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yberPunk ] in KIDS 글 쓴 이(By): cara (**********) 날 짜 (Date): 1999년 10월 11일 월요일 오전 10시 50분 55초 제 목(Title): 10월 10일 일기. 이상스럽게 아침 일찍 눈이 떠 졌다. 아하.. 이상 스러울 것까진 없겟다...전날 일찍 잠이 들기도 했었다. 일찌감치 식장에 도착하여 가면 한개 뒤집어 쓴 듯한 친구를 보고 놀라워 함. 옆에 신랑은 눈썹이 너무 진하게 그려져서 마치 영구를 보는 듯 했다. 얼굴과 키가 받쳐 졌다면 송승헌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었다. 친구는 속눈섭 붙여 놓은게 너무 아프다며 계속 찡찡대구 있었구... 신랑되는 그 친구는 안타까워서 어쩔줄 몰라했다. 드레스 입고 신부대기실에 들어가서 동생들하고 사진 찍고 농담 따먹기 하며 놀고 있는 사이 어느새 시간은 흘러 흘러 친구들이 꾸역구역 물밀듯이 몰려들기 시작 했다. 정말 내 평생 그렇게 많은 인간들 사진 찍어주긴 처음 이었다. 국민학교 친구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옮겨다닌 모든 회사의 동료들까지 엄청난 사람의 물결 이었다. 결혼한 친구들은 남편이랑 또는 와이프랑 다 델구 왔으니...--; 그 인간들에 질려할 즘 식이 시작 됐고 시작 되는가 싶더니 어느새 끝이 나 있었다. 대충 식 정리 하고 친구집으로 가는 길에 둘이 뒤에 앉아서 신랑이 신부 머리핀 뽑아주기에 골몰... 하는 폼이 마치 몇십년 산 부부가 이잡아 주는 것 같은 모습으로 비쳤다... 캬캬... 친구가 머리 감고 씻을 동안 신랑이랑 마주 앉아서 그 이상하게 그려진 눈썹을 계속 씹어 대기 시작 했다.. 처음엔 세수 안하고 가겟다고 버티던 친구가 영구같은 눈썹을 계속 놀려대자 거기에 드디어 항복을 하고 크린싱을 찾아서 얼굴을 박박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러는 와중에 화장품이 과일에 다 튀어 버려서 먹는 것을 포기 해야만했다..--; 아무래도 계속 씹어댄거에 대한 무의식적인 보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모임 친구들이모여 있는 피로연 장소에 가서 폭탄주 세례와 기타등등.. --; 신랑은 계속된 아이들의 구박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꽤 즐거워 하는 눈치였다. 일찌감치 공항으로 향하게된 차 안에서 신랑되는 친구는 친구들이 자기에게 노래를 전혀 안시켰음에 매우 섭섭해 하며 그 곳에서 못부른 노래를 흥얼거려 모두를 재미있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이럴때는 가끔 이 친구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공항에 도착 해서는 차문을 잠구고 내려 버리는 갑작스런 사태에 다들 황당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가끔씩 나오는 버릇이 그날따라 나올껀 뭐람......--; 신랑이랑 나랑 차문을 열기위해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은 성공하고 그 친구는 차문을 여는 새로운 방법을 알았다며 너무 기뻐 했다.. (차종이 같았기 때문에...^^) 공항에서 같이 밥 먹고 비교적 여유있는 시간에 들어갔다. 약간은 아쉬운 마음으로.... 그리고나서 지난주에 공항 근처에 신혼살림을 차린 모임내의 다른 친구집으로 갔더니 마룻바닥에 신문지 깔아놓고 빙 둘러앉아 술 마시는 애들을 보니 마치 신혼집이 아니라 고급 콘도에 놀러온 분위기인데.... 어째 애들 보며 느껴지는건... 예전같은 발랄함 보단 아저씨 아짐마들의 친목계 모임 같다는 생각이 더 드는건.... 나 뿐만이 아니고 그날의 모든 친구들의 공통적인 생각 이었고... 충격적인건... 다들 너무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자리를 아짐마 아저씨로 픽스 시켜가고 있다는 사실 이었다. 몇몇 아직도 학생인 친구들이야 경악을 하며 싫어 했지만...^^; 이렇게 세월은 흘러가나보다. 앞으로는 밖에서 호프집에서 만나는 것 보다 친구집 거실에서 탕수육 시켜놓고 고스톱판 벌려가며 놀 일이 더 많아 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