌지..." "안에 잘 살펴 보셨어요?" "응, 그게, 안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이상하네, 분명히 넣었는데..." "뭐라고? 그냥 빈 봉투뿐이었어." "그래요? 거기다 제가 제 사랑을 한조각 담아 두었는데..." "..." 아내는 멍해진 저의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 그거. 그건 잘 받았지." 이럴때는 웃어야 되나요, 소리를 질러야 되나요, 아니면 아내를 꼭 안아 주어야 하나요. "식사후 커피도 내가 준비하지." 저는 아내의 미소를 담으며 밥을 크게 한 술떠서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오늘 여러분은 주위에서 또 어떤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하게 될까요? 제게도 당신의 그 이야기를 들려주시지 않으시렵니까? ~푼글 이었습니다~ 나도 마음 한조각을 편지봉투에 담아서 부쳐봐야겠네요..^^ * 공익광고(2) * 오빠와 전화하며 실없이 마구 웃으며 재미난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좀전의 우울함을 잊은채 오빠도 덩달아 웃으며 아주 행복해 합니다. 그 모습에 나도 행복해 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개그맨이 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