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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cherub (사아칸걸)
날 짜 (Date): 1997년11월28일(금) 20시50분27초 ROK
제 목(Title):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읍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가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
   아 릴케, 이런 시인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읍니다.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되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1941.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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